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부활 필독서 30권 주제별 정리

기독교의 핵심은 십자가와 부활이다. 이 세상 어떤 종교에서도 신이 자신을 믿는 인간을 위해 죽는 경우는 없다. 인간을 위해 희생을 자처하는 신도 없다. 오히려 인간이 신을 위해 죽어야 하고, 인간은 신을 위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신이 인간의 요구를 들어주는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의 종교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신앙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창조주가 인간의 형상을 입고 이 땅에 내려왔다는 사실에 있다. 인간의 형상을 입고 오신 창조주는 섬김을 받으려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기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신다. 더 나아가 인간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죽으셨다. 그리고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부활하셨음을 증언한다. 이는 인간의 이성과 경험으로는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이다. 그렇기에 부활을 둘러싼 논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해할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쟁을 김영한 목사는 『부활 논쟁 요약』이라는 책을 통해 변증하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30권의 부활과 연관된 책을 정리했다. 『부활 논쟁 요약』은 초대 교회에서 시작해 교부 시대, 중세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부활 논쟁의 역사를 다룬다. 저자는 논쟁의 본질을 부활의 역사성에 두고, 역사적 부활에 대한 부정이 믿지 않는 자들의 부정보다 더 큰 문제임을 지적한다. 실존주의 철학과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으로 부활의 역사성이 부인되는 현상을 설명하며, 실존적 예수 개념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정리한다.
실존주의적 부활 해석은 전통적 부활 신앙과는 다르다. 『부활 논쟁 요약』에서는 부활의 역사적 증거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를 변증하기 위해, 철학과 신학에서 발견된 부활 논쟁의 역사를 다루고, 부활을 인정하는 다섯 가지 증거와 신구약 성경을 통해 부활의 역사적 사실을 입증한다.
철학에서 부활 논쟁은 고대 소크라테스에서 시작해 현대의 니체, 하이데거까지 이어진다. 고대 철학에서는 영과 육, 변화와 불변의 관점에서, 중세에는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 존 두스 스코투스, 윌리엄 오캄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부활을 해석했다. 근대에는 데카르트의 이원론, 데이비드 흄의 비과학적 부활 개념, 칸트의 순수이성으로 부활을 증명할 수 없다는 주장도 소개된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물질과 영혼의 이분법과 플라톤의 이데아 개념을 통해 부활의 필요성을 부정했다. 유대교 전통에서는 바리새파가 부활을 인정한 반면, 사두개파는 부정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부활을 역사적 사건으로 믿는 입장과, 부활을 신앙적 메시지나 상징으로 해석하는 입장이 공존한다. 18세기 이후 이성적 사고가 강조되면서 부활은 신화적, 개념적 관점으로도 해석되기 시작했다.
저자는 『리 스트로벨의 부활의 증거』를 인용해 부활의 역사성을 증명한다. 구체적 증거로는 빈 무덤, 부활의 목격자, 변화된 제자들의 삶, 초기 교회의 기록, 법적·역사적·의학적 증거, 그리고 신구약 성경 및 비기독교적 역사 자료와 외경, 위경의 증거를 제시한다.
『부활 논쟁 요약』은 신학적으로 깊이 있는 책은 아니지만, 부활의 개념을 철학적, 신학적, 역사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논쟁이란 정(正)과 반(反)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합(合)에 이르는 과정인데, 이 책은 정반합의 논리를 따라 전통적 부활 개념을 잘 정리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며, 이 책은 부활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다. 더 깊이 연구하고 싶다면 참고문헌의 책을 참고해서 부활의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