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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하나님께서 모든 철학의 질문에 답하신다
우리는 모두 철학자입니다/존 프레임/송동민/복있는 사람/조정의 편집위원
사람은 참 신기한 존재다.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본능에 따라 사는 데 그치지 않고 ‘만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나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는가’, ‘나는 이 세상을 알 수 있는가’, ‘신은 존재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지닌 권리들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어떤 사람은 더 깊이 그리고 더 자주 이런 생각을 파고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 쫓겨 살다가 종종 삶을 돌아보며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 애쓴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 우리는 모두 철학자이다.
존 프레임은 같은 주제로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라는 대작을 저술했다(생명의 말씀사, 2018). 그는 책을 쓰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철학책을 한 권 더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서술하기보다는 주제별로 구성하고, 훨씬 더 짧고 단순하게 서술하기로 했다. 이 책은 철학에 입문하는 학생들(이 중에는 대학과 신학교 수준의 학생들과 일부 고등학생들까지 포함된다)에게 더 적합할 것이며, 철학자들이 제기하는 질문들의 실제적인 성격을 뚜렷이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8페이지). 바로 그 책이 <우리는 모두 철학자입니다>이다.
존 프레임은 조직신학자이자 기독교 철학자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리폼드 신학교에서 교수로 가르쳤으며 P&R 출판사에서 나온 주권 신학 시리즈와 조직신학(부흥과개혁사) 등 유익한 책들이 국내 소개되었다. 최근에는 <자연, 양심,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자연신학을 소개한 바 있다(좋은씨앗, 2020). 존 프레임은 조직신학과 철학을 삼중 관점으로 바라보고 설명하는 특징이 있는데, 특별히 철학 용어로 말하면 상황, 규범, 실존을 통해 이 책에서 다룬 철학적 질문에 답한다. 프레임은 서문에 밝힌 대로 이 책을 통해 철학에 입문하는 그리스도인이 갖춰야 할 전제와 틀을 확실하게 심어준다.
먼저 신학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인이 철학을 배워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존 프레임은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에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명확하고 적절하고 깊이 있게 사고하는 훈련을 하기 위해, 둘째, 기독교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친 철학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셋째, 믿지 않는 자들의 세계관을 파악하여 그들에게 복음을 더 쉽고 용이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철학을 배워야 한다.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이지만, 기독교 세계관이 세상의 다양한 세계관을 어떻게 온전하게 해주는지 알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만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세상의 세계관은 여럿의 구성 요소로 설명하거나 하나의 요소로 설명하려 애쓰지만 각각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 세상은 원자로만 구성된 것도 아니고, 다양한 요소의 조화라면 그것을 통제하는 무언가가 있어야만 한다. 부분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전체를 완전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반대도 사실이지만 사람은 한계가 있다. 프레임은 기독교 세계관을 통해 오직 하나님만이 만물의 창조주로서 모든 것을 아시고 여럿(삼위)과 하나(일체)의 특성을 따라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말한다.
세상은 자유의지를 자유지상주의와 혼동한다. 아무런 원인이나 동기 없이 ‘가장 강력한 갈망’에 근거한 선택만이 참 자유의지에 따른 행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깊이 파고들면 마음속에 그 선택을 하도록 만든 요인이 분명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유로운 선택, 자유로운 의지란 없다. 세상 철학은 끊임없이 자유의지를 찾아내려 애쓰지만, 성경은 사람의 자유로운 선택은 동기가 분명히 존재하며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선택한 이들에게 주어진다고 확실히 말한다.
우리는 이 세상을 온전히 알 수 있을까? 서양 철학자들이 말한 것처럼 “정당화된 참인 믿음” 곧 지식을 알고 믿고 우리의 것으로 삼을 수 있을까? 존 프레임은 믿음 그것도 참된 믿음에서 나온 지식을 얻으려면 먼저 그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하는 귄위가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능하신 하나님,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께서 그 권위를 가지고 계시며 그분이 하신 말씀이 진리 곧 참된 지식임을 우리는 믿고 얻을 수 있다.
철학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점점 신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초월적인 존재인 신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다. 신을 정확히 어떤 존재로 보는가에 따라 삶의 방식, 어떻게 살 것인지가 달라지고, 그 신이 요구하는 것에 따라 내가 가진 권리나 구원의 방법이 결정된다. 존 프레임이 말한 것처럼 “철학자들의 체계들을 깊게 들여볼 때, 우리는 그 체계들이 여러 어두운 길로 이어지며 마침내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고 마는 것을 보게 된다”(119페이지). 총체적이고 통일된 세계관이 아니란 말이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신이 누구인지, 우리의 권리 그리고 책임이 무엇인지, 구원의 길이 무엇인지를 체계적, 합리적, 이성적, 논리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프레임은 “이처럼 철학은 우리의 지성을 조명해 줄 수 있지만, 철학자들이 하나님의 계시를 외면하고 세속적인 대답들만을 허용할 때 그들의 철학은 실패하고 만다”라고 말했다(119페이지).
<우리는 모두 철학자입니다>의 절반은 존 프레임이 7가지 질문으로 분류한 철학적 논제와 관련하여 지인과 주고받은 편지나 질의응답 등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전반부 내용보다 더 복잡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후반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은 이처럼 다양한 철학과 사상을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겐 프레임과 같은 설명자들이 필요하다. 그들이 삶과 존재, 인식과 가치에 관해 질문을 품고 해답을 구할 때 세상 철학이 인도한 막다른 골목에서 방황할 때, 모든 지혜와 지식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우리 모두가 전도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철학자로 기독교 철학(신학)을 성경을 근거로 바르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존 프레임의 이 책이 우리를 훈련하고 연습시키는 유용한 도구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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