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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중세를 뒤흔든 '오직 성경으로'

정현욱 | 2019.10.07 08:06
중세를 뒤흔든 '오직 성경으로' 종교개혁의 5가지 원리/제이슨 앨런 외 4명/조계광/생명의말씀사/정현욱 편집인

들어가면서

 

교회는 개혁되었으므로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 데오도 베자(Theodore Beza)의 이 선언은 종교개혁이 무엇인지를 판가름하게 한다. 루터의 의해 촉발된 교회 개혁은 발화한 씨앗처럼 성장을 멈출 수 없고, 계속 그리고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함을 말한다. 그런데 이미 개혁되었는데, 어떻게 항상 개혁되어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이 명제를 역으로 읽어야 한다. 개혁되었지만 인간은 언제나 퇴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상 개혁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성도는 거듭났으므로 계속 성화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개혁은 필연이며, 거듭난 자들의 숙명이다. 그렇기에 개혁은 인간의 타락한 본성과 싸우는 거룩한 전쟁이자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려는 영적 몸부림이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은 교리와 교회의 개혁인 동시에 탐욕과 나태에 안주하려는 게으름과의 전쟁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너무나 익숙한 제목이라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자신에게 오직 성경으로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종교개혁가들은 왜 오직 성경을 외쳤던 것일까? 교회의 전통과 교황의 권위가 아닌 오직 성경에만 권위를 두기 위해서? 그것이 전부일까? 다른 의미는 없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단 한 번도 다섯 SOLA에 대해 생각해 본적도, 공부해 본 적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정리한 적도 없었다. 너무나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익숙했을 뿐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다시 다섯 가지 명제를 읽어보자.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

 

다섯 명의 공저자에 의해 다섯 가지 명제는 한 편씩 기고한 형태로 저술된 책이다. 간략하고 명료하기 때문에 종교개혁의 핵심을 잘 짚어준다는 점에서 신학을 처음 시작하는 신학도와 일반 교인들에게 딱 맞는 수준이다. 물론 필자와 같이 종교개혁자의 후손으로 자부심이 가득하지만 단 한 번도 다섯 솔라에 대해 고민하거나 생각해 보지 않은 목회자들에게도 좋은 책이 분명하다.

 

오직이 들어가야 하는가?

 

다섯 솔라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살펴보자. 다섯 솔라는 왜 중세교회로 남아있지 않고 개신교라는 교회로 갈라서야 했는가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제이슨 앨런은 시작하는 글에서 오직이 갖는 의미를 들려준다. 중세교회에 성경, 은혜, 믿음,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께 영광이 없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직은 아니었다. 중세교회는 예수도 있었지만, 나의 공로도 있었다. 성경도 있었지만, 전통과 교황도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상존은 서로 충돌을 일으키고 결국 성경보다는 교회의 전통이 우위에 서고, 은혜보다는 교황의 사면이 우선하게 된다. 결국 중세 가톨릭교회는 성경 위에 있었고, 은혜가 아닌 교황의 권위가 우선했다. 종교개혁가들은 이곳에 오직을 추가함으로, 중세가톨릭 교회 안에 뒤섞인 불순물들을 제거했다. 그 어떤 가르침도 성경보다 못했고, 그 어떤 권위도 성경보다 높지 않았다. 오직 성경만이 절대적 권위를 가지게 했다. 오직 성경은, 오직 은혜로, 오직 은혜는 오직 믿음으로, 오직 믿음은 다시 오직 그리스도로 이끌었고, 결국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돌리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직교리는 신학적 논쟁을 야기하는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복음의 본질’(18)이다. ‘오직 교리들은 성경의 혁명적 관점이다.

 

오직 성경이어야 하는가?

 

가장 먼저 다루는 주제는 성경이다. 조직신학에 있어서도 신론보다 앞선 것이 바로 계시론, 즉 성경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다. 왜냐하면 조직신학은 성경 신학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성경 신학은 성경 자체를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성경에 대한 바른 이해 없이는 그 어떤 신학도 설 수도 존재할 수도 없다. ‘오직 성경으로라는 핵심 원리는 오직 교리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교리’(23)이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성경을 읽으므로 구원을 얻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 3:15 ).

 

누구나 아는 이 지식은 종교개혁 이후가 돼서야 일반인들에게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중세교회는 사제가 아닌 이상 함부로 성경을 읽을 수도 없었고, 해석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들은 성경 자체가 아니라 해석된 성경의 의미들을 듣고 받았을 뿐이다. 인간의 해석에는 오류가 있기 마련이며, 특히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되면 왜곡을 넘어 오도한다. 바로 이러한 위험성을 간파한 루터는 오직 성경이 모든 권위의 최종 권위이며, 절대권위임을 선언했다.

 

교회를 가르치는 것은 전통도, 교황도, 공의회도 아니었다. 그 모든 것은 성경에 종속되며, 성경에 의해 지배된다. 전통이나 교황, 공의회 등이 하나님의 말씀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그것들을 규정한다.”(24)

 

성경으로가 아닌 오직 성경으로가 되자 중세교회는 기우뚱거렸다. 그리고 곧 무게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모든 것이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중세교회는 온갖 좋은 교리와 성경 지식을 교회와 전통 안에 담고 있었다. 그러나 사제와 공의회, 또는 교황의 발아래 둠으로 아무도 열어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루터는 성경을 사제보다, 공의회보다, 교황보다 더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그곳이 원래 성경이 있었던 자리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성경 안에 구원에 이르는 지혜뿐 아니라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딤후 3:16)하다고 가르친다. 즉 삶에 대한 진정한 가르침 또한 성경인 것이다.

 

오직 성경으로라는 교리는 예리했다. 전통에 기댄 에크는 얀 후스와 루터를 엮어 이단으로 몰아갔다. 루터는 오직 성경에 근거해 에크를 공격했다. 루터는 에크를 향해, 합법적인 권위를 지닌 교황이 없고, 공의회가 없다면 어떤 권위에 의존할 것인가 물었다. 그들은 결국 자신들이 내세우는 권위의 모호함과 허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사로의 다시 살아남 앞에서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신성에 엎드리지 않았다. 오히려 뒷걸음쳐 갔고, 퇴보했다. 에크가 대변했던 중세교회도 그렇게 거짓된 전통과 교황의 권위 아래로 스스로 함몰되었다.


나가면서


이 책은 쉽고 간결하다. 개신교인이라면 누구라도 쉽고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희미하던 다섯 솔라에 대한 이해가 한결 가깝게 다가온다. 타락한 육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종교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헛된 전통과 타락한 권위에 종속되어 거짓을 살아가지 않아야 한다. ‘오직 성경’의 구호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이 짓밟은 하나님의 말씀을 되찾으려는 욕구의 발현이었다. 복음 설교를 듣는 듯한 저자들이 외침이 귀에 쟁쟁하다. 교리의 의미를 밝히고,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적용을 위한 교훈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모든 성도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소그룹을 통해 읽고 나누어도 좋고, 설교자가 설교를 통해 전달하는 것도 유익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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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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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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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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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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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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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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