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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생의 어두운 챕터를 살아가는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크리스찬북뉴스 | 2018.03.20 10:46
인생의 어두운 챕터를 살아가는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다크 챕터/위니 리/송섬별/한길사/문양호 편집위원

 인생의 어두운 챕터를 살아가는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청소년 시절 난 우등생은 아니어도 나름 모범생의 모습으로 살았다. 하지만,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지만, 내 주변을 보면 마치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데미안마냥 또 다른 세계가 존재했음을 경험하곤 했다. 밝은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비치는 거리 옆에 어두운 골목길이 열려 있고 그곳에 밝아 보이는 길과는 달리 음울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하는 것처럼 상처입고 둥지를 잃고 방황하거나 반항하는 이들이 있었다. 비록 내가 그 골목길에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그 어둠에 들어오라고는 하지 않지만) 도움을 요청하거나 외로워 힘들어 하는 이들을 종종 만나곤 했다. 그러면 그 골목어귀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와야 할 여력이 있다면 도우려 했을 때가 가끔 있었다.

 

그런 이들 중의 한명이 있었다. 중학교 때였는데, 집단 성폭행의 협박에 놓인 어떤 이의 고민을 상담하게 된 적이 있었다. 그가 속한 무리들 속에서 벌어지는 겁박과 압력은 별로 선택의 기회를 그에게 주지 않았고 한 친구와 더불어 그 문제를 어떻게든 막으려 했고 그를 돕고자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었다.

 

살아오면서 그 정도는 아니어도 그런 일들을 주변에서 보곤 했다. 아니 그런 일들은 골목길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활달히 다니고 분주함으로 가득찬 거리 곳곳에서 일어남을 보곤 한다.

 

성폭행이나 추행 및 아픔을 겪는 일은 여러 가지 형태로 있어왔다. 그것을 보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이들에게 관심 자체가 없거나 그런 일이 있어도 피하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것을 외면하고 지나가면 당장은 내게 어떤 어려움이 일어나지 않는 듯하고 아무 일 없는 듯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일들을 겪은 이들은 남에게 나누지 못하고 혼자 그 고통을 끌어안고, 가슴에 박힌 칼이나, 심장 깊숙이 날아든 총알을 꺼내지 못하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짓누르는 통증 속에서 살아가곤 한다. 결국 그것을 치유하지 못하면 언젠가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을 유발할 것이고, 결국 그 사람의 인생은 더욱 굴곡케 될 위험성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미투 운동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불길이 일어날 조짐이 이미 작년부터 여러 번 보였지만 제대로 그 불씨가 살아나지 못하다가 최근 폭발적으로 그 응어리짐과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런 속에서 이번에 한길사에서 출간된 위니 리의 다크 챕터는 시의적절해 보인다. 성폭력에 대한 자전적 경험이 녹아있는 이 소설은, 지금 미투 운동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과는 원인이 다른 부분은 있지만, 성폭력이 갖는 폭력성과 인격적 파괴, 피해자가 치러야 할 트라우마 등에 대해 잘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지금 우리들이 주목하고 읽어볼 만한 책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성폭력은 살인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가벼울 수 없는 범죄라고 생각한다. 일반 폭력도 감정과 인격에 상흔에 입히긴 하지만 성폭력이 가하는 인격과 감정의 파괴는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며, 살인으로 인해 피해자가 생을 마감하며 최소한 이 생에서는 그 고통이 멈추는 것에 반해 성폭력의 피해자는 내면의 상흔을 평생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 잔혹성과 파괴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에는 대하기가 무척이나 주저되었다- 몇 년 전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도 가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면서도 가는 것이 부담되어 한참을 주저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연찮게 자의반 타의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성폭력을 행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각이 교차되어 나타난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 둘이 살아오는 삶이 교차되어 나타나고, 사건 이후 가해자가 잡히기까지의 과정과 재판, 그리고 피해자가 조사되는 과정에서의 또 다른 상처와 재판에서의 잔인한 증언 과정이 그려진다. 처음에 가해자의 성폭력의 행위와 그의 저열한 언어들은 거칠고 거북하지만 저자가 그것을 그렇게 담아냄은 그 잔혹성과 악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함인 듯싶다.

 

또 그 조사과정에 있어서 피해자 중심으로 배려하고 돌보며 그 일을 행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이 그저 하나의 일과 절차로서 대하는 이들로 인해 또다시 상처와 아픔을 겪는 모습도 담담히 그려져 있다. 특히 변호사의 잔혹한 피해자 심문은 죄인의 인권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기본적 인권 존중에 대한 의문마저 들게 한다.

 

저자는 그러면서도 가해자의 성장과정과 그 환경을 통해 성폭력에 대한 기본적 죄의식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이들을 담아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행위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이것이 그저 성폭력을 저지르는 선천적 악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그들의 사고와 행동이 고착화되어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기에 범인은 가석방 후 사라져 버림으로 그가 진정 변했는지 의문이 가게 한다.

 

또한 주인공이 자신이 겪은 일을 주변에게 알렸을 때 주변에 여러 사람이 경우는 다 다르지만 그런 경험을 했음을 같이 나누게 되는데 그것을 통해 그를 해한 가해자 같은 부류의 사람들만이 그런 일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람과 방법을 통해 성폭력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우리나라와 구별되어지는 것은 자신이 겪은 일을 주변과 나눈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화적 차이이긴 하겠지만 이것을 통해 오히려 건강한 치유와 회복이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또한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의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을 어두운 골목길에서 거리로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됨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성폭력과 그 피해자에 대한 이해, 그리고 치유에 대한 접근을 배워나갈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최근의 미투 운동에 있어서도 피해자 중심의 좀 더 올바른 접근을 할 수 있을 듯싶고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있는 이들의 아픔을 볼 수 있는 눈도 가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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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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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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