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신성욱계명대 영문학, 총신신대원,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구약 Th.M 수학), Calvin Theological Seminary(신약 Th.M), University of Pretoria(설교학 Ph.D),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두란노, 2014), 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

우리에게도 이런 대통령이 있다면

신성욱 | 2022.02.16 08:59
다운증후군을 앓는 11살짜리 소녀가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는 소식을 듣고 소녀의 등굣길을 함께 한 대통령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사연의 주인공은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 있는 북마케도니아의 스테보 펜다로프스키 대통령(아래 사진)이다.
1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펜다로프스키 대통령은 지난 7일 고스티바르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엠블라 아데미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갔다.

엠블라는 다운증후군 때문에 학교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은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영상에는 펜다로프스키 대통령은 가족들과 둘러앉아 엠블라에게 선물을 주고, 엠블라가 교문에 들어갈 때 손을 흔들어 보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펜다로프스키 대통령은 엠블라의 부모에게 엠블라와 가족들이 매일 겪는 어려움에 대해 얘기하고 해결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펜다로프스키 대통령은 특히 발달장애 아동과 관련, 어린이의 권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누려야 할 뿐만 아니라 학교 교실과 운동장에서도 동등하고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국가로서, 개인으로서 우리의 의무”라며 “이 공동 의무이자 임무의 핵심 요소는 공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엠블라의 부모가 딸과 같은 아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것을 지지한다며, 발달 과정이 다른 아이들의 기술과 능력 계발에 주안점을 둔 포용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할 법적·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김연숙, “‘왕따’ 다운증후군 소녀 손잡고 등교시킨 북마케도니아 대통령,” 연합뉴스 (2022년 2월 12일자)).
아, 이렇게 감동적인 대통령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정말 꿈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5] 대통령이 손을 잡고 함께 등교하는 엠블라의 모습을 그동안 그녀를 왕따시켰던 친구들이 직접 목격했다면 어떤 마음이 들었겠는가? 또 다시 그녀를 조롱하고 괴롭힐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까? 대통령이 친히 신경 써서 사랑을 베푼 동료인데 말이다. 친구를 괴롭힐 마음 다신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장애를 가진 한 소녀의 작은 아픔까지 헤아려 신경 쓸 줄 아는 지도자를 가진 북마케도니아 국민들이 부럽기 짝이 없다.

지금 우린 한 달 뒤에 향후 5년간 이 나라를 통치할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누구를 찍을 것인가?’ ‘이런 사람이라면 꼭 찍고 싶다’ 이런 지도자가 보이는가? 어느 때보다 그런 후보가 보이질 않는다. 스테보 펜다로프스키를 닮기는커녕 그 근처에 갈 만한 사람도 없다. 감동을 주기보단 구역질나거나 마지 못해 투표를 해야 하는 후보들밖엔 보이질 않는다.

백성을 위하기보다는 자기 배와 자기 명예와 자기 권력을 위해 아랫사람이라 생각되는 사람들을 종처럼 막 부려먹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정치권에 너무 많다. ‘거짓말’, ‘사기’, ‘공갈’, ‘협박’, ‘횡령’과 ‘권력남용', '교만’, ‘부패’, ‘갑질’, ‘내로남불’의 전형(全形, model)은 그들에게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다. 백성을 졸(卒)로 알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 권력을 맘껏  남용하는 정치꾼들이 활개치고 있는 '동물농장'같은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너무도 통탄스럽고 개탄스럽다.  

우리는 언제 소외되고 왕따 당하고 무시되는 약자들의 손을 잡아 위로해주는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까? 살아생전 그런 지도자의 모습을 보는 것이 이토록 요원한 일이란 말인가? 분명 우리 사회엔 그렇게 감동적이고 귀감이 될 만한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이들을 정치권에선 찾아보기 힘들단 말인가? 이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비극이자 슬픈 자화상이다.
대통령 선거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누구를 뽑아야 5년간 쌓여온 스트레스와 울화통이 한꺼번에 싹 가실 수 있을까? 어떤 이를 선택해야 우리의 미래가 희망적일까? 그건 꿈도 못 꾸고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프고 속상하다. 
부디 하나님께서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이 북마케도니아 대통령처럼 자기를 낮추고 비어 작은 국민 하나하나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지도자로 거듭나게 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이라면 탕자나 삭개오 같은 이라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줄 확신한다. 남은 시간 동안 간절한 기도와 열망으로 새롭게 선출될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위해 뜨겁고 간절하게 기도해보자. 
지금 이 나라의 밝은 미래를 위해 대구에서 담임 목회를 하는 친한 선배 목사님이 강단을 다른 이에게 맡겨둔 채 애국운동을 하겠노라 선포하고 서울에 와있는 분이 계시다.

그분이 행한 마지막 설교를 들으면서 나는 절망 가운데 소망을 볼 수 있었다. 얼마나 이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과 우리 후손들을 위한 마음이 절실했으면 한 달간 강단을 대신 맡긴 채 애국을 위해 일사각오의 심정으로 결단하고 나섰겠는가! 이런 지도자들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고 확신한다. 나 역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야겠다 결심한다. 
우리 모두 애국을 위해 뭐라도 작은 한 가지씩 헌신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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