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평

진정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면

정현욱 | 2018.08.16 09:19
진정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면 좋은 아빠가 좋은 아들을 만든다/릭 존슨/채천석, 조미숙/그리심/정현욱 편집위원

진정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면

 

오십이 코앞이다. 갓 스물이 되었을 때 어머니께 돈을 많이 벌어 효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신학을 하면서 돈과 상관없는 인생을 살았고,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시간이 갈수록 부모님께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임종구 목사의 말대로 이 땅에서 목회자로 산다는 것은 죄인이 된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임종구 목사는 자신의 제자훈련 여정을 담은 <단단한 교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례비를 받아본 지는 오래되었고, 교회 이자를 메꾸기 위해 농사짓는 부모님 농자금에, 친족과 처가의 돈까지 밀어 넣었다. 우리는 죄인이 되어있었다.”

 

작년 가을 교회를 개척했다. 말이 개척이지 가족끼리 예배드리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님의 이름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점에서 엄연히 교회다. 문제는 그다음부터 일어났다. 사례비는커녕 아무런 수입이 없기 때문에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일 년 가까이 지옥 같은 시험이 닥쳐왔다. 그런 시간을 지나고 지난달 마음을 비우고 일급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이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아버지인 나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으며, 그들이 나를 존경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도 많았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도대체 좋은 아빠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좋은 아빠가 될까? 저자인 릭 존슨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탁월한 강연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기독교인이 되었던 때는 그의 나이 마흔이었다. 한참 늦은 나이에 진정한 신앙을 갖게 되었고,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좋은 아빠란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된 것일까? 알코올 중독자 가정에서 자라났고, 부모님은 시도 때도 없이 싸웠다. 그도 자라나 약물 중독자가 되었고, 적지 않은 여자들과 잠자리를 같이했다. 스물다섯에 결혼을 했지만 삶이 나아진 건 없었다. 다행히 상담을 통해 약물 중독에서 빠져나왔지만 좋은 아빠는 아니었다. 그러다 마흔에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났고, 위대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좋은 아빠가 무엇인지 공부하기 시작했고, 결국 스스로 좋은 아빠가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책을 쓰고 강연을 시작했다. 이 책은 그 노력의 결과물이다.

 

본서는 모두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필자는 이것을 3부분으로 나누어 보았다. 1-3장까지는 아버지란 누구인가를 생각한다. 4-7장까지는 두 번째 주제이자 핵심인 자녀에 대한 양육을 다룬다. 마지막 8-12장까지는 가정생활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가장 자신 없는 자녀 양육에 대한 두 번째 부분을 유심히 살폈다. 4장은 아들과의 유대를 다룬다. 아버지의 부재나 단절은 자녀들에게 치명적인 해를 가져온다. 노여움과 고통, 극단적인 행동, 약물중독, 상실감, 동성애 등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나와 비교하니 두려울 만큼 일치한 것이 없다. 문득 나에게 있는 아픔과 상처는 어디서 왔을까를 생각하니 아버지와의 단절때문인 듯하다. 유난히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어머니를 한 가족으로 보지 않았고, 자녀들과 대화하는 법을 몰랐다. 아직도 유난히 선명한 기억이 하나 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네 명의 아들을 작은방에 불러 모았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성장하는 아들들과 대화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해 봐라.”

 

그것이 전부였다. 형제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고, 나는 이상하게 울고 말았다. 내가 왜 울었는지 나도 몰랐다. 아직도 그때의 눈물의 정체를 모른다. 다만 아버지가 대화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의 아버지, 즉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태어난 후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으니 아버지는 아버지와 대화한 적이 없는 것이다. 칭찬도 없고 잘못하면 매만 들었던 아버지가 너무 싫었다.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했지만 난 지금 아버지와 너무 닮아있다. 소름이 끼치도록. 릭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아빠가 주위에 없을 때, 소년은 그의 구획에서 그를 방어해주고 코치해줄 아무도 없이 홀로 혹독한 세상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상처를 이해해주고 동정해줄 사람 없이 홀로 남겨져 있다. 아빠의 보호하는 영향의 범주 안에 살아가는 소년은 스스로 재편성하고, 상처를 이겨내고, 치유할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를 발견한다”(73-74).

 

아버지는 피난처다. 내가 좋은 아빠가 아닌 이유는 아들들에게 피난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난 아이들을 방치했고, 방관했다. 잘못했을 때만 야단치는 모습이 아버지를 꼭 닮아 있다. 그렇다면 난 아버지에게 잘(?) 배운 것이다. 문제는 내가 그리스도인이며 목사라는 것이다. 5모든 아빠들이 하는 실수들에서는 책을 덮고 싶을 만큼 마음이 아팠다. 지면을 적지 않게 차지하겠지만 제목만이라도 여기에 옮겨 보자.

 

첫 번째 실수-강점이 아닌, 약점을 강조하기

두 번째 실수-신체적인 애정표현을 피하는 것

세 번째 실수-너무 적은 시간을 주는 것

네 번째 실수-성과를 요구하기

다섯 번째 실수-재미있게 노는 것을 잊는 것

여섯 번째 실수-실패를 두려워하는 것

일곱 번째 실수-당신의 힘을 남용하는 것

여덟 번째 실수-우정에 대한 당신의 필요를 무시하는 것

아홉 번째 실수-모순되는 것

열 번째 실수-현실에 안주하고 수동적이 되는 것

 

어느 것 하나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안 보인다. 특히 1.5.7번째는 나와 너무 닮아 있어 두렵기까지 하다. 오래전 읽었던 책 중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있다. 이곳에서 켄 블랜차드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잘할 때는 무관심하다가 잘못할 때만 야단을 친다는 것이다. 칭찬이든 야단이든 그것은 관심이다. 칭찬은 잘하는 것에 물을 주는 것이지만, 야단은 못하는 것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 결국 칭찬하면 더 잘하지만 야단치면 더 못하게 되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첫 번째 실수인 강점이 아닌 약점을 강조하기는 방법은 약간 다르지만 잘못된 관심과 관점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을 가진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잘하는 것보다 잘못한 것에 쉽게 관심을 갖게 된다. 칭찬은 노력이 필요하고, 야단은 절제가 필요하다.

 

자녀에 대한 잘못된 태도는 아버지인 자신 안에서 나온다. 그것은 다시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것이다. 릭 존슨은 3장에서 과거와 타협하기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의 아버지는 그냥 남자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라”(63)는 충고는 의미심장하다. 아버지를 놓아주지 않으면 결국 나는 아들들에게 동일한 오해(?)를 받게 될 것이다. 나의 아버지와 화해하지 않으면서 아들들이 나를 좋은 아버지로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기기만이란 생각에 닿았다.

 

9존중에서 릭 존슨은 남자들이 바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옳은 판단이지만 어려운 것이다. 남자들은 누군가로부터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용기가 생긴다. 문제는 그러한 존중은 타인을 존중함으로써 얻어지는 결과라는 것이다. 풀어 설명하면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에게도 존중받지 못한다.

 

나는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존중으로 대함으로써 존중을 얻는다고 믿는다. 그렇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존경할 만한 가치가 없게 행동하지만, 나는 존중이야말로 인류의 근본적인 필요라고 생각한다. 일단 존중에 대한 필요가 충족된다면, 그들은 더 쉽게 그것을 되돌려 줄 것이다”(215).

 

릭의 말을 바꾸어 말하면 아들들에게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아들을 존중해야 한다. 문제는 타인에 대한 존중은 내 스스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열등감에 휩싸인 사람은 타인을 존중하지 못한다. 독설과 비판, 야유와 비아냥을 쉽게 한다. 모든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해야 한다. 저자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더 나아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나로 하여금 아내와 자녀들을 충만히 사랑하도록 해”(216) 준다고 말한다. 존중할 만한 사람이 아님에도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그가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기 때문이다”(217). 행위가 아닌 존재만으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아버지다. 그러나 자격이 없다. 일상이 된 가난이 마음을 짓누르면서 무엇을 하면 아이들이 나를 존경할까를 고민한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 나도 나의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중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결국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충만하지 않음이 아닐까?

 

이 책은 생각보다 여운이 길게 남는다. 마지막 유산 남기기에서 릭은 하나님께서 남자를 부르신 이유를 가까운 사람들을 구원”(294) 하기 위함이라 말한다. 아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또한 아내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충고한다. 



 


더 자세히 보기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647개(1/133페이지)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