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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보내심을 받은 자들

채천석 | 2023.03.12 23:36
보내심을 받은 자들 열두 제자 이야기/이진경/kmc/채천석 발행인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예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열두 제자들이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에 과연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본서는 사도들의 삶에 대해 저자가 그의 상상력을 발휘하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을 소개하는 각 장의 전반부는 서신과 회고록 형식을 빌려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고, 후반부는 제자들의 삶에서 특징적인 한두 가지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서 저자가 가진 학문적인 소양을 바탕으로 그것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그들의 삶을 추적한다.

 

열두 사도가 차지하는 비중

 

초대교회에서 예수님의 열두 제자는 구약의 열두 지파를 뒤잇는 개념이었다. 따라서 제자 중 갸룟 유다가 죽었을 때 열둘이라는 숫자는 모자람이 없어야 했기에 사도행전에서 맛디아를 뽑아 그 열두 제자에 포함시켰다.


열두 사도 가운데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분들이 있는가하면, 그들의 이름 이외에는 성경에 별다른 활동이 기록되어 있지 않은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본서에서 이렇듯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도들조차도 같은 비중을 두고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이 사랑한 세 제자에 속하는 요한과 야고보 형제를 책의 말미에 같이 묶어 소개하는 반면, 바돌로매와 다대오같이 그들의 이름 외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제자들도 저자의 상상력을 더하여 다른 제자들과 똑같은 비중으로 소개한다. 이것은 가룟 유다를 제외하고는, 모든 제자들이 한결같이 동일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열두 제자들에 대한 개요


본서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서, 본서가 소개하고 있는 열두 제자들의 삶에 대한 저자의 요지를 간략하게나마 언급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자신감이 충만했던 수제자 베드로가 주님을 세 번씩이나 배반한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 배신의 충격이 컸던 만큼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죽기까지 충성할 정도로 그의 헌신의 깊이와 넓이가 컸음을 강조한다.


도마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모습을 직접 뵙고서야 온전한 믿음을 가졌기에, 인간의 이성과 신비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거듭난, 이성과 신앙 사이에서 조화를 이룬 제자로 설명한다.


빌립은 그 이름에 담긴 정체성으로 그의 삶을 조명하는데, 빌립이 헬라이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저자는 그를 예수님께 헬라인들을 연결시켜준 인물로 소개한다.


가룟 유다는 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예수님을 따르다가, 처음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예수님이 행동하셨기에 배신한 인물로서 그의 삶을 추적한다.


마태는 세리 출신이었기에, 저자는 예수님이 주변의 혐오를 개의치 않고 누구든 제자로 쓰셨다는 사실을 토대로, 주님을 따르는 데에는 직업의 귀천이 없으며 주님은 오로지 죄인을 부르러 오셨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바돌로매가 나다나엘과 동일인물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후 이를 추적하고, 그가 아르메니아에서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진 채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죽었음을 전한다.


베드로의 친동생인 안드레는 헬라식 이름을 갖고 있었는데, 이것이 안드레의 삶을 추적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준다. 그는 베드로와 달리 성격적으로 내성적이었으나, 조용한 사람이 때로 큰 사고를 치는 것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큰 결단력으로 순교했음을 강조한다.


다대오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고 그 이름이 세 가지로 표기될 정도로 행적이 모호하지만, 이런 모호성은 사도가 아무리 수고할지라도 후대에 전해지는 이름은 오직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모티브가 된다.


알패오의 야고보는 주의 형제라고 표현된 야고보일 수도 있고, 예수님의 친척인 야고보일 수도 있고, 야고보서의 저자 야고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이스라엘 시대에 매우 흔한 이름이었는데, 저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예수님의 제자였을 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열심당원 시몬을 유대의 해방을 위해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로 소개하며, 그런 그가 유대를 위한 투쟁과 예수님 사이에서의 고민을 끝내고 진정으로 예수님을 믿게 되면서 무슨 일을 해내었는지를 추적한다.


앞서도 얘기한 것처럼, 저자는 마지막으로 친형제인 요한과 야고보를 한꺼번에 묶어서 소개한다. 야고보는 예수님의 제자 중에 최초로 순교한 이로, 요한은 열두 제자 가운데 유일하게 순교를 당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다 자연사한 것으로 설명한다.

 

객관적 증거 위에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

 

저자는 독일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로서,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제자들의 세계를 객관적인 증거를 붙들고 추적하면서도 그 상상력이 범상치 않다.


필자는 본서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저자가 도출하고자 하는 바가 정말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저자가 상당히 논리적인 접근을 하고 있어 그 내용이 상상의 세계일 수 있는 부분까지도 긍정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열둘만이 예수님의 제자인가!


이와 아울러 관심을 끄는 것 중에 하나는 저자가 사도의 영역을 넓혀서 여성 제자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사도들과 같이 예수님을 지근거리에서 모신 여성 제자로 소개한다. 당시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여성들이 제자들의 무리에 속하지는 못했지만, 예수님의 복음 운동에 크게 기여하였음을 강조한다.


나아가, 저자는 바울이 예수님의 곁에서 직접 수종들지는 않았을지라도 사도로 지칭되었음을 언급하면서, 오늘날 복음을 들고 만방으로 나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사도로 지칭받을 수 있다고 설파한다.

 

더 큰 믿음이 요구되는 현대 시대의 제자들

 

우리는 열두 제자 외에도 예수님의 주변에서 그분을 섬겼던 많은 무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각자가 예수님의 제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기꺼이 순교의 길을 걸어갔던 제자들처럼 우리의 생명을 바치기까지 충성하는 제자의 삶을 살아야할 것이다.


본서에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사도 요한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사도들이 이처럼 죽기까지 충성한 것은 예수님의 사건을 직접 목격한 데서 오는 확신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전해들은 자로서, 어쩌면 우리에게는 열두 제자들보다도 더 큰 믿음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은 보고 믿는 자보다 보지 못하고 믿는 자가 더 위대한 믿음을 가졌다고 말씀하셨다.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보지 못하고 믿는 사람들로서, 예수 시대에 살았던 사도들처럼 보냄 받은 사명을 갖고 있다. 사도란 보내심을 받은 자를 뜻하며, 이 사도란 말은 오늘날 복음의 사명을 부여받고 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할 것이다. 우리가 제자들의 삶을 본받아 죽기까지 충성한다면, 우리도 보냄받은 사도의 일원이 되어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인물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서의 맨 끝부분에서 저자가 강조한 다음 글을 소개함으로써 이 글을 마친다.

 

성경 안에서 생생하게 전해진 열두 제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는 저 옛날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의 오해와 실수, 실패와 좌절 속에는 우리가 겪는 모든 것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 모든 것을 넘어 마침내 은혜 가운데 주님의 사도로 우뚝 섰던 것처럼, 서툴게 주님을 따르는 지금의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주님의 사도로 서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저 주님의 뒤를 따르며 배우기만 한다면, 반드시 그리 될 것입니다”(<열두 제자 이야기>, 이진경 지음, kmc,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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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예수 왕의 복음
매튜 W. 베이츠(Matthew W. Bates)/이학영/학영/모중현 편집위원


좋은 질문은 통찰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우문(愚問)이 현답(賢答)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리한 질문은 새로운 시각을 허락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어떤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 대상을 정의하고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가치와 사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뒤따릅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조차 천차만별(千差萬別)이 됩니다.​한 단어에 ...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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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우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의 짐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잠시이지만 이야기가 들려지는 순간에 염려와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풍성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듬성듬성 드러났던 빈 공간이 이야기로 가득 채워집니다.더하여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그 이야기 안으로 동참하게 만듭니다. 마치 그 시간,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웃고 웁니다. 조용히 그들 곁에 있습니다. 그들과 눈 마주치고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함께 햇살을 맞고, 포옹하며, 감격을 나눕니다.성경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깨달음은 더디 온다
사막 교부와 교모/이덕주/사자와어린양/모중현 편집위원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말합니다. 그리하여 과정은 무시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윤리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로지 경쟁 우위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자 합니다.​이러한 사회는 인내가 없습니다. 성실함은 도외시됩니다. 일상은 무너집니다. 효율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참된 교육과 배움의 공간이 줄어듭니다. 고민하고 질문하고 사유하기보다는 더 빨리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웁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 순간적인 처세술만...
예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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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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