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교회 공간을 만들어 주며 작은 교회를 살리는 사람들

『공유교회: 선한 친구들 이야기』라는 책 제목이 내 눈에 한 번에 들어왔다. 왜냐하면 2022년 12월 어시스트 미션에서 주최하는 “크기에서 특징으로”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을 때, 강소교회의 필요성과 작지만 특징있는 교회의 특징을 공유하는 시간에 발표자로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때 “공유교회”라는 개념을 처음 접할 수 있었다. 어시스트 미션을 통해 접한 공유교회의 개념이 이 책과 맞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책을 읽어가면서 그 궁금증은 사라졌다. 이 책에서도 어시스트 미션에 대한 소개가 나왔고(170), 이 단체를 통해서 공유교회라는 개념을 저자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유교회: 선한 친구들 이야기』는 갑질 교회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어느 날 저녁 교회 사역 중단과 사택에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임목사에게 들은 그 날의 심정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였을 것이다. 저자인 문경주 목사의 삶을 상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책 날개에 적힌 저자의 약력을 보노라면, 대학의 정교수, 이벤트 분야의 전문가로서 젊은 시절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랬던 그가 모든 것을 버리고 신학의 길을 선택한 것은 하나님의 강력한 부르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늘 생각한다. 이런 부르심 뒤에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자의 가는 길을 형통하게 하심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결단코 후회함과 잘못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생각은 늘 하나님의 계획과 시간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의 부르심 뒤에는 항상 고난이 있고, 그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자들에게 확신과 감당할 수 없는 은혜를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르심 뒤에 오는 고난은 현실적인 것이 많고, 현실적인 커다란 골리앗 앞에 우리는 늘 좌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교회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 갈 곳이 없는 방황하는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저자의 삶을 보게 된다. 광고지를 찾아 거주할 집을 구하고, 보증금이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부딪치는 삶을 살아가며, 교회 개척을 향한 꿈은 없었지만, 현실에 닥친 어려움 가운데 교회 개척을 시작할 때, 비로서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유교회: 선한 친구들 이야기』에 나오는 수 많은 에피소드를 바라보면,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인생 역전의 이야기가 수 없이 나오고 있다. 그 이야기는 저자의 삶이며, 눈물이었고, 생(生)과 사(死)를 오고 가는 갈등과 선택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선택으로 말미암아 오늘의 상황 가운데 뒤를 돌아보니 하나님의 은혜였고, 하나님의 도우심이었고, 하나님의 말씀이 성육신 된 것의 체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상황은 마치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의 앞에는 홍해이고, 뒤에는 애굽의 군사들이 쫓아오는 것 같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 뒤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하나님의 도움은 때로는 가족을 통해, 때로는 평상시 알고 있던 인맥을 통해, 때로는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공유교회: 선한 친구들 이야기』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문경주 목사의 나눔의 삶이다.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교회가 세워지고, 세워진 교회를 통해서 지역과 함께 하려는 몸부림치는 문경주 목사의 갈등을 알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교회가 세워졌다고 하지만, 그 교회 또한 작은 수가 모이는 교회였고, 어려운 교회였음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더 어려운 교회를 허투루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교회에 대한 긍휼과 나눔의 마음을 가지고 함께 한다고 하는 나눔과 섬김의 마음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나눔의 마음이 공유교회라고 하는 큰 마음을 품을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많은 교회가 세워진다. 반대로 많은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의 참혹한 현실 속에서 어떤 교회는 더 세워졌고, 어떤 교회는 코로나의 참혹함 속에서 무너지고 절망했다. 기쁘고즐거운교회는 순탄한 교회는 아니었다. 무엇인가 행할 때마다 넘어야 할 산이 존재했고, 헤쳐나갈 파도가 있었다. 그러나 산과 파도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오히려 교회의 본질을 찾아가는 기회로 삼아 나누고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문경주 목사에게 친구 신청을 했다. 그랬더니 조금 전에 친구 수락이 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공유교회라는 이 시대에 새로운 목회 페러다임이 현실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와 교회에 한 줄기 빛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교회의 본질은 우주적인 것이고, 보편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유기체적이기에 서로가 협력하고 돕고 섬길 때 주님이 원하시는 아름다운 교회로 이 땅에서 세워져 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