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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윗필드처럼 충성된 하나님의 설교자가 되고 싶다면…
윗필드씨! 제발 좀 마이크 내려놓고 쉬세요! 열정의 논스톱 복음 전도자 조지 윗필드 전기/아놀드 A. 댈리모어/오현미/이레서원/조정의 편집위원
아놀드 A. 델리모어의 찰스 스펄전과 조지 윗필드 전기는 각각 2017년과 2015년에 <찰스 스펄전>, <조지 윗필드> 제목을 달고 국내 소개됐다(복있는사람). 동일 저자이지만 음역상 “댈리모어”라는 이름으로 도서출판 세복에서 2012년 <존 웨슬리의 어머니 수잔나> 그리고 이레서원에서 2021년 조지 윗필드 전기가 출간됐는데, 길고 재미있는 제목인 <윗필드 씨! 제발 좀 마이크 내려놓고 쉬세요! 열정의 논스톱 복음 전도자 조지 윗필드 전기>는 복있는사람에서 먼저 내놓은 전기의 요약판이다.
서론에서 댈리모어는 상권과 하권 모두 각각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겁을 먹는 독자를 위해 요약판인 이 책을 냈다고 설명했고, 이 책을 통해 결국엔 자신이 기록한 원래 전기를 손에 넣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은 저자가 약속한 대로 윗필드 삶의 중요 대목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고 결국엔 저자가 폭넓게 다룬 전기에 관한 강렬한 호기심과 기대를 낳는다.
존 맥아더 목사는 한 질의응답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어떤 책을 주로 읽냐는 질문에 전기 그것도 오래전 하나님께 헌신한 믿음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읽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 시대에도 훌륭한 하나님의 일꾼들이 있지만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 시대가 경험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이 시대에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믿음과 사랑과 소망을 가지고 충성스럽게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감동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댈리모어의 윗필드 전기가 그랬다. 어떤 신앙 서적에서도 쉽게 느껴본 적이 없는 깊은 울림이 묵직하게 남아있는 걸 며칠간 느낄 수 있었다.
조지 윗필드는(‘휫필드’로 표기하기도 한다) 1714년에 태어나 1770년 소천하기까지 잉글랜드와 아메리카에서 주로 사역하며 대각성을 일으킨 기독교 지도자로, 존 웨슬리, 찰스 웨슬리의 절친으로 메소디스트(감리교)의 창립자이자 핵심 인도자였다. 영국과 미국 외에도 스코틀랜드 등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복음을 전했고, 특히 야외에서 음향시설을 따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삼천 명에 이르는 청중에게 설교하고 많게는 일주일에 60시간 하나님 말씀을 선포했던 위대한 설교자였다. 일주일에 60시간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60시간 말씀을 전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댈리모어는 윗필드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이 책을 통해 다룬다. 그의 첫 설교가 얼마나 나라를 놀라게 했는지 소개한 뒤 조지아에 가서 한 설교 사역, 야외 설교, 런던 설교, 스코틀랜드 설교 등을 자세히 묘사한다. 뜨겁게 사랑하고 존경했던 웨슬리 형제와 교리 문제로 갈라선 안타까운 역사의 한 장면을 이야기하고, 메소디즘을 조직화하고 보육원을 운영하고 많은 기관과 조직의 수장이 되어 지혜롭고 강력하게 이끌어간 윗필드의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준다. 곳곳에서 받은 박해와 핍박을 담아내고 흥미로운 결혼 생활도 잊지 않고 들려준다. 이 책엔 수많은 윗필드의 조력자와 동역자 그리고 원수와 조롱하는 자들이 등장한다. 또 가난한 자와 귀족 앞에서 담대히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새벽 4시면 일어나 한 시간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눈 뒤 다섯 시부터 밖에서 새벽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충성된 종의 모습을 보며 감격하게 된다.
솔직히 이런 ‘위대한’ 삶을 산 이들의 전기를 읽으면 열심히 그 삶을 뒤따르고 본받고 싶은 마음보다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비교 대상 앞에 무기력해지고 지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전기는 기독교 위인의 삶 배후에 계신 하나님을 보게 한다. 은혜가 풍성한 하나님이 연약하고 부족한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아름답고 선하게 사용하실 수 있는지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지체에게 유익을 끼치며 영광을 받으시는지, 성경에 기록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부터 시작해 믿음의 영웅처럼 여겨지는 바울까지의 삶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주권적인 손길을 발견하는 것처럼 좋은 전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한다.
나아가 우리는 전기가 다루는 인물과 우리가 조금도 다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피로 사셨을 때, 그들과 우리를 위해 치르신 값이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물론 받은 은사가 다르고 그래서 찾으실 열매도 다르다. 하지만 그들과 우리에게 부어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크기가 다르지 않고, 그들과 우리에게 내주하신 성령의 능력이 다르지 않다. 그래서 댈리모어의 윗필드 전기와 같은 위대한 신앙인의 삶은 우리에게 자문하게 한다. 진젠도르프가 무명 화가 도미니코 페티의 그림 ‘이 사람을 보라’를 보며 느꼈던 양심의 소리, 성령의 음성을 듣게 된다. “나는 너를 위해 이 십자가를 졌다. 너는 내게 무엇을 하였느냐?”
윗필드를 비롯한 수많은 믿음의 선진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에 얼마나 보답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주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그 사랑의 깊이와 너비와 높이를 알면 알수록 우리 양심이 묻는다. 이런 삶을 살다가 주님 앞에 서도 되겠는가? 적당한 삶,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삶을 살다가 이런 좋은 전기를 읽으면 미지근한 내 삶이 메슥껍다.
독자들이여, 당신은 윗필드처럼 살 수 없다. 그와 같은 부르심과 은사를 받지도 않았다. 하지만 댈리모어가 당신 앞에 보여주는 윗필드의 선하고 충성된 삶을 보면서 당신의 삶을 점검해보라. 그리고 윗필드를 신실하게 살도록 만드신 ‘이 사람’ 그리스도 예수를 보라. 그분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 우리를 선하고 충성된 삶으로 강력하게 이끄신다. 미지근한 삶이 아니라 뜨겁고 열정적인 삶으로, 향방 없는 삶이 아니라 분명한 푯대를 향한 삶으로 이끄신다. 그 은혜로운 인도 하심에 당신의 삶을 맡겨라. 그리고 또 하나의 믿음의 선진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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