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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너무나 어려운, 그러나 반드시 해야할 용서

정현욱 | 2020.02.11 15:49
너무나 어려운, 그러나 반드시 해야할 용서 용서 그 불편함에 관하여/방정열/세움북스/정현욱 편집인

너무나 어려운, 그러나 반드시 해야할 용서


용서라는 말처럼 쉬운 것도 없고, 어려운 것도 없다. 또한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가에 대해 오해되는 용어도 없을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누구나 용서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그 어떤 원수라도, 자신에게 해를 끼친 인간이라도 무조건 용서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로인해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병들게 하고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한다. 그렇기에 용서는 너무나 쉽지만, 동시에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 아마도 이 책도 그러한 용서가 가진 이중적 측면이 가진 성향에 대해 해법을 찾고자 저술된 것이 아니겠는가. 부제인 거짓 용서에서 벗어나 성경의 바른 용서 찾아가기에서 읽혀지는 것처럼 진전한 용서는 성경적인 용서이며, 거짓 용서로 인해 진정한 용서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용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용서의 첫 단추는 감정이다. 용서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아니 누군가를 용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성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라고 확정지을 수 없으나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용서라는 주제를 대하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용서하지 못하고 자신을 미성숙하다거나 수준 낮은 사람으로 간주할까봐 조심스러워하는 경계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16)

 

그렇다! 용서하지 않으면 미성숙한 신앙으로 보이게 된다. 이러한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용서한 것처럼 행도하는 거짓 용서를 하게 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직장에서 나올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용서하지 않고 있는 자신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자매의 이야기는 용서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문제인지 잘 보여준다. 100명에 가까운 여성들을 살해한 게리 리지웨이(Gary Ridgway)를 용서한 피해자의 아버지 로버트 룰(Robert Rule)의 용서 이야기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해야할 용서의 모범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용서가 옳을 것일까? 전도연이 열연했던 영화 [밀양]은 어떤가? 피해자가 용서하기 전에 가해자가 주님의 용서를 받았다며 피해자에게 용서하지 않는 용서 말이다.

 

저자는 무조건적 용서가 진정한 용서는 아니라고 말한다. 무조건적 용서는 평화롭고 감동적일 것 같지만 실제로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칠고 사나우며 혼란스러운 세상이 될 것’(47)이다. 그렇다면 조건적 용서는 어떨까? 그런데 범죄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면 조건적 용사라는 것도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5)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가해자에게 어떻게 진심어린 사과가 나올 것이며, 그러한 가해자를 어떻게 용서한단 말인가. 이처럼 진정한 용서는 어려운 것이다. 저자는 용서가 어려운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용서에 대한 모호한 정의 때문이다. 둘째, 용서의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셋째, 용서의 적용 범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결국 용서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음이 용서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사회 속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은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들을 펼쳐 보이며 용서의 대상이해의 대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모호한 용서를 어떻게 정의할까? 4장에서 저자는 용서의 바른 정의를 찾아 나선다. 다섯 가지 용서의 의미들을 정리한다. 유독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다섯 번째 정의였다.

 

용서의 정의에는 피해자의 자발성과 주도성이 내포되어야 한다.”(107)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용서라면 진정한 용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어떤 가해자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용서를 구한단 말인가. 많은 기독교인들은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분노가 시간을 두고 순화되기 전, 가해자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는 상황, 피해자의 마음이 가해자한 대한 긍휼로 잠기기도 전에 용서할 것을 집요하게 강요하는 경우’(107)가 적지 않다. 이러한 용서의 강요는 위허하고 잘못된 것이다. 일단 저자가 성경적인 의미를 파악해 정리한 용서에 대한 정의를 들어보자.

 

가해자의 부당한 말과 행위로 피해자에게 심적, 정신적, 신체적 해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회개)를 전제로 피해 당사자의 자발적으로 가해자의 허물과 부당함을 덮어 주는 것이다.”(119)

 

저자의 용서에 대한 정의는 조건적 정의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성경적 정의다. 5장에서 이러한 정의를 보이는 성경의 용서의 예들을 소개한다. 요셉의 용서야말로 가장 위대한 용서일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드러난 용서의 형태는 조건적에 가깝다. 비록 요셉이 먼저 형들을 용서하기를 했지만 형들은 자신들의 죄를 깊이 뉘우쳤기 때문이다. 신약 속에서 소개되는 탕자의 비유나 용서할 줄 모르는 종의 비유 등은 기독교인들이 지녀야할 용서의 형태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용서는 여전히 어렵다. 그 어려움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위에서 가해자의 사과(회개)를 조건으로 피해자의 용서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원칙과 그것이 성경적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제시해 왔다. 하지만 그 원칙이 용서와 관련하여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원칙은 단지 핵심을 떠받치는 모태에 불과하다. ...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과(회개)할 때, 바로 그때 우리는 그를 기꺼이 용서해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 말이다. 바로 그 지점이 불편하다.”(208)

 

결국 용서란 가해자의 몫만은 아닌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서로 용서의 자리에서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책은 용서라는 난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성경을 통해 밝히 드러내려는 몸부림이 느껴진다. 용서는 이론이 아니다. 아무리 많은 용서에 관한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한들 진작 자신에게 해를 끼친 이들을 용서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앗아간 경우라면 용서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용서는 한 편의 일방적인 선언이 아니다. 저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성경 속에 드러난 용서의 의미를 잘 드러내 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사고 싶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야기하고 싶다. ‘용서의 주된 목적, 의도는 회복이다.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회복되어야 한다. 특히 피해자가 회복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렇다면 회복은 어떻게 가능할까? 저자가 앞서 줄곧 강조한 것처럼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 또는 회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회개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물질적, 정신적 보상이 뒤 따라야 한다.

 

수년 전, 필자가 회복적 정의라는 수업을 통해 깨달았던 것이 하나있다. 그것의 국가의 법은 죄인들의 범죄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피해자는 안중에 없는 것이다. 가해자 중심의 형벌 관점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준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가해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할 때 용서해 준다. 그렇다고 그들이 받은 피해는 회복되지는 않는다. 캐나다 엘마이라(Elmira, Ontario) 사건을 통해본 진정한 용서란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연대함으로 보상이 이루어져야함을 보여준다. 이 책이 십자가의 사건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참여와 연대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면 한 차원 더 높은 용서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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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은 통찰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우문(愚問)이 현답(賢答)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리한 질문은 새로운 시각을 허락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어떤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 대상을 정의하고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가치와 사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뒤따릅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조차 천차만별(千差萬別)이 됩니다.​한 단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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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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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말합니다. 그리하여 과정은 무시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윤리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로지 경쟁 우위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자 합니다.​이러한 사회는 인내가 없습니다. 성실함은 도외시됩니다. 일상은 무너집니다. 효율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참된 교육과 배움의 공간이 줄어듭니다. 고민하고 질문하고 사유하기보다는 더 빨리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웁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 순간적인 처세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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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쇠하는 교회 흥하는 교회
서창원/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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