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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경 읽기의 두려움을 넘어

정현욱 | 2020.04.29 22:22
성경 읽기의 두려움을 넘어 다시 성경으로/레이첼 헬드 에반스/칸앤메리/바람이불어오는곳/정현욱 편집인

성경 읽기가 두려웠다. 성경의 실체가 폭로될까 봐 노심초사했다. 성경을 수메르 신화에서 베낀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저주스러운 댓글로 폭격했다. 성경을 비평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날을 세워 공격했다. 그건 두려움이었다. 그 두려움의 기저(基底)에는 내 스스로 성경에 대한 확신이 완전히 파괴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깔려 있었다. 만약 지금 성경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다면 살아갈 이유와 목적을 상실할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발악했고,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러나 이미 난 성경에 대한 회의를 시작했다. 이미 선미는 침수가 시작되었는데 애써 인정하고 싶지 않아 구명정에 오르지 않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두려움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던 것일까? 기억의 필름을 거꾸로 돌려 보았다.

 

스물일곱이란 늦은 나이로 대학교에 들어갔다. 꿈만 같았던 신학교 강의들은 천사들의 합창 소리 같았다. 그러나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주석과 성경 연구 논문들은 기존의 성경관과 신앙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성경은 수정되었다. 누군가에 의해 편집되고 교정되었다. 수메르 신화의 것을 베끼고 수정해 사용했다는 등의 수많은 내용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에 밥을 먹고 도서관에 올라가 하루 종일 책만 읽었다. 그런데 점점 책을 읽기가 힘들어졌다. 두려웠다.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었던 성경이 누군가에 의해 편집되고 수정되었다니. 모세오경을 모세가 쓰지 않았다는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신명기에 모세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그래 죽은 모세가 어떻게 죽음 이후의 일을 기록할 수 있겠는가. 고개는 끄덕였지만 두려움은 더욱 확장되고 증폭되었다. 공황장애가 일어나듯 성경 장애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 미친 듯이 부정하고 아니라고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였다.

 

당시 부산의 교회 전도사로 있었다. 유초등부 부장 집사님이 궁금하다며 마태복음 1장의 족보에서 몇 사람이 빠져 있고,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누락되었다고 말했다. 처음 듣는 소리였다. 설마? 성경인데? 정확무오, 문자적 영감에 의해 기록된 오류 없는 성경이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그 다음날 곧바로 도서관에 달려가 마태복음 주석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사실이었다. 성경은 오류투성이고, 수많은 사본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은 많은 사본들을 짜깁기해 만든 것이며,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 속에서도 많은 번역상의 오류와 왜곡이 일어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말이다. 그 후 2년 정도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물론 성경 읽기와 신학서적 읽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무덤 같았던 2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성경으로돌아왔다. 아니 더 많은 시간 동안 고민하고 조심스럽게 성경을 읽어 나갔다.

 

저자인 레이첼은 필자와 다른 듯 비슷한 시간을 지나쳐 왔다. 아직 회심(?)의 여정을 담은 교회를 찾아서(비아)는 읽어 보지 않아 정확한 내력을 알지 못하나 여기저기 흩어진 저자의 고백을 담은 고백들을 추려보면 다시 교회로 그리고 성경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았다. 다시 성경으로 돌아왔을 때, 그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성경을 읽으려 했던 고지식한 편견을 내려놓자 성경은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흥미로웠다. 저자인 레이첼 역시 다시 성경으로되돌아왔을 때 매혹적인 성경의 참모습을 발견’(29) 했다고 말한다. 그렇다! 성경은 매혹(魅惑)’적인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만약 그리스도인들이 문자적이고 편협적인 시각에서 벗어난다면 성경은 매혹적이며, 유익한 책이 된다고.

 

우선, 나처럼 보수적인 복음주의 배경에서 자랐지만 자신이 배운 성경과 실제 성경 간의 큰 차이를 발견하고 그 사이에서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 그다음은 현재의 나처럼 진보적인 전통을 가진 교회에 속했지만 예배 시간에 사용되는 말씀의 배경과 의미,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살펴보기 원하는 이들. 아무쪼록 독자가 엄격한 문자주의와 지나친 자유주의 양쪽을 모두 지양하고 말씀 그대로를 이해하려고 할 때 성경이 얼마나 매혹적이고 사실적인지 경험하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31).

 

그렇다. 성경은 매혹적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넘어야 할 회의의 강은 너무나 깊다. 일반 기독교인들이 알고 있는 성경은 처음부터 삶과 격리된 것이다. 우격다짐으로 점철된 가르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유할 틈을 주지 않음으로 성경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갖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 갑자기 맞닥뜨린 성경의 민낯은 공포와 두려움을 가져다준다. 아이를 낳는 산고의 고통이 지나면 새 생명을 맞이하는 기쁨에 휩싸이듯 회의와 번뇌의 산을 넘으면 모호함 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그리 길지 않다. 8개의 장으로 8개의 주제를 풀어낸다. 어쩌면 그것은 주제라기보다는 난제이다. 첫 장 기원 이야기는 나라를 잃고 바벨론에 유배된 유대인들의 관점에서 진행된다. 우주의 중심이며, 신 중의 신으로 알려진 여호와의 백성들이 우상을 섬기는 나라에 패하여 포로로 끌려오다니. 그는 곧장 그들이 섬긴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누구신가 묻는다. 고난은 삶에 질문을 던진다. 유대인들은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수많은 질문은 그동안 등한시했던 성경을 탄생시킨다. 그러니까 성경은 무정한 어떤 창조주의 객관적 서술이 아니라 삶의 맥락에 임하신 하나님의 계시인 것이다. 마치 시계추처럼 믿음과 의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54) 삶의 정황 속에서 성경은 빚어진 것이다.

 

성경을 읽는 것은 학회에 초청받는 것이 아니라 링 위에 오르는 것이다. 하나님은 긴 세월 내려온 생생한 대화의 장으로 우리를 초대하셨다”(75).

 

그렇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회의와 믿음의 끊임없는 고지 싸움이다. 그러니 골치 아플 수밖에. 성경을 읽지 않았다면 간파할 수 없는 깊은 고뇌의 열매들이 각 장마다 스며있다. 3장 전쟁 이야기에서 신앙적으로 회의에 빠질 때 가장 힘든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그가 속했던 공동체와 격리되는 느낌’(133)이다. 괜찮다고 말하면 모든 것이 잘 흘러가는 듯하다. 그러나 거짓된 자아에 함몰되어 자기를 잃을 것이다. 저자는 결국 교회를 떠났다. 아니 의심을 병든 사람 취급하는 공동체를 떠났다. 그리고 과감하게 광야로 들어갔다. 이 책은 광야의 씨름을 통해 얻은 통찰들이다.

 

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과도한 상상력에 익숙지 않아 몰입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몇 곳도 있다. 용두사미처럼 흥미진진한 도입에 비해 결미는 밋밋한 곳도 발견된다. 필자가 보기에 이 책은 명징한 결말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고뇌의 과정, 회의의 여정 속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강하다. 5장 저항의 이야기는 예언자들을 괴롭히는 용과 짐승이 누구인지 그려낸다. 용과 짐승은 조직이고, 편협한 시각이며, 편리함에 안주하려는 상상력이 결핍된 신앙이다. 예언자들은 이러한 악들에 저항한다. 예언자는 광야에 산다. 광야는 답이 없다. 끊임없는 질문만 있다. 그렇기에 광야는 모든 기만과 술수를 제거한다.

 

말로 정확하게 짚어내기 힘든 여성성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맥락을 뛰어넘는 듯한 과도한 상상력 때문에 몰입을 방해한다. 아마도 이러한 불편함은 필자가 보수적 한국 장로교단의 목사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저자가 보수적이지만 독립성과 자율이 현격한 미국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끔씩 만나는 명문장은 깊은 샘에서 길러낸 생수처럼 시원하게 한다. ‘바람이불어오는곳이란 이름을 가진 출판사의 처녀 출항이다. 멋진 표지 디자인과 군더더기 없는 명징한 번역은 독자들을 충분히 즐겁게 한다. 부디 멋진 항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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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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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의 모범 사례
로마서 강해1: 로마서 1-2장
김병훈/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나그네 교회 담임목사이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병훈이 쓴 책 중에서 처음 읽어본 것은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슬픈 인생과 그리스도의 위로>였다(2021). 책 제목만 보고 가졌던 선입견이 금세 무너졌다. 저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신앙 서적이 그렇듯 몇 구절의 성경 본문을 가볍게 훑고 나서 숯한 예화와 쉴 새 없는 권면으로 독자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다. 주해가 풍성한 책이었다. 그 말은 저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연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런 저자의 열심...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개혁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 뜨거운 열심을 원료로 한다
종교개혁 신학: 조직신학 관점의 개요
매튜 바렛 외/스데반 황/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개혁'은 언제나 현재의 문제점을 전제하고, 기독교 개혁은 언제나 현재지향적이기보다 과거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 루터교회와 개혁주의 교회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는 역사적 신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가운데 선포된 종교개혁자들의 통일성 있는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해서 유익을 끼치는 이유가 있다. 종교개혁은 온건한 모양이든지 급진적인 방식이든지 일반적으로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갖는다. 사람이 만든 전통과 사람이 세운 권위가 아니라 성경에게 모든...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에 대한 균형 감각 익히기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죠이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되는 길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복있는사람/모중현 편집위원


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이제야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
따름, 그 회복의 여정
오지영/Ivp/모중현 편집위원


'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그 ...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지우/모중현 편집위원


기쁨과 행복이 강요받는 시대입니다. 힘들어도 기뻐하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사하라고 합니다. 눈물을 빨리 닦고 다시 일어서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충분하게 울어보지도 못한 채, 경쟁의 틈바구니 속으로 재차 들어갑니다. 소리 내어 크게 충분하게 울고 싶었는데 말입니다.우리에게 어쩌면 슬픔에 오롯하게 잠기어 있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시간은 고요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픔을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성경에도 기쁘고...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온전함을 위한 발걸음
역설
파커J.파머(Parker J. Palmer)/김종훈 /템북/모중현 편집위원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같지 않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자체로 역설입니다. 강렬하게 통합된 삶을 원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실제 삶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존재의 연약함으로 좌절하곤 합니다.개인적인 모순과 역설로도 벅찬데, 세상으로 나가면 더 큰 혼돈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겸손은 나약함으로 보이기도 하고, 진취적인 모습은 교만으로 비치기도 합니다.작가이자 교사, 활동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상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
김기현/두란노/모중현 편집위원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십자가가 보다 분명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야 한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삶에서 십자가가 해석되고 적용돼야 한다는 말입니다.사순절의 기간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마음 깊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절기입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선명하게 우리의 일상과 맞닿을 수 있는 고난과 십자가에 대한 묵상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말씀 자체의 묵상도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
버텨 줘서 고마워
한미연/세움북스/모중현 편집위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치유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공개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밀하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은사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깨어 있는 열린 마음이겠지요.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때로는 미련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도 괜찮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성향과 은사에 맞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주십니다. 인내와 순종의 삶에 하나님은 세밀...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그림을 통해 꿈꾸는 세상
교회 옆 미술관
구미정/비아토르/모중현 편집위원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하늘과 땅을 잇대는 교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재학/샘솟는기쁨/모중현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장벽을 넘으시는 예수님
비트 주세요, 주님
지푸, 최재욱, 이창수/이야기가 있는 집/모중현 편집위원


참 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교회에 더 많은 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거룩'이라는 단어는 좀 더 정제되고 점잖은 표현이나 태도를 뜻하게 된 듯합니다. 기존의 문화와 다르면 재빨리 선을 그으며, 세속적이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그 틈을 메우려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성속의 이분법을 완전하게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령 힙합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만, 언어는 부드러워야 하며, 내용은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직도 힙합이나 랩이라는 도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 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윤종석/바람이불어오는곳/모중현 편집위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도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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