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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참된 목자는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습니다(독서편지)

크리스찬북뉴스 | 2017.10.20 20:59
참된 목자는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습니다(독서편지) 참된 목자/리처드 백스터/고성대/크리스천다이제스트/정현욱 편집위원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사역을 한 것 같은데 다 헛된 것 같아 

어느 날 당신이 우울한 눈빛으로 그렇게 이야기 했어요. 항상 십대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얼굴에 생기가 돌고 행복하던 당신이었죠. 그런데 저와 결혼하면서 사역을 내려놓게 되었고, 그 후론 얼굴에서 웃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어요. 결혼 후 두어 달은 침대에서 내려오기 싫어할 만큼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죠. 그리고 넉 달이 지난 지금, 당신은 느닷없이 저에게 그렇게 말했어요. 지금까지 사역이 다 헛된 것 같다고. 저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할 말을 잃었어요. 당신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기 전에 나도 수도 없이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저나 당신이나 교회에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몰라요. 정말 교회 밖에 몰랐죠. 교회에서 죽는 것이 꿈이라고 할 만큼 교회를 사랑하고 성도를 섬기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런데 이제 지금까지 사역이 진짜인지, 옳았는지, 아니면 가치가 있었는지 다시금 묻고 있어요. 오십을 얼마 남기고 있지 않은 어정쩡한 이 시기에 말입니다. 당신은 누구보다 교회를 사랑했어요. 자신의 아이들은 굶길지언정 교회의 아이들을 먹이려고 노력했죠. 교회를 섬기기 위해 빈궁한 삶을 탓하지 않고 적은 사례에도 마다하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으며 지금까지 달려왔어요. 그런데 지금, 당신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니네요. 흔들리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사역이 무엇인지 다시 묻고 있어요. 스스로에게.

 

이틀 전 우연히 길을 가다 시골의 어느 교회를 본적이 있어요. 당신도 넋두리하듯 내가 다시 사역을 한다면 정~말 열심히 하고 싶다.’했어요. 저는 의아했어요. 지금까지의 사역이 회의가 들어 진정한 사역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당신이 갑작스럽게 다시 사역이 하고 싶다는 말을 하니. 그런데 저는 당신의 이중적인 그 언어의 의미를 압니다. 한 편으로 지금까지해온 사역에 의미를 찾고 싶고, 진정으로 바른 사역을 했는가를 묻고 싶은 것이죠. 다른 한 편으로 다시금 열심만 있는 사역이 아니라 사역다운 사역,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바라는 사역을 하고 싶은 것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나도 그러고 싶어라고 했죠.

 

몇 달 전에 어느 가나안 성도를 만나 나눈 이야기가 기억이 나네요. 처음 교회를 나올 때 정말 힘들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괜찮아 진다고. 오히려 이교회 저교회 마음대로 갈 수 있어 좋다고. 가장 가슴에 찔린 고백은 교회 안에 있으면 믿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교회 밖으로 나오면 그 믿음이 깡그리 사라지고 없다고.’ ‘교회가 성도 스스로 삶 속에서 믿음을 지키도록 하지 못하고 교회는 단체 안에, 프로그램 안에서 믿음 있는 척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냐고약간 어패가 있는 말이긴 했지만 대단히 중요한 말임에는 틀림없어요. 스스로 자생할 수 없는 믿음이라면 그게 진정한 믿음일까? 야곱이 마태의 동생이라고 우겨도 모르는 교인들에게 자생할 수 있는 믿음을 요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불성설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 있으니 아브라함을 몰라도, 예수님의 십자가의 의미를 잘 몰라도 세례를 받고, 집사가 되고 중직자가 되어 교회는 섬긴다고(?)하죠. 문든 기존의 교회들이 하고 있는 이러한 사역이 진정 하나님께서 바라는 사역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당신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우리의 사역을 되돌아보고, 점검할 수 있는 리처드 백스터의 <참된 목자>라는 책입니다.

 

내 기억으로 17년 전쯤에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상우가 번역한 <참된 목자>였습니다. 지금은 동일한 출판사에서 고성대의 번역으로 새롭게 완역되어 나왔습니다. 이 책이 얼마나 유명한지 적지 않은 출판사에서 <참 목자상>이란 제목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풋내기 전도사로 불을 토하듯 설교하며 뛰어 다녔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심장이 멎는 듯 한 멍한 느낌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무엇 때문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으나 마음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여운은 내가 감히 이 사람의 목회를 따라갈 수나 있을까?’라는 일종의 두려움과 경외감이었습니다. 이건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필립 도드리지라는 유명한 목사도 젊은 목회자라면 목회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했고, ‘이 책에서 언급되는 실천적인 부분은 적어도 삼사 년을 주기로 다시 읽어야 한다고했으니까요. 탁월한 청교도 연구가요 영성학자인 제임스 패커는 백스터는 죽었지만, 그의 책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할 만큼 탁월한 교사였습니다.

 

누구보다 탁월한 사역을 해온 당신에게 이런 책이 필요할까 잠깐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다시 살폈습니다. 세 번을 넘게 읽은 책인데도 다시 보니 저자의 통찰력 있는 목회관에 다시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 3편으로 되어있는데 1편에서 목회를 말하기 전에 먼저 자아 성찰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자신을 돌보는 것이야말로 목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2편에 가서야 비로소 목양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3편에서는 목양의 한 방편인 교리문답에 대한 실용적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문득, 지금까지 사역해온 교회에서 성경공부나 교리 공부를 시킨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성경보다는 상담하려고하고, 교리보다는 프로그램을 열어 교회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열심 있는 사역이었지만 양육과 진리에 대한 진정한 가르침이 없는 열심은 아니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읽을 때도 1자아성찰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심방과 교리교육에 대한 리처드 백스터의 가르침이 당시에는 크게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실용적인 어떤 것을 찾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자아성찰과 교회가 전반적인 문제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의 가졌던 열심 속에 무엇이 빠진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하나님 앞에서의 실존적 성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설교 한 번 잘하는 것으로 우쭐하고, 연말이 되어 맡은 부서가 몇 % 성장한 것으로 으스대는 우리의 모습은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정작 우리의 영혼은 허영의 썰물에 떠밀려 가는 데 말입니다.

 

여러분은 그 복음이 효과적인 사역을 전하면서도, 정작 여러분 자신은 그 사역에 이방인이 된 것은 아닌지, 여러분은 구세주가 필요하다고 세상에 선포하면서도, 정작 여러분의 마음은 그분을 무시하고 그분에 대한 관심과 그분이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주의하십시오.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멸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하면서, 정작 여러분 자신은 멸망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양식을 준비하라고 하면서, 정작 여러분 자신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지는 않은지 여러분 스스로 주의하십시오.”(61)

 

정작이라는 말, 그 뒤에 따라오는 당신이라는 말, 그 말이 저를 두렵게 합니다. 가끔 우리의 사역을 돌아보면 은혜로 시작한 사역이 일이 되고, 의무감이 되고 급기야는 짐이 되어 귀찮게 되고 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스스로 바른 목회를 하고 있다고 믿어 버립니다. 왜냐하면 거룩한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교를 정확히 하려고 많은 연구는 하지만 설교대로 정확히 살기 위한 연구는 거의 하지않는다는 말에는 큰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목양은 목양의 대상이이 있기 전 우리 또한 목회자이고, 하나님의 양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대로 살려고 발버둥 쳐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가운데 드는 사역이 헛되다는 생각은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지 않은 탓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목회자는 성도가 아니라 하나님께 인정 받아야하고, 성도들에게서 칭찬을 받고 행복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통해 행복을 느껴야하기 때문입니다.

 

문득 리처드 백스터는 어떻게 살았는가 궁금해졌습니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살려보고, 책에서 소개한 백스터의 삶을 탐색해 보았습니다. 퍼즐처럼 흩어진 백스터의 조각 속에서 몇 가지의 단서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처음 그는 영국 국교회의 사제로 서품을 받았더군요. 이것은 그의 신앙 배경이 루터와 칼빈의 개혁적 성향과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영국의 급변기였습니다. 청교도 혁명이 일어날 때 리처드 백스터는 국교회에서 나와 청교도에 가담하게 됩니다. 올리버 크롬웰 이후, 왕정복고가 이루어지면서 다시 왕을 중심으로 국교회가 권력을 잡게 됩니다. 이때 찰스2세가 국교회 주교직을 제안하지만 이를 거절하고 결국 박해를 받으면서 비국교도의 목사로 살아가게 됩니다. 1685년에는 국교도를 중상했다는 이유로 18개월 동안 투옥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결코 순탄하지 않는 삶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평생 200권이 넘는 책을 썼고, 매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독서모임과 목사들을 지도했다고 전해집니다. 어쩌면 그는 평생 제대로 된 쉼도 없이 박해를 받고, 목양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부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저술 활동을 통해 또 다른 목양을 했습니다. 국내에 번역된 그의 책을 보니 <회심> <성도의 영원한 안식> <회심으로의 초대> <하나님의 가정> 등이 보입니다.

 

리처드 백스터의 생애를 약간 다룬 제임스 패커의 글을 읽으니 그가 얼마나 탁월한 교사였는지 금세 알 것 같습니다. 키더민스터 도시에 있었던 변화는 18세기 일어났던 폭발적 부흥과도 비교될 만큼 극적 변화였다고 하네요. 흥청망청 살아가던 그 도시가 백스터가 부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회심하고, 교회로 몰려 들어왔고, 가정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힌 책이라 할 만합니다. 목회 자신의 거룩과 성도 개인을 돌보는 일대일 심방사역, 그리고 그들이 영적 체계를 세워주는 교리 교육을 통해 성도들을 지도했던 것입니다. 백스터는 교리문답을 건전한 말씀들의 틀’(242)이라고 표현합니다. 실제로 교리는 복잡하고 모호한 성경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명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리처드 백스터의 권면을 다 읽고 나니 당신의 살아온 사역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보다 설교에 열정을 쏟아 부었고,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한명한명 찾아가 위로해 주었죠. 하루의 24시간이란 시간이 늘 모자라 더 많은 시간을 하나님께 헌신하고 싶었던 당신이 아니었습니까? 이제와 사역의 허망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사역의 문제가 아니라 다시한 번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백스터가 목양의 방법론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사역자 자신을 돌보라고 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지 못한 설교자야말로 이 땅에서 가장 불행한 피조물’(63)이라는 백스터의 선언은 지금 우리가 다시 하나님의 은혜를 갈구해야할 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당신의 사역에 대한 회의는 실망이 아닙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충직하게 반응했고, 성실하게 성도들을 섬겼습니다. 말씀을 가르치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부었고, 긿고 방황하는 아이들은 찾아가 사랑으로 품었습니다. 리차드 백스터의 <참된 목자>는 당신의 사역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당신 안에 드는 그런 헛헛함은 사역에 대한 문제이기 보다 고독과 소외를 통해 하나님께서 당신과 친밀함을 갖고 싶어한다는 사인처럼 보입니다. 그동안 당신은 몸을 아까지 않았던 탓에 육신이 약해져 있고, 그로 인해 심신도 약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재충전하여 일어서기를 바래 봅니다.

 

당신은 옳았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멋진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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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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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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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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