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구원 드라마와 그리스도 닮음

『성경적 상담학 개론(상)』은 성경이 제시하는 인간 이해와 치유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 김규보는 심리학과 신학, 그리고 임상목회교육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을 가장 깊이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근본적 원리가 성경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성경적 상담의 정의, 목적, 역사적 배경 등 신학적 기초를 탐색하며, 특별히 창조-타락-구속-완성이라는 성경적 구원 드라마의 구조 중 ‘창조’의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다.
상권에서는 성경적 상담이 단순한 기법이나 심리 치료의 대안이 아니라, 인간 존재와 문제를 성경의 큰 이야기(메타 내러티브) 안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특히,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되었다는 점을 상담의 출발점으로 삼아, 인간의 본질, 가치, 목적을 성경적으로 재해석한다. 저자는 상담의 실천적 적용과 실제 사례를 통해, 내담자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과정(Christiformity)에서 진정한 회복과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창조-타락-구속-완성의 관점과 ‘창조’의 강조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성경적 상담을 ‘구원 드라마’의 네 단계(창조-타락-구속-완성)로 구조화한다는 점이다. 이 네 단계는 성경 전체의 흐름이자, 인간의 삶과 문제를 해석하는 틀로 작동한다. 그중에서도 상권은 ‘창조’의 관점에 집중한다. 즉, 인간이 본래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정체성과 목적을 발견하도록 지음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러한 창조의 관점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 의미를 지닌다. 인간의 본질적 가치는 하나님의 형상에 있다. 상담의 출발점은 인간이 죄인이라는 진단 이전에, 창조의 존엄함과 가능성을 인정하는 데 있다. 인간의 문제와 고통도 창조 질서의 왜곡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상담의 목표는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창조의 본질적 목적(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이웃과의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바른 이해)으로 회복하는 데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자신의 존엄성과 가능성을 재발견하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위로가 아니라, 존재론적 회복을 지향한다. 이처럼 ‘창조’의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접근은, 인간의 문제를 단순히 병리나 결함으로 보지 않고, 본래의 선함과 목적에서 벗어난 ‘왜곡’으로 이해한다. 이는 상담의 방향성을 ‘본래적 회복’에 두게 하며, 내담자가 자신의 존재 이유와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이끈다.
『성경적 상담학 개론(상)』주요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학적 깊이와 실천적 적용의 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성경적 상담의 신학적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면서도, 실제 상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구체적 방법과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이는 이론과 실천의 간극을 좁혀주며, 상담자뿐 아니라 목회자, 신학생, 평신도 모두에게 유익하다. 특히『성경적 상담학 개론(상)』을 시작하면서 출애굽기에 나타난 이스라엘이 고통 가운데 부르짖음과 그 부르짖음을 들으시는 하나님의 경청을 효과적으로 정리했다. 마치 한편의 은혜스러운 설교를 듣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러한 신학적인 구조 가운데 창조-타락-구속-완성이라는 구원 드라마의 틀을 통해, 인간의 본질, 문제, 회복, 완성에 이르는 과정을 성경적으로 체계화했다. 특히 ‘창조’의 관점을 강조함으로써, 상담이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적 회복임을 명확히 한다.
둘째, 현대 심리학과의 대화이다. 저자는 심리학적 상담의 한계와 장점을 균형 있게 평가하며, 성경적 상담이 심리학적 상담과 어떻게 구별되고,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는 상담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통합적 시각을 제공한다. 특히 실제 사례와 적용 중심의 구성을 지닌다. 단순하게 이론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상담 사례와 구체적 적용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상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담자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여정(Christiformity)을 실제로 어떻게 이끌어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셋째, 개혁주의 신학에 기반한 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주권과 말씀 중심의 상담 원리를 강조하며, 인간의 변화와 회복이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 이는 상담자의 역할을 ‘도구’로서 겸손하게 인식하게 하며, 상담의 궁극적 목적을 분명히 한다.
결론 및 추천
『성경적 상담학 개론(상)』은 성경적 상담의 신학적 토대와 실천적 적용을 균형 있게 다룬, 국내 성경적 상담 분야의 중요한 저작이다. 특히 인간을 창조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본래의 존엄성과 목적을 회복하는 것을 상담의 핵심으로 삼는 점은, 기존의 심리학적 상담과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이다.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에게,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질적인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상담학을 공부하는 이들뿐 아니라, 목회자, 신학생, 그리고 자신의 삶을 성경적으로 성찰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성경이 제시하는 인간 이해의 깊이와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담의 실제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창조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상담은, 인간의 문제를 단순히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라 ‘회복해야 할 존엄성’으로 바라보게 하며, 진정한 치유와 회복의 길을 열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