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기도는 내가 포기되어지는 자리입니다.

서상진 | 2019.01.19 05:14

하나님께서 자녀된 우리들에게 주신 특권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향해서 나의 아픔과 고난과 고통을 내어 놓고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존귀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자녀가 자신의 마음을 내어 놓고 기도할 때에,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베풀어 주실 뿐만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가장 적절한 때에 찾아오셔서 그를 만져 주시고, 위로해 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은 기도를 부정할 수도 없고, 기도를 무시할 수도 없고, 기도가 기복적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나의 모든 것을 아뢸 수 있는 시간이고, 기도를 통해서 말씀을 통해 계시 된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은혜를 결단하고, 다짐할 수 있기에, 기도는 귀하고 귀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기도의 대상이 되신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는 것이, 세상의 다른 종교의 기도와 별반 다르지 않게 흘러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기도를 단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원이나, 바램을 특정한 기간을 정해 놓고 하게 되면, 그것을 이루어 주신다고 하는, 다시 말하면 나의 원함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서 기도를 하게 된다고 하면, 하나님을 믿는 그 신앙 자체가 세상의 종교와 동일한 것으로 가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대구에 가면 팔공산이라고 유명한 산이 있습니다. 그 산에 올라가게 되면, 입구부터 현수막에 절에서 달아 놓은 다양한 문구가 들어옵니다. 특히 팔공산에 있는 가장 유명한 동화사에서 현수막을 달아 놓는데, "무엇을 위한 30일 기도회, 소원 성취를 위한 15일 기도회" 등의 현수막입니다.

그런데 그런 현수막에 적힌 문구가 교회 내에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이 말은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내 마음대로 기도하고, 내가 정하고, 내가 원하는 그 때에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셔야만 한다고 하는 무속적인 신앙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내가 원하는 방법과 원하는 모습과 원하는 때에 하나님을 조르고 졸라서 내 뜻을 관철시키는 수단이 아닙니다. 기도의 출발이 비록 나 중심적이고, 주관적이라고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기도를 함을 통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뜻과 방법과 소원을 내려 놓고, 하나님의 뜻과 방법과 소원으로 내가 굴복 되어지는 것이 가장 큰 기도의 유익입니다. 그렇게 됨으로 나의 유익은 감추어지고, 하나님의 뜻이 가장 큰 유익이라는 것을 내가 믿게 되어짐으로 내 생각이 포기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막가파 식으로 하나님을 조르고 조름으로 마치 결혼을 한 딸이 친정집에 가서 필요한 것을 다 가지고 오는 식의 기도는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기도가 우리에게 있어서 참으로 복되고 복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삶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어려움과 괴로움과 고통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어려움을 단순한 현재의 삶의 어려움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통해서 그 어려움 너머에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내가 믿고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현재의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려움을 통해서 하나님만을 더욱 신뢰하고, 인정하고, 우리를 만나주시기를 원하시고 있습니다. 기도함으로 하나님께 내 의지가 굴복 되어짐으로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이 놀라운 은혜의 수단을 단지 정안수를 떠 놓고 내 정성을 다하면 이루어주시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말고, 기도함을 통해 더 크신 하나님의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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