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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회구조속에 놓인 감정

크리스찬북뉴스 | 2017.10.17 01:47
사회구조속에 놓인 감정 감정시대/이현주, EBS<감정시대>제작팀/월북/문양호 편집위원

좋아하지만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는 방송채널과 TV프로그램이 있다. 그것은 EBSEBS에서 방영하는 EBS 다큐프라임이다. 특히 다큐 프라임은 동 채널의 지식채널과 더불어 좋아하지만 제대로 본적도, 언제 하는 적도 알지 못한다. 그것은 두 프로그램 모두 책으로 먼저 접했기 때문이다-지식채널은 책과 함께 부록으로 달려온 시디로 동영상을 간혹 보긴 했다. 아마도 책이 더 많은 정보와 깊이를 줄 것이라는 선입견도 작용한 것도 원인인 듯 싶다. ‘그런데 EBS는 다른 방송보다 보수적이고 딱딱할 것 같다는 인상과 달리 다큐프라임이나 지식채널은 그 주제나 다루는 지식에 있어 웬만한 공중파보다 훨씬 차별성을 보여준다. 특히 주제선정에 있어서 상당히 진보적이고 개혁적일뿐더러 우리 사회와 삶에 대한 상당한 깊이와 시사성을 보여주곤 한다.

 

이번에 나온 감정시대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우리 사회속에서 시민들이 겪는 대표적 감정의 문제들을 찾고 분석하는 정도의 가벼움(?)을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 대표적 감정을 통해 우리 시대의 사회구조적 문제와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EBS다큐프라임의 감정시대를 읽으며 얼마 전 읽은 앤 보스캠프의 난 더 이상 상처에 속지 않는다가 생각이 났다. 이 책은 간만에 보기 드물게 강한 임팩트를 준 책이었다. 인생의 바닥에서 그 상처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어떻게 치유받았는지를 보여줌만이 아니라 주위에 상처 입은 이들을 어떻게 도울지를 보여주는 진솔하며 가슴을 흔드는 책이다. 십자가에 대해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말하지만 정작 그 십자가가 자기에게 어떻게 새겨지고 자신을 변화시켰는지, 또 그 십자가를 내 주위에 어떻게 전하고 있는지를 피상적으로 말하는 경우들이 많은 반면, 저자는 이 십자가 사건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부스러뜨림으로써 우리를 치유하셨고, 또 예수 그리스도처럼 부스러짐으로써 우리는 달라질뿐더러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됨을 보여 준다.

 

그런데 종종 이런 기독교 서적들이 갖는 한계성이 있다. 그것은 개인의 문제에는 탁월하고 힘 있게 접근하지만 정작 그런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이 거하고 있는 사회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론 언급한 책은 그러한 문제를 배제하고서라도 필히 읽어볼 만한 책이고 개인적인 상처에 집중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 책을 제외하고서라도 전반적인 기독교 서적들에서 그런 아쉬움이 남곤 하다는 것이다.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할 수는 있지만 그 상처 입게 된 환경과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상처난 감정이 사회구조적인 문제나 정의구현이 필요한 사건 속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것은 단순히 그 사람을 위로해주는 것만으로는 당장의 위로는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상처입고 짓눌려진 상황에서 그 사람을 그냥 방치하고 그 상황 속에서 살아가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무책임하고 잔혹한 행위이기도 하다. 그것이 비록 의도적인 행위는 아니며 구조적 문제를 깨닫지 못함에서 오는 무감각일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우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감정시대는 주목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지금 우리 사회의 적지 않은 이들이 갖고 있는 감정으로 6가지를 들고 있는데 불안감, 모멸감, 고립감, 좌절감, 상실감, 죄책감을 언급한다. 이 각각의 감정들을 책제목처럼 ‘~의 시대로 규정하면서 각 감정들이 자리하는 대표적 사회문제들을 다룸으로써 이것이 단순히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한동안 우리에게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아직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아들러의 심리학이나 기독교계의 베스트셀러였던 긍정의 힘은 긍정적 마인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환상을 주곤 하지만 감정시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단지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다 해서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에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책에서 예로 들고 있는 거제조선소 파동이나 경제 양극화 현상 등은 우리가 열심을 다해 일한다고 해서 자신이 꼭 도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고용불안과 실직, 비정규직이란 암초들 속에서 내가 열심을 다해 일한다고 해서 내 토대를 지키거나 그 위험요소를 피할 수 없음을 이 책은 지적한다.

 

모멸감도 마찬가지이다. 갑질 대한민국이란 말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한국사회에서 그런 갑질로 인한 희생이 인간성의 무시이며 나랑 관계없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나 자식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노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고찰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립과 좌절은 앞서 불안감이 현실화되어져 실직과 퇴직, 정당하지 못한 임금체계와 차별 속에서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나고 그 대가를 정당하게 받지 못함으로 오는 좌절과 무너짐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런 문제들이 지금 어느 순간 생겨난 것이 아니라 IMF때 경영정상화와 기업살리기란 이름으로 자행된 난파선에서 제비뽑아 던져진 이들에서부터 발생되었고 또 그 버려진 이들을 우리가 의도적으로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를 일깨워 준다.

 

그리고 마지막 두 가지 감정으로 상실감과 죄책감은 특별히 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세월호에서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살아남은 학생들과 사람들, 그리고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과 상실감에 대한 접근은 가슴을 짓이긴다.

 

특히나 눈앞에서 또는 잡았던 손을 놓침으로 친구와 가족의 사라짐을 목도한 살아남은 이들은 자신의 생명은 건졌지만 그들을 자신이 버렸거나 그들 대신 살아난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은 그들에게 이미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주고 말았다. 그런데 더 이들을 아프게 만든 것 중 하나는 이렇게 상실과 죄책의 시대를 살아가는 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게 정부와 일부 극우단체들이 행한 행동은 배신과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와 진배없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공감성을 상실한 무감각이요.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비인간화의 극한을 보여준 것일 게다. 다른 부분도 그렇지만 세월호와 관련한 장은 읽는 내내 눈물을 참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감정을 자극하고자 하는 의도성은 있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차분히 써내려가는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저민다.

 

앞서 언급한 앤 보스캠프의 난 더 이상 상처에 속지 않는다는 내 곁에 있는 이를 공감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며 본질적이다. 하지만 그 공감성은 개인과 친구를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에서도 상처 입은 이들에게까지 확장되어져야 한다, 종종 사회개혁은 외치지만 정작 인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회구조 속에서 아픔을 겪는 이들의 감정을 도외시하고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은 결국 그 구조 속에서 희생양들이 발생해도 개의치 않는 한계성과 비인간성을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

 

그에 반해 이전에 책으로 읽기도 했고 감정시대에서도 잠깐 언급된 정혜신의 사람공부는 자신이 중심된 상담실에서 아픈 이들의 현장으로 찾아가는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주는데 상담자는 아픈 이들이여 오라 하는 종합병원적 차원이 아니라 아픈 이들을 향해가는 119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시대는 아픈 이들을 위해 그저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픈 이들을 향해 그들의 현장으로 다가가고 또 그들을 품으려 노력하며 이해하려는 노력과 그들을 인간 자체로서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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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쇠하는 교회 흥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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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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