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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자양육의 부르심을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상담가다

폴 타우치스는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코너스톤 커뮤니티 교회의 담임 목사이자 ACBC(Association of Certified Biblical Counselors) 전문 기고자이다. 상담과 관련된 책을 70권 이상 저술했고, 대부분 지역교회를 기반으로 성경적 상담을 하는 방법과 여러 상담 주제를 구체적으로 다룬다. 이번에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된 “거짓 심리학 vs 참된 제자양육”(원서 제목: “Counseling One Another”)은 존 맥아더 목사가 “이 책은 정말 제대로다!”라고 추천하고, 존 스트리트 박사가 서론에서 “이 책은 성경적 상담으로 개인 영혼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신약성경이 강조하는 바임을 다시 확인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상담의 신학적 기반을 효과적으로 제공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세속 심리학과 심리 전문가들에게 빼앗긴 상담을 지역교회가 그것도 성경에 충실한 조언과 격려로 다른 성도를 세우라는 제자양육의 부르심을 받은 모든 성도가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을 성경을 근거로 심어준다.
이제 한국도 상담이라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심리학은 대중이 믿고 따르는 종교가 되었다. 미국에서 오래전에 세속 심리학이 교회 안으로 침투한 것처럼, 한국에도 “기독교”라는 이름을 달고 심리학이 교회 안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심리학과 성경을 적절히 버무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려는 통합 주의자들의 입장에서(이들은 ‘기독교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사역한다) 폴 타우치스 같이 오직 성경을 상담에 적용하려는 이들은 외골수적이고 심리학을 혐오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성경적 상담’을 추구하는 이들도 약물을 무조건 배척하거나 실험 결과를 그냥 무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심리학의 무신론적 전제와 죄가 아닌 환경을 문제로 삼는 진단, 복음이 아니라 자아실현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의 견해 차이를 절대로 좁힐 수 없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저자는 해롤드 린젤이 쓴 “Battle for the Bible”에서 풀러 신학교가 어떻게 성경의 무오성에 관한 신념을 바꾸었고 그 결과 어떻게 성경의 완정성과 권위를 의심하기에 이르렀는지 자세히 묘사한 대목을 언급한다. 풀러는 이후 빠르게 상담의 영역에 세속 심리학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만일 성경에 오류가 없다면, 성경이 완전하고 하나님의 절대 권위가 있으며 하나님의 사람을 온전하게 하는 데 충분한 자원이 된다면, 왜 우리에게 하나님을 부정하고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속 심리학이 필요할까? 심리학이 전문적인 학문으로 발전하기 전까지 인류는 어떻게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가? 타우치스는 아무리 심리학의 독소 조항을 제거한다고 해도, 심리학이 추구하는 문제 진단 및 해결 방식과 성경의 방식이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둘은 친구가 아니라 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번역본의 제목을 “거짓 심리학 vs 참된 제자양육”이라고 지은 것 같다.
그러면 왜 상담은 “참된 제자양육”일까? 예수님이 교회에 명령하신 제자양육은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이다(마 28:20). 예수님이 “분부한 모든 것”은 복음서에 나온 여러 명령들 외에도 서신서에 잔뜩 기록되어 있다. 특별히 서신서는 각각 교회가 처한 상황에 맞춰 사도가 그리스도께서 분부하신 뜻대로 권면하고 책망하고 격려한 내용이다. 사도가 말씀으로 성도를 상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도는 또한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라고 말했다(골 3:16). 성도들도 “피차” 그리스도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권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권면”의 뜻이 “상담”과 유사한 것을 생각하면 분명 제자양육이, 목사와 성도 관계에서도, 성도와 성도 관계에서도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반으로 한 상담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저자 타우치스는 상담이 교회의 사역이며, 공적인 사역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으로 성도 간에 왕성하게 이루어질 사역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지역교회가 상담의 장이 되고, 말씀이 상담의 재료이며, 성령께서 상담의 능력이 되신다.
설교와 상담은 하나님 말씀으로 성도의 영혼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유사한 역할을 한다. 상담은 설교보다는 더욱 개인의 삶에 실제적으로 파고든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설교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십자가의 은혜를 깊이 맛본 이들은 어떻게 그것을 삶으로 살아낼 것인지 또한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와 능력으로 삼을 것인지 상담을 통하여 서로에게 가르치고 권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속에 풍성히 거하”게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뒤로한 채, 그리스도의 말씀과 친구가 될 수 없는 심리학을 기웃거리고 부지런히 수용한다면, 교회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는 강력한 하나님의 방편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타우치스의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그리스도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제자양육으로서의 상담을 자기 역할로 받아들이고 충성스럽게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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