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독서토론회(크리스천투데이 2004-05-28 )

제2회 크리스찬북뉴스 독서토론회 열려

'영성'의 개념이 명확해지기만 한다면

1960년대 '영성'이란 주제가 이슈화 된 이후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영성'에 대한 관심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 반향에 비해 영성의 개념이 명확하지 못해 소위 성령운동 이라고도 불리는 영성운동이 무분별하게 자행된다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소지가 상당히 커진다.

크리스찬북뉴스는 이런 '영성'에 대한 신학적 고찰이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24일 오후 7시 목동 지구촌교회에서 제2회 크리스찬 북뉴스 독서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는 50여명 정도의 목회자 및 장로들이 참석한 가운데 채천석 발행인의 진행으로 토론사회에 안영혁(예본교회) 목사 , 발제에 국제신학대학원 라은성 교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중한 (대성교회) 목사와 총신대학원 문희경 강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특히 개신교 영성에 초점을 맞추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라은성 교수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영성운동의 형태가 여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은 역사적 맥락 위에 해석될 문제"라면서, "오늘날 같이 포스터모더니즘 시대, 충분히 발생 소지가 있는 이단적 영성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라 교수는 한국의 경우 평양 대부흥역사가 일어났던 옛오순절주의를 제1의 물결로, 순복음교회의 사례가 대표적인 은사운동을 제2의 물결, 앞의 두 물결과 합해 찬양과 경배의 형태는 제3의 물결이라면서, 심리학적 영성운동, 관상신학이 유행하는 현대 기독교 성향은 제4의 물결 이라고 표현했다.

뒤이어 안영혁 목사는 카톨릭과 개신교간 영성운동의 차이를 "개신교 성령론은 기본적으로 카톨릭의 정치적 음흉성과 종교적 엘리트주의 지나친 순명과 정적주의에 대한 반대"라고 설명했다.

또 "영성신학을 자유롭게 펼쳐질 자리가 잡힌만큼 영성운동에 대한 관심이 대중화된 게 사실이지만, "오늘날 기독교 영성은 기복적이며 세속적 차원"이라며, 한국교회의 타락성을 지적했고, "교회사의 모든 전통에서 영성의 의미를 심도있게 살펴본 후, 영성신학의 개념을 정립하는 게 정석"이라고 주장했다.

안 목사는 영성신학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실천적 관심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으며,'우리가 하나님과 어떻게 만나고 그 체험을 어떻게 삶 속에서 드러내는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그리고 인접학문과의 관련성을 언급, "영성신학의 문제는 마음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심리학적 상담학적 요소를 요청한다"며, 실제 교회 생활과 목회에 있어서도 이 부분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임을 피력했다.

그는 "신학이 유물론에 상당한 영향을 받아 주지적 색깔이 강했다.그런데 영성신학은 이것을 탈피하려 한다" 며, 영성신학의 등장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 "과거의 카톨릭 교회가 영성과 신비를 구실로 현재의 사회구조를 유지하려했던 것처럼 일종의 보수회기 경향이 재현될 수 있다."며, 영성신학에 대한 경계심을 함께 내비췄다.

발제와 의견발표 이후 질문 시간에 참석자들은, "토론이 다소 학문적이고 이론적이어서 실제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 "영성의 개념을 구지 개신교와 카톨릭으로 나눈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발제자마다 '영성'의 개념이 제 각각 이었다"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맞서 패널운영자측은 "사실 오늘 토론이 실제적인 접근이나 명쾌한 대안제시로써의 성격은 빈약하다.그러나,본토론의 목적은 객관적으로 신중히 영성의 개념에 접근하는 데 있다.'영성'의 개념이 명확해지기만 한다면, 영성운동 대중화로 인한 한국교회 부흥은 기대해 볼 만하다"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라은성 교수는 "지금은 목회자가 탁발목회라도 해야 할만큼 영적 기갈의 시대다.마치 한국기독교의 계몽주의 시대인 것 같다"며, "토론분위기가 다소 건조했지만 '영성'을 심사숙고해본 것은 분명 한국기독교의 영적전환점으로써의 그 의미를 갖는다"면서 본 토론회의 취지를 전했다.

크리스천투데이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