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역설의 진리 팔복으로의 초대

현대 사회에서 ‘복’이라는 단어는 대체로 물질적 풍요, 성공, 건강, 그리고 편안함과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말씀하신 팔복은 이러한 세속적 가치와는 정반대되는 역설적 진리를 담고 있다. 김건우 목사의 『예수께 진정한 복을 배우다: 역설의 진리, 팔복으로의 초대』는 이 역설적 진리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오늘날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복의 참된 의미를 일깨운다.
역설의 진리: 팔복의 근본 의미
이 책의 핵심은 “역설의 진리”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상의 가치관과 정반대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현대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데 있다. 저자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중요한 가르침, 산상수훈에서 가장 먼저 ‘복’에 관해 말씀하셨다는 것은 의외”라고 언급하며 책을 시작한다. 이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첫 번째 메시지가 바로 참된 복에 관한 것이었음을 강조한다. 역설이란 겉으로는 불합리하게 보이지만 깊이 생각하면 진리가 되는 이야기를 의미한다. 마태복음 5장의 산상수훈에 등장하는 팔복은 표면적으로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복’이라고 여기기 어려운 가난함, 애통함, 온유함, 의에 주림, 긍휼함, 마음의 청결함, 화평케 함, 박해받음 등을 복이라 선언한다. 이는 우리의 일반적인 가치관을 뒤집는 역설적 가르침이다. 저자는 “마태복음 5장에서 소개되는 팔복은 세상이 추구하는 복과 전혀 다른, 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면서, 천국에서는 ‘이런 자가 복있는 사람이다’라고 선포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역설적 진리는 단순히 도덕적 교훈이나 철학적 담론을 넘어,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가치로 제시된다.
팔복의 세부 해석과 적용
1. 가난의 복: 마음에 빈자리가 있습니까?
저자는 “가난으로 번역된 헬라어 ‘프토코스’는 ‘거지, 빈민’이라는 말에서 유래된 단어”라고 설명하며, 심령의 가난함이란 자신의 영적 빈곤함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세상은 자족과 풍요를 복으로 여기지만, 예수님은 영적으로 비어있는 마음, 하나님을 갈망하는 빈 공간이 있는 삶이 복임을 강조한다. “스스로 가난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복으로 여기지는 않습니다.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 이 모순되는 말에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라는 구절은 이 역설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
2. 애통의 복: 진정한 슬픔이 주는 위로
저자는 “예수님은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적당한 슬픔이 아니라, 가슴을 치며 아파하는 슬픔을 가진 사람이 복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는 자신의 죄와 세상의 죄악을 진심으로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우리는 자신과 세상에 대해 애통할 뿐만 아니라 교회를 보며 애통해야 합니다. 교회는 여전히 구원의 방주입니다. 하나님은 힘없고 보잘것없는 교회를 사랑하십니다”라는 구절로, 애통함이 단순히 개인적 차원을 넘어 공동체적 차원으로 확장됨을 강조한다.
3. 온유의 복: 세상을 이기는 참된 힘
“예수님은 온유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온유와 섬김의 십자가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다 이루셨습니다”라는 구절은 온유함의 역설적 힘을 보여준다. 세상은 강함과, 지배, 통제를 통해 성공을 추구하지만, 예수님은 자기를 낮추고 섬기는 온유함이 진정한 승리를 가져온다고 가르치신다.
4.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의 복: 영적 갈망의 충족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아버지의 성품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것, 곧 의롭지 못한 것은 복음 증거의 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것은 하나님의 의를 갈망하고, 그 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열망을 의미하며, 이러한 갈망이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5. 긍휼의 복: 받는 것보다 베푸는 기쁨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나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사랑과 자비를 생각하며 나의 말과 행동을 결정하는 것입니다”라는 구절은 긍휼의 본질을 잘 설명한다. 세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거나 무시하지만, 예수님은 타인을 향한 자비와 연민이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오는 복임을 강조한다.
6. 청결의 복: 하나님을 보는 순결한 마음
“예수님은 마음이 청결한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여섯 번째 복 역시 세상의 생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세상은 마음의 청결함에 대해 큰 관심이 없습니다”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외적인 성공과 이미지에 집중하는 세상과 달리, 예수님은 내면의 순결함이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임을 강조한다.
7. 화평의 복: 하나님의 자녀됨의 증거
“화평은 평화와 같은 말입니다. 평화는 성경에서 400번 이상 언급되는 중요한 단어입니다”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세상에서, 화평을 이루는 사람은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자로서 하나님의 자녀라 불리는 복을 받게 된다.
8. 박해의 복: 신앙의 진정성을 확증하는 고난
“박해를 받는다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성경 전체가 그 사실을 예언하며 강조합니다”라는 구절은 박해와 고난이 신앙의 진정성을 확증하는 증거임을 보여준다. 편안함과 안전을 추구하는 세상과 달리, 예수님은 의를 위해 박해받는 것이 천국에 속한 증거라고 말씀하신다.
팔복의 통합적 이해와 적용
저자는 “이렇듯 예수님이 가르치신 여덟 가지 복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팔복은 전체를 주목하고 함께 이해할 때 그 퍼즐이 완성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는 팔복이 단편적인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전체적인 삶의 방식과 태도를 형성하는 통합적 가르침임을 의미한다. 또한 “팔복은 지켜서 구원받기 위한 행위 구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회개와 믿음, 무한한 은혜로 구원을 얻는 하나님의 백성이 그 구원을 유지하기 위한 언약적 의무이고, 팔복에 따라 사는 것은 구원을 현재에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는 설명은, 팔복의 실천이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구원받은 자의 삶의 모습임을 분명히 한다.
결론: 역설 속에 담긴 진리의 빛
김건우 목사의 『예수께 진정한 복을 배우다』는 현대 사회에서 잘못 이해되거나 간과되기 쉬운 팔복의 참된 의미를 다시 조명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복이 무엇인지를 일깨운다. 세상의 가치관과는 정반대되는 이 역설적 진리는 표면적으로는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영원한 진리를 담고 있다. “믿음으로 거듭난 이들에게 주어지는 진정한 복이 필요한 시대. 복음으로 다시 창조된 새로운 성품은 타고난 기질을 넘어선다. 영적으로 변화되는 성품이며,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성령의 역사, 그 생명으로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야 한다”라는 책의 소개 글처럼, 이 책은 단순히 팔복에 대한 신학적 해설을 넘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적 지침을 제공한다.
예수님의 산상수훈과 팔복은 2,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물질주의와 성공 지상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더욱 필요한 가르침이다. 김건우 목사의 이 책은 그 역설적 진리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으로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참된 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귀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진정한 복, 그 길을 찾게 된다.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비어있는 공간이 복이라는 역설의 진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는 이지선 교수의 추천사처럼,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세상이 정의하는 복이 아닌, 예수님이 말씀하신 참된 복을 발견하고 그 복을 누리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