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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의 양심은 말씀에 사로잡혔습니다

방영민 | 2018.10.13 09:57
나의 양심은 말씀에 사로잡혔습니다 루터, 혼돈의 숲에서 길을 찾다/김용주/익투스/방영민 편집위원

나의 양심은 말씀에 사로잡혔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 첫 해를 보내고 있다. 15171031일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이 비텐베르크 성교회의 문에 붙은 이후 그 개혁의 정신과 가치는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루터는 교황을 제거하고 그때의 교회를 뒤집으려는 목적으로 게시한 것이 아니다.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수로서 언제든지 토론을 제안할 의무가 있었기에 당시의 부패하고 타락한 교회의 모습과 부덕한 사제의 모습을 보며 토론을 제시할 목적으로 붙인 것이 큰 불씨가 되었다.

 

그 질문과 저항이 담긴 글은 이내 독일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고, 오늘날 우리 교회까지 이어지는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작센 지역의 부흥사들이 교회를 다니며 선포하는 면죄부에 대한 설교는 양의 탈 쓴 이리와 다를 바 없었다. 헌금함에 넣는 동전소리에 연옥에 있는 영혼들이 춤을 추고 기뻐할 것이라고 가르친다. 교회는 성도들을 무지하게 만들었고, 사제의 수준 또한 루터가 대교리문답에서 너희는 개집이나 지키라고 말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교황의 권력은 하나님 보다 높았으며 교회는 구원을 책임지는 변질된 집단이 되었다.

 

이 책은 루터에 대하여 한국인이 쓴 평전이다. 저자는 루터 연구가로서 루터의 원전을 바탕으로 그의 글을 인용하며 그의 삶을 조명한다. 그의 출생에서부터 어둠의 시간, 구원의 시간, 개혁의 시간, 시련의 시간, 교육의 시간으로 나누어 그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하여 정확한 정보와 평가를 제공한다. 또한 지금까지 논란이 되는 에라스무와의 갈등이나 농민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필자는 혼돈의 숲에서 길을 찾는 루터의 책을 보며 네 가지 정도로 그 특징을 서술하고자 한다. 첫째는 십자가 신학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은혜가 되고 감동이 되었던 것인데 루터는 감추어지고 가려졌던 십자가를 밝히 붉게 드러낸다. 중세 때 모양만 있는 물건이고 벽에 붙어만 있는 가치였는데, 그 모양이 교회에서 구체화되고 삶에서 실제화 되는 가치가 된다. 십자가는 그의 신학의 심장이고 그리스도를 만나는 장소이다.

 

중세 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스콜라 철학이 학문의 방법이였고 교회는 영광의 신학만 가르쳤는데, 루터는 십자가 신학을 강조하고 거기서부터 교회와 성도가 출발해야 된다고 한다. 영광의 신학으로 뒤덮여 거품과 허위와 가식으로 살아가는 중세교회는 거짓된 교회였다. 거짓신학이 거짓교회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신학실종은 윤리실종을 낳았고 교회와 성도를 썩게 하였다.

 

그런 면에서 루터는 십자가에서 자기 죽음과 십자가를 통한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강조한다. 죄인이라는 철저한 자기 인식과 고백이 있어야한다. 자기 영혼의 부패함을 모르고는 그리스도를 찾을 수 없다. 자기의 죄인됨과 본성의 악함을 발견하지 않고는 구원해 달라고 부르짖지 못한다. 십자가에서 철저히 회개한 자가 행복한 교환을 받을 수 있고, 삶에서도 시련과 고난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십자가를 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칭의다. 루터는 이것을 교회의 서고 넘어지는 교리라고 한다. 루터는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부터 죽음의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렸고 죄와 구원에 관심이 많았다. 어거스틴 수도원에 들어오긴 했지만 매일 반복되는 고해성사는 그에게 어떠한 만족과 자유를 주지 못했고 오히려 자신의 모순점만 발견되고 의문만 더 커져갔다. 그러던 중 정말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는지, 우리는 그리스도를 만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심은 더 깊어져갔다.

 

그러다 시편과 로마서를 통해 의에 대한 혁명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의라는 것은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두 책에서 발견되는 의는 건지시고 용서하시고 구원하시는 의인 것이다. 이전에 율법적으로 적용되었던 의가 복음적인 옷을 입고 칭의라는 놀라운 은혜가 낯선 의로 외부로부터 공급되었던 것이다. 능동적인 의로 살아야했던 그에게 이 그리스도의 수동적인 의는 놀라운 자유와 해방을 가져다 주었다.


이후 루터의 의는 히브리서와 갈라디아서 그리고 창세기 강해를 통해 더 깊어지고 발전한다. 칭의를 통해 신앙은 영혼과 인격의 전체적인 변화이다. 삶의 주인이 확실하게 바뀌는 것이고 이전과 다른 거룩을 향한 역동적인 삶이다. 또한 이것은 법정적인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사랑을 낳는 칭의이다. 거룩한 칭의는 순결한 사랑을 낳는 것이니 일각에서 루터의 칭의의 편협함을 말하는 것은 이 글을 통해 잘못되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칭의에 대한 부분은 저자의 책 루터에게 칭의를 묻다를 보면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성경의 권위를 세운다는 것이다. 루터의 가장 큰 공은 아마도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 것이다. 당시 교회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소유하고 이것으로 미사를 하였다. 무능한 사제들도 라틴어에 능통하지 못했는데 먹고 살기도 힘든 백성들은 이 언어에 더 무지하였다. 하지만 루터는 보름스 회의에서 파문 당한 후 작센의 영주 프리드리히의 도움으로 아이제나흐의 바트부르그 성에서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다. 그리고 이 성경은 백성의 손에 쥐어지고 민중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교회에서 성경이 막히고 성경이 바르게 설교되지 않는다면 교회는 죽어갈 것이고 하나님의 영광이 떠날 것이다. 성도의 심령에 말씀이 사라지고 말씀의 능력이 약해진다면 세상을 따라가는 곳이 될 것이다. 그러니 중세의 교회는 말씀을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곳이었다. 하늘을 향해서는 커튼을 치고 세상을 향해서는 거대한 탑을 쌓았다. 성경은 교회에게 사유화 되었고 백성들은 소유하지도 읽지도 못했다.

 

이런 가운데 루터의 번역은 교회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것이었고 불통의 시대를 소통의 시대로 바꾸는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니 구원과 삶의 유일한 기준으로 성경을 제시하는 루터는 교황이 볼 때 이단자요 배신자였다. 교황의 권위를 훼손하고 교회를 어지럽히는 자였다. 그리하여 결국은 이단으로 사제직을 박탈당하고 교회에서 파문당하지만 그는 이것을 십자가 받아들이고 말씀에 붙잡혀 사는 자의 영광으로 받아들인다.

 

넷째,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이다. 루터는 교회의 개혁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의 사상과 가르침은 성경적이고 혁명적이었다. 시대를 깨우는 역사적인 전환이었다. 그러나 종교개혁은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고 교회만의 소유가 되지 않았다. 종교개혁은 교회부터 변하는 것이 맞지만 교회에서부터 흘러가는 것이다. 루터 또한 음악과 미술과 구제와 정부를 통해 삶의 전 영역에서의 개혁을 가르치고 주장하였다.

 

우리가 알 듯이 그는 음악을 통해서 복음과 그리스도를 효과적으로 전하였고 미술을 통해서도 성경의 메시지를 전하도록 권하였다. 아울러 정치 윤리로서 두 정부론을 주장하며 교회와 정부는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한다. 어거스틴의 신의 도성처럼 하나님과 악마의 통치가 대립되는 것으로 보지 않고 교회와 정부는 동일하게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다. 교회는 의를 만들어내고 정부는 평화를 보호하고 악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루터는 경제와 복지에 있어서도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당시 가난한 자가 많은 것에 대하여 경제 구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귀족들에게 구제에 대한 당위성을 요구하는 그의 글은 오늘날 보수적인 교회와 성도들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필자는 개혁에 대한 그의 글과 의지를 보며 우리가 너무 루터를 교회 안에만 가두어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후 그의 연구에 이 부분은 더 발전될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루터가 당시 부패하고 타락한 교회로부터 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교회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고 사람이 하나님이 된 암울했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낼 수 있었을까? 오늘날 하나님의 이름으로 교회놀이와 종교장사를 하는 교회를 보며 부끄러움과 수치를 감출 수가 없다. 가톨릭은 교황이 한 명이지만 개혁된 교회에는 수많은 교황이 교회에 자리잡고 있다.

 

눈 멀고 병든 교회에서 진리를 재발견하여 개혁된 교회가 되었는데 이제는 개혁의 대상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쩔 때는 필자도 이럴거면 교회는 차라리 없는게 성도에게 더 유익하겠다는 웃픈 생각이 간혹 들기도한다. 중세 때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을 팔고 돈을 거둬들인 것처럼 오늘날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목사가 우상이 되고 교회는 장사판이 되었다. 중세 때의 어두운 모습이 오늘과 겹쳐지는 것에 당혹스럽다.

 

필자가 볼 때 루터가 이런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는 말씀에 사로잡힌 사람이었다. 보름스에서 외쳤던 내 양심이 말씀에 사로잡혀서 성경적으로 믿는 것은 어떤 것도 철회할 수 없다고 외쳤던 말, 그는 진리에 의해 인도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오늘날 교회가 탐욕에 눈이 멀어 두 눈 뽑힌 삼손처럼 하나님을 짓밟고 수치와 조롱을 당하는데, 다시 한 번 말씀에 사로잡히는 역사가 있어서 지속적으로 개혁된 교회를 이어가길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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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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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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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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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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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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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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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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