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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참 제자, 참 교회 없는 지상명령은 없다
지상명령 바로알기/마크 데버/김태곤/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대부분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잘 안다. 교회 생활을 좀 해본 사람은 ‘지상대명령’ 혹은 ‘지상대위임령’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전도에 관한 대표적인 말씀,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말씀을 외우는 성도도 많을 것이다(마 28:19-20).
그런데 막상 ‘전도’가 얼마나 중요한 사명인지 알면서도 말하기 꺼려지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전도’를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잘하는 것은 고사하고 하고는 있는지 죄책감이 생긴다. 접촉하고 있는 비그리스도인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정작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부끄럽게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 그럼 삶으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나타내고 있는가? 잘 모르겠다. 전도는 그냥 목사로 교회에서 전임 사역을 하는 사람이나 정말 모든 민족을 찾아간 선교사가 적극적으로 하고, 나는 돕는 역할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함께 살고 있는 가족에게 복음 전하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은데 가장 어렵기도 하다.
워싱턴 D. C. 캐피톨힐 침례교회에서 교회와 예배를 강조하며 계속해서 건강한 교회 세우기 운동을 하고 있는 마크 데버 목사는 <지상명령 바로알기: 지상명령의 개혁된 실천>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익숙한 지상명령을 교회와 제자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전도는 개인이 실천해야 할 명령이지만 교회가 교회를 낳는 사역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전도가 단지 지옥에 가는 영혼에게 천국 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장기적인 제자화 과정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왜 이것을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할까?
마크 데버 목사가 개인의 전도 생활을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건 아니다. 그는 <복음과 개인전도>라는 책을 통해 이를 분명히 강조했다(부흥과 개혁사, 2009). 그가 전도의 교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은 지상명령 안에 포함된 예수님의 가르침 때문이다. 예수님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명령하셨다. 이는 가서 전도한 영혼이 그리스도의 참 제자가 되었다는 것을 공적으로 선언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은 공동체에 포함되었다는 것을 확증한다.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고전 12:13).
교회는 교회를 낳아야 한다. 그래서 세워진 교회가 계속해서 그리스도의 제자를 낳고 공적으로 교회 공동체 안으로 영접해야 한다. 지상명령은 열한 사도 각 사람에게 주어진 명령의 측면을 무시할 수 없지만 동시에 그들 공동체에게 주어진 명령이라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초대 교회의 전도 활동이 기록된 사도행전에서 우리는 빌립과 흩어진 성도, 사도가 전파한 복음의 열매를 볼 수 있고 동시에 그 과정을 통해 예루살렘 교회가 여러 지역에 교회를 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상명령은 이처럼 교회에게 주어진 명령이다.
두 번째로 가장 획기적인 관점의 전환을 마크 데버가 일으키는데, 바로 지상명령의 핵심이 되는 명령이 ‘제자로 삼으라’라는 사실이다. ‘가라’, ‘세례를 베풀라’, ‘가르치라’는 분사이고, ‘제자로 삼으라’가 지상명령 본문(마 28:18-20)의 유일한 명령형 동사이다(물론 분사도 명령형 성격이 없지 않지만). 이런 문법적 구조를 강조한 데버는(카슨과 오스본 외 여러 주석가들도 이를 지지한다), 전도가 단지 구도자에게 접근하여 복음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선교 전략에 있어서도 일단 ‘가라’에 많은 강조점을 두는데, 사실 선교의 장기적인 비전을 생각하면 ‘가라’가 아니라 지상명령이 강조하는 대로 ‘제자로 삼으라’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 건강한 교인으로 구성된 교회를 세우지 않고 흩어진 영혼 몇몇 사람에게 접근하여 전도한 것의 열매는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마크 데버는 또한 이 책의 9장에서 “머무를 것인가 갈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전도에 참여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열두 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이동하는 목적’, ‘복음 전도’, ‘신학과 목회 철학’, ‘당신과 이웃의 덕을 세움’ 등 독자가 건강한 교회를 선택하여 그곳에서 함께 지상명령에 힘쓸 수 있도록 돕는 좋은 기준점을 제시한다. 여기에서도 교회와 제자화가 강조된다. 전도에 더욱 힘쓰기 위해 건강하고 교리적으로 바른 교회를 찾는 것, 그 교회에 속하는 것을 강조한다. 본인이 그 교회에서 제자화될 수 있는지, 자기 은사를 가지고 누군가를 제자로 삼을 수 있는지 분별하도록 돕는다.
존 파이퍼는 <열방을 향해 가라>에서 ‘예배가 없기 때문에 선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버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것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참된 예배 공동체를 세우셨다. 바로 교회이다. 예수님은 지상명령을 교회에게 주시면서 예배가 없는 곳에 또 다른 예배 공동체 즉 교회를 세우라고 명령하셨다. 교회의 힘은 구원받은 사실만 있는 흐지부지한 교인들에게서 절대 나올 수 없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예수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힘써 지키는 참된 예배자, 참된 제자로 구성된 교회가 진짜 힘 있는 교회다. 바로 그런 교회를 통해 주님은 자기의 영광을 나타내신다.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오는 여러 세대에 드러내신다. 그러므로 교회의 위기는 곧 전도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전도 폭발이 일어난다고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건강한 성도(제자), 건강한 교회가 지상명령을 오래 지속해서 힘 있게 수행할 수 있다.
마크 데버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한 바른 교회관과 제자도를 회복하여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대사명, 대위임령에 충성하는 교회가 더 많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말세의 고통하는 세대를 거슬러 그리스도께서 분부한 것을 신실하게 따르는 제자가 많이 양육되기를 기도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부제가 말하는 이 시대 꼭 필요한 “지상명령의 개혁된 실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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