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신성욱계명대 영문학, 총신신대원,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구약 Th.M 수학), Calvin Theological Seminary(신약 Th.M), University of Pretoria(설교학 Ph.D),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두란노, 2014), 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

로또 당첨금 3억보다 소중한 우정과 배려

신성욱 | 2021.04.13 08:37
자살을 기도하던 30대 가장 두 명이 로또에 당첨되고, 이를 둘러싼 미담이 미국방송 CNN, 일본, 영국... 등과 인터넷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 세계 국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달 27일 한강대교 북단 다리 아치 위에서 시작됐다.
성북구 장위동에 사는 김씨(38)는 이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자살을 하기 위해 한강대교 다리 아치위에 올라갔다. 

그런데 거기서 마침 자살을 기도하던 또 다른 박씨(38세)를 만났다. 그러나 주민 신고를 받고 119구조대와 용산경찰서가 긴급 출동해 1시간 만에 이들의 자살소동은 종료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난해 8월 건설업을 하는 친구 원씨(37)의 보증을 섰다가 3억 원의 빚을 떠안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박씨의 사연은 더 기가 막히다.

그는 두 달 전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는 슬픔을 당했지만 죽은 아내가 가해자로 몰리자 법정 싸움에 지쳐 자살을 결심하고 한강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경찰은 다시는 이 같은 일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은 후 두 사람을 훈방 조치했다. 경찰서에서 나와 서로의 처지를 상세히 알게 된 두 사람은 이날 늦게까지 함께 술을 마셨고, 그 후로도 자주 만나 술을 마시며 절친한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다 그달 7일 김씨와 박씨는 당첨되면 반씩 나눌 것을 약속하고 각각 1만원 씩 내서 강남대로 복권판매점에서 로또 20장을 샀다. 
그 중 한 장이 2등에 당첨돼 3억 원을 받게 된 김씨와 박씨. 천성이 착한 두 사람은 그 돈으로 가정을 수습하라며 서로에게 건네줬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일단 김씨가 당첨된 로또 용지를 보관하게 됐다.

그날 밤 김씨는 자신의 마음을 적은 편지 속에 당첨된 로또 용지를 넣어 대방동 박씨집 편지함에 넣고 왔다.
다음은 박씨와 김씨가 서로주고 받은 편지 내용 일부이다.
박씨의 편지, “이보게 친구, 제발 내 마음을 받아주게나. 나야 아이 하나고 다시 돈 벌어 빚 갚고 살아가면 되지만 자넨 상황이 나보다 좋지 않아. 

아이들 엄마 그렇게 떠난 것도 큰 슬픔인데... 엄마 없이 아이들하고 어찌 살려고 그러나. 우선 이 돈으로 가정을 추스르고 내일을 모색해 보게나. 자네 자꾸 이러면 다시는 자네 안 볼 걸세. 명심하게.”
김씨의 편지, “무슨 소린가 친구,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야지. 우선 이 돈으로 자네 빚부터 갚게나. 나는 아직까지는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지 않은가? 

우선 자네 빚부터 갚고 살길을 찾아봐야지. 빚 때문에 고민하다가 또 한강다리에 올라 갈 텐가? 그렇게 자네를 잃기 싫네. 제발 이러지 말게나. 어찌 그리 내 마음을 몰라주는가.”
다음 날 이 사실을 안 박씨 또한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정성스레 편지를 써 장위동 김씨 집 편지함에 로또 용지와 함께 편지를 놓아뒀다.

친구를 배려하는 ‘감동의 다툼’은 이후에도 서너 차례 반복됐다.
그런데 이날도 거하게 술이 취한 김씨가 박씨의 편지함에 넣는다는 것이 엉뚱한 집 우편함에 편지를 넣고 온 것이 또 다른 사건의 발단이었다. 박씨 빌라 바로 위층에 사는 진선행(28세. 여)씨가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한 것이다. 그러나 편지 속의 애틋한 사연을 알게 된 진씨는 당첨된 로또 용지와 함께 편지를 모 신문사에 제보했고, 감동의 미담은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번졌다.

미국의 CNN방송은 “한국 사람의 배려와 인정은 전 세계 최고다”라는 타이틀로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영국의 BBC방송도 “자살 기도자 2명 로또 당첨으로 절친한 사이 되다”라고 보도했고,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 인터넷 판은 “두 사람의 배려, 끝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톱기사로 올렸다.

자살을 위해 한강을 찾은 두 사람, 이렇게 친구가 됐다.
한편 국민뱅크 측은 당첨금 3억 원과는 별도로 김씨의 보증 빚 3억 원을 대신 갚아 주었다. 뿐만 아니라 국민뱅크 측은 억울하게 교통사고 가해자로 몰린 박씨 가족에게 국내 최고의 변호인단을 무료로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법적자문을 통해 박씨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놀라운 선행을 베풀었다.

국민뱅크 대외협력팀 유선한 팀장은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우연찮게 타인으로 만난 두 사람의 우정이 눈물겹고 또한 자신이 이득을 취하지 않고 제보를 해준 양심 바른 진씨에게도 무척 감사드린다”며 이번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좋은나라 운동본부 김진실 대표는, “로또 당첨되면 가족끼리도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까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이들의 감동실화를 접한 영화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이 감동을 그냥 가슴 속에서만 간직하기엔 너무 아쉬워 영화로 만들 계획”이라며, “감동 사연의 실제 주인공 두 명을 섭외해 주연배우로 출연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의 옛 의좋은 형제의 동화 같은 현대판 실화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직은 희망이 있습니다. 매일 매일이 이렇게 상쾌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로또 당첨의 대박을 경험한 후 이혼을 하거나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는 비극적 얘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이처럼 감동을 주는 사연은 처음 접하는 것 같다. 그것도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실화라니 더욱 놀랍고 충격적이다. 두 분 다 어릴 때부터 죽마고우도 아니고 신앙인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어쩜 이렇게 감동을 주는 양보를 서로가 베풀 수 있은 건지 참으로 신기하고 기적같다.

날이 갈수록 민심이 각박해져가는 현 시대에 이런 미담들이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주고 기쁨을 선사한다.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바로 내가 그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주님 나로 세상을 감동케 하는 주역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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