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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더욱 성경적인 상담자가 되려면

많은 사람이 ‘기독교 상담’과 ‘성경적 상담’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 단순한 표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둘 다 상담의 도구로 성경을 사용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기독교 상담은 세속 심리학의 원리와 관찰 및 해석을 비판적으로 수용한다. 성경적 상담은 말 그대로 ‘성경’으로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에, 세속 심리학의 원리를 비판적으로 거부한다. 다만 관찰한 것의 객관적 결과를 (심리학적 해석을 철저히 배제하고) 참고할 수는 있다. 성경적 상담을 창시한 사람은 제이 아담스, 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대표적으로 데이비드 폴리슨이다. 폴 트립, 테드 트립, 에드 웰치, 웨인 맥, 엘리즈 피츠패트릭 등도 영향력 있는 저자 및 성경적 상담학 강사로 성경적 상담이 보급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밥 켈레멘은 현재 Faith Bible 신학대학원의 성경적 상담 교수이자 과거 성경적 상담 연합(Biblical Counseling Coalition)의 창립 이사로서, 수많은 성경적 상담을 감독하고 평가했던 경험이 풍부한 저자이다. 그는 <당신의 상담을 돌아보라: 크리스천 상담자가 흔히 하는 실수 10가지>를 통해서 “성경적 상담자들을 격려하는 재충전의 도구”를 제공하려 한다(18p). 각 장에서 성경적 상담자의 주요 실수를 다룬 후 저자는 “성경적 상담을 위한 자기 진단 질문”을 하나로 취합하여 부록으로 제공하여 상담자들이 자기 점검을 통해 더 나은 상담자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힘을 불어 넣는다.
어떤 면에서 크리스천 상담자는 누구나 될 수 있고 또 누구나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골 3:16). 이 말씀에서 모든 성도에게 주어진 ‘권면하라’는 명령에 사용된 헬라어에 뿌리를 둔 상담이 바로 노우떼틱 상담(nouthetic counseling) 곧 성경적 상담이다. 네이버 사전에서는 이를 “복음주의 개신교 목회 상담의 한 형태에 속하거나 관련되어 있는 성경 기반, 그리스도 중심적 상담”이라고 바르게 소개한다. 문제는 이성과 종교를 이분화한 계몽주의 사상이 기독교 상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은 오직 영적인 상담을 할 때만 성경을 찾아보고, 마음과 정신을 다루는 상담에는 심리학에 최종 권위를 두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성경적 상담 운동은 기독교 상담학 분야에서 일어난 종교개혁과도 같다.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추구하면서 세속 심리학에 내준 상담의 자리를 획기적으로 되찾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급진적인 종교개혁 운동이 여러 해결 과제를 낳은 것처럼, 성경적 상담 운동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 또는 바로잡아야 할 균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저자인 켈레멘이 말하는 ’성경적 상담자들이 자주 범하는 10가지 실수’이다: 1) 종종 영적인 소통보다 정보수집에 너무 몰두한다, 2) 내담자의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성경 구절을 들이민다, 3) 내담자와 함께 성경을 탐구하기보다 성경에 대해 일방적으로 이야기한다, 4) 내담자의 죄 자체에 집중한 나머지 그 고통은 등한시 한다, 5) 삼위일체 하나님의 방식대로 상담을 제공하는 데 실패한다, 6) 사람들을 포괄적인 시각이 아닌 일차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7) 감정을 하나님이 만드신 것으로 보지 못하고 무시한다, 8) 영혼과 육체 간의 상호연결성을 깊게 고려하지 않는다, 9) 은혜는 최소화하면서 죄는 극대화하는 경향이 잇다, 10) 성경 말씀의 능력을 상담자의 유능함으로 혼동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의 실수는 성경적 상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상담자가 성경적 상담을 바르게 적용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문제다. 저자는 심리학을 적극 반영하라고 조언하지 않는다. 성경을 덜 사용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죄를 다루지 않거나 성경 말씀의 능력 외에 다른 것을 신뢰하라고 제안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이 말씀하는 사람의 다양한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고, 성경이 가르치는 것처럼 충분히 상대방의 말을 들으라고 조언한다. 그리스도의 불쌍히 여기심을 닮으라고 말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극대화하라고 격려한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은 성경적 상담이 더욱 성경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그리고 상담자가 변화를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손길에 전적으로 자신의 케이스를 맡기고 철저히 의지하도록 돕는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공적으로 혹은 사적으로 상담한다. 짧은 권면의 말이 될 수도 있고, 몇 시간의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교제가 될 수도 있고, 몇 차례의 상담 세션이 될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온전한 형상까지 자라는 데 필요한 충분한 자원인 성경을 우리에게 주셨고, 우리는 성경으로 서로를 ‘권면’할 수 있다. 말씀으로 충분하다는 믿음과 함께 켈레멘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더욱더 쓸모 있고 능숙한 하나님 은혜의 도구가 되어 서로를 뜨겁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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