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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폭풍 속에서 들려오는 창조적 지혜

정현욱 | 2020.03.26 10:36
폭풍 속에서 들려오는 창조적 지혜 지혜말씀으로 읽는 욥기/안근조/감은사/정현욱 편집인

 

욥기는 낯설고 어렵다초반은 신화적 성향이 강하고 중반부는 밑도 끝도 없는 논쟁의 연속이다후반부는 어떤가끊임없이 이어지는 하나님의 질문과 아무런 결론도 없이 욥의 축복이 주어지고 마무리 된다. 23년이 넘도록 설교를 했지만 욥기 설교는 한 손으로 꼽을 만큼 적다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단 한 번 밖에 하지 않았다욥기를 이해하기 위해 적지 않은 주석과 책들을 참고 했지만 단 한 번도 명료하게 정리된 적이 없었다욥기의 구조는 단순하다. 1-2장은 천상의 회의를 통한 욥의 고난 이야기고, 3-37장까지는 친구들의 방문과 논쟁으로 점철된다마지막 부분인 38-42장은 하나님의 현현과 욥이 받은 축복이다그런데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사탄이 하나님과 대화한다는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욥과 친구들의 논쟁은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당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왜 비슷한 내용을 끊임없이 되풀이 하는 것일까그리고 엘리후는 왜 갑자기 등장하며하나님은 답을 주지 않고 질문만 하고 사라지는 것일까몇 권의 주석들과 개요서들은 나름 의미 있게 해석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았다필자가 알고 싶은 건 단지 욥기 흐름이나 신학적 주제가 아니었다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욥과 친구들의 논쟁과 하나님의 질문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가였다.

 

구약 자체가 설교자들에게 인기가 없기도 하거니와 욥기의 경우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함 때문에 멀어졌다실제로 최근 10년 동안의 설교 통계를 개략적으로 살펴봐도 욥기를 본문으로 설교한 목사들은 많지 않다검색을 통해 노출된 설교를 찾아 읽어 봐도 대부분 획일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그것은 욥의 믿음과 인내이다이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그런데 필자는 이러한 주제를 용납하기 힘들다적어도 필자가 보기에 욥은 신실한 믿음의 소유자는 아닌 듯 하다그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고 확신한다왜냐하면 그는 모든 것이 무너진 상황에서 믿음 없는 자처럼 자신의 생일을 저주했고하나님을 원망했다욥기를 찬찬히 읽어보자욥이 고난 속에서도 감사했는가필자가 보기에 아니다그는 감사하지 않았고도리어 원망했다욥기 속에 있는 욥은 믿음의 사람도 아니고 인내의 사람도 아니다그는 단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욥은 인내로 대변될 수 있으며(약 5:11), 욥기는 지혜서이다그러니까 바로 이 평가들이 나는 용납할 수 없었다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아마 욥기를 순수하게 읽은 독자들이라면 욥의 믿음이나 인내보다는 처절한 울부짖음에 더 공감할 것이다거두절미하고 이제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저자의 욥기 관련 논문들을 다듬어 가독성을 높여 출판한 책이다그러다보니 철저한 일관성이나 연관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저자도 대략적인 순서를 말하면서도 꼭 순서대로 읽어나갈 필요는 없을 것’(13)이라고 조언한다그렇다 이 책은 반드시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그러나 순서대로 읽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며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하지만 욥기를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면 필히 정독하기를 추천한다어느 한 곳도 쉽게 넘어갈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먼저 욥은 의로운가?’라는 질문부터 해 보자일반 개혁신학적 관점에서 의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신뢰이다(창 15:6). 대부분의 설교자들은 욥의 의로움과 하나님에 대한 경외를 1-2장에서 찾는다그것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욥의 마지막 부분이 아닌 초반부에서 의로움을 단정 짓는 것은 결코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욥은 분명 의롭다(욥 42:7). 그렇다면 욥의 의로움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필자의 독법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자는 욥기의 저자의 관점을 통해 드러낸다저자는 욥기의 저자를 포로후기 즉 주전 6세기 후반에서 5세기 전반에 활동한 이스라엘의 지혜자로 조심스럽게 추정’(27)한다저자는 이 시기를 포로기 후기로 산정한다몇 가지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합리적 추론을 이어간다단어와 어근들에서 아람어화된 형태가 드러난 탓이고통치자들의 명칭이 포로 후기에 페르시아 시대이기 때문이다또 하나는 사탄이란 개념은 포로후기의 예언서인 스가랴(슥 3:1-2)와 비슷하기 때문이다네 번째 근거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악인의 번영과 의인의 고난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질문들은 포로후기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악이 횡행하고모든 안식처와 보호막이 벗겨진 포로 후기의 관점에서 욥기를 읽어야 한다.

 

욥기의 저자는 포로후기 초기에 예루살렘의 회복을 꿈꾸며 바벨론으로부터 귀환한 경건한 유대인들 가운데 전통적인 야웨신앙의 한계를 초월하여 계시와 깨달음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한 지혜자의 기록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29).

 




필자는 저자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연대적인 문제나 저작 시기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논쟁 중이고 확정하기 힘든 많은 난제를 가지고 있다그럼에도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그것은 욥의 고난은 개인의 고난인 동시에 공동체의 고난으로 이해해야 마땅하다포로기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든 삶의 보호막이 무너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욥의 상황은 자신들의 처지와 다르지 않았다욥기는 답이 없다오히려 질문만 난무하다그럼에도 당당하게 지혜서로 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이곳에 역설이 담겨 있다저자는 개관에서 친구들과 욥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설명한다.

 

본문에서 친구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눈앞에 펼쳐진 욥의 현실과 유리된 교조적 신앙의 반복에 있었다반면에욥은 철저히 실존적 현실의 문제를 안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고 있다삶의 현실과 동떨어진 관습화된 기도는 하나님 앞에 상달되지 않는다삶의 한 가운데서 인생의 부정성(negativity)을 정직하게 떠안은 채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부르짖음이 응답된다”(35).

 

욥은 이해되지 않음을 삶과 유리된 교조적 고백으로 포장하지 않았다이해되지 않는 삶의 모호함을 부정하지도 않았고그것을 끌어안고 하나님께 항변했다저자는 2장 4절의 가죽으로 가죽을 바꾸오니를 가죽 둘레에 가죽을 (둘러 주셨다)’로 해석한다그렇다면 이 표현은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삶의 근본이 들어있는 인생의 바운더리그 삶의 울타리들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49). 즉 욥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울타리들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욥은 하나님의 묵인하에 울타리안의 조화로부터 울타리 밖의 무질서’(51)로 내던져진 것이다이것은 정확하게 반()창조이다창조는 무에서 유로혼돈에서 질서로텅빔에서 충만으로 나아간다욥은 정확하게 거꾸로 되돌아간다욥은 이러한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가 항변한다.

 

저자는 욥이 항변과 논쟁을 통해 점점 깨달음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통찰한다첫 단계는 단지 울부짖음에 불과하다두 번째 단계는 상황의 원인을 묻는 적극적인 항변의 모습’(345)으로 발전한다왜 악인이 형통하며왜 악한 자들이 평안하며 번영하는가 묻는다이로서 욥은 기존에 가진 전통적인 하나님에 대한 앎을 넘어 선다친구들은 끊임없이 욥에게 응과응보의 원리로 책망한다말이 통하지 않자 욥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무고함을 변호받기 위하여 하나님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제기’(346)한다탄식은 도전으로 발전하고도전은 다시 하나님을 소환하는 데까지 거침없이 나아간다.

 

욥기의 서론부터 시작되었던 욥을 둘러싼 울타리들이 이제 28장을 거쳐 31장에 이르러 완전히 붕괴되었다그러나 동시에 이제 욥의 세계는 모든 경계가 무너져 내린 그 혼돈의 한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신비에 새롭게 열리게 된다”(348).

 

고난즉 광야는 하나님의 학교이다모든 보호막이 무너지고경계가 사라진 곳에서 하나님은 욥을 만나신다친구들과의 논쟁은 지금까지 욥의 인식을 지배해온 정통적 신정론을 깨고 실존적 체험으로 이끈다울타리 밖에서 욥은 부르짖는다.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불안만이 있구나”(3:26).

 

욥은 처음에 자신의 의로움을 변호해줄 ‘변호자’(9:33)를 찾았고, 그 다음은 ‘보증자’(17:3)를, 그리고 마침내 ‘구속자’(19:25)를 고백한다. 친구들과 논쟁을 통해 욥은 점점 하나님께 나아간다. 결국 하나님은 폭풍 속에서 욥에게 말씀하신다. 폭풍 가운데서 들려지는 하나님의 음성은 지혜자의 음성이며 욥을 가르친다. 욥기 전체는 ‘종교적 완전으로부터 지혜자의 절정의 경지에 이르는 욥의 배움과 깨달음의 과정을 담고’(118쪽)있다. 이것이 친구들과의 논쟁이 주는 의미이다. 울타리 밖에 있는 욥, 즉 고난 가운데 삶을 실존적으로 체득하는 욥과 아직도 정형화된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가진 친구들과의 논쟁인 것이다. 친구들은 끊임없이 욥에게 인과응보(因果應報)를 가르친다. 그러나 욥은 그것을 부정한다. 그렇다면 욥의 주장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 


여호와는 폭풍 속에서 욥에게 말씀하신다. 즉 하나님은 폭풍 속에 계신다. 인간이 닿을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다. 폭풍 속에서 욥에게 하신 질문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통제 밖의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그것들은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피조물들이다. 41:9에서 갑자기 1인칭으로 전화된다. 이것은 하나님의 독백인 동시에 천상의 존재들에게 욥에 대하여 소개하는 것이다. 특히 사탄에게 욥이 누구인가? 그는 리워야단에 비결될 만한 존재이다. 


“그 사탄 역시 하나님을 중심으로 서 있는 천상회의 석상에서 지금 하나님께서 욥에게 대답하시고 그를 끝내는 의롭게 여기고 계심을 잠자코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욥은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대면하여 ‘욕하지’ 않았다(참 1:11, 2:5). 오히려, 인간의 역사 가운데 나타나는 악의 문제에 대면하여 분연히 떨쳐 일어섰던 것이다”(305쪽).


그제야 모든 것이 풀리는 것 같다. 친구들과의 논쟁은 천상에서 사탄과 천사 그리고 하나님께서 바라보고 계신다. 시간이 지날수록 욥은 논쟁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정립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간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을 구속주로 고백한다. 하나님은 폭풍 속에서 말씀하심으로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여 역사하고 계시는 분임을 드러내신다. 욥은 그 안에서 ‘티끌과 재’와 같은 자신을 다시 인식하고 생각을 전환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처분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인간이 아니라 이제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그 본연의 청지기적 모습으로 적극적으로 나아오기 원하’(315쪽)시는 하나님의 사명자로 살아간다. 욥은 새로운 경계 안으로 들어간다. 이전의 경제와 가정, 신체적 울타리가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 선상에서의 자기 발견’(322쪽)을 통해 자신을 인식한다. 


경이로운 책이다. 몇 곳에 투고한 논문을 모은 것이기에 일관성이 약하지만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귀한 논문들이다. 지금까지 읽은 욥기에 관련된 그 어떤 책보다 위대하고 탁월하다. 몇 번을 더 읽을 참이다. 서평을 위해 욥기를 두 번 넘게 읽으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욥기는 지혜서다. 욥기가 알려주는 지혜는 신정론이 아니라 실존적 신앙의 삶이다. 모든 것이 모호하고 뒤죽박죽이 된 역병이 창궐하는 시대에 욥기는 더 깊은 하나님의 신뢰로 나아가도록 독자들을 이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고난 가운데서 살아가는 이들과 말씀을 가르치는 이들에게 더욱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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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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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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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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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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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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