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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사람공부 좀 합시다

크리스찬북뉴스 | 2016.07.23 11:17

공부의 시대: 정혜신의 사람공부/정혜신/창비

 

창비 50주년 특별기획 공부의 시대에 참여한 저자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야말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강만길, 김영란, 유시민, 정혜신, 진중권 다섯 명의 지식인들이 세상에 대해 묻고, 고민하고, 손 내미는 진짜공부를 말한다.

 

정신의학 전문의로서 오랫동안 진료실이 아닌 거리에서 고문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등 사회적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왔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안산에서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어 유가족을 치유하고 있는 정혜신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떠한 이론이나 지식도 결국 사람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일깨운다.

 

세월호 참사 초기에 자격증과 전문 지식을 앞세운 심리치료 분야의 전문가들이 했던 뼈아픈 실수를 되짚으며 그 과정에서 이론과 지식이 놓친 것이 무엇이었는지 살피고, 현장에서 겪은 여러 사례를 통해 이론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고 알아주는 것이 치유의 시작임을 강조한다. “‘사람이 될수록 탁월한 치유자는 절로 된다고 말하며 사람의 마음에 대한 공부의 중심은 어떤 경우에도 지식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어야 함을 역설하는 귀중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문양호 편집위원의 서평


신대원에서 공부할 때 목회 신학에 대해 강의를 듣다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무리인 내용들이 있다. 목회 현장에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와 변수들을 고려한다면 너무 뜬구름 잡는 듯한 내용일 때가 있다. 당시 나 자신도 전도사로서의 목회경험은 그리 길지 않았기는 했지만 평신도로서 후배들을 양육하고 상담하던 시간이 십년을 넘어섰고 이미 목회에 대한 소명과는 상관없이 제자훈련과 양육, 목회자들의 현장목회에 대한 책을 적잖이 읽었던 상황이기에 몇몇 교수님들의 교수내용은 지나치게 이론 중심이고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장생활을 십년 가까이 하면서 후배들 및 다양한 이들과 성경공부 및 상담을 하면서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시키는 것은 각 상황에 맞추어 적용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내가 수많은 제자훈련 책을 접하고 읽긴 했지만, 그 이론을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적용시켜 나갈 때에는 각 사람의 인격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점점 더 절감하게 되었다. 자주 되새기지만 앙드레 말로가 인간조건이란 소설에서 언급했듯이 아기는 9개월이 넘으면 태어나지만 정작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은 수십 년이 걸린다. 아니 그 조차도 쉽지 않다. 그래서 제자훈련이나 상담도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났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주 달라지거나 새롭게 바뀌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섣부른 이론 접근은 오히려 사람에게 상처와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는 내가 대하는 이들이 기계가 아니라 숨 쉬는 사람이고 상처입기 쉬운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목회나 상담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기에 우리는 책으로 상담이나 목회를 배워 나가면서 사람에 대한 공부를 놓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목회관련 책이나 기독교 서적은 아닐지라도, ‘정혜신의 사람공부는 목회자나 일반 성도가 한번쯤은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정혜신의 사람공부는 창비에서 공부의 시대라는 강연회를 5명의 각 강사를 초청해 강의한 것을 책으로 묶은 결과물 중의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다섯 명의 강사는 다들 말 잘하기로(?) 소문난 분들이면서도, 말하는 대로 살고자 하고 사회의 아픈 현실이나 문제를 간과하지 않는 분들이다. 강만길, 김영란, 정혜신, 유시민, 진중권 등은 각각의 방법론과 살아온 환경과 전공은 달라도 그들의 분야에서 이론을 넘어 자기만의 색깔과 실천력을 가진 분이다. ‘공부의 시대라고 이름이 붙었지만 이것은 단순히 수능을 위한 공부 방법론이나 인문학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강의도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이야기한 것들이다.

 

그중의 하나인 정혜신의 사람공부도 그러하다. 정신 건강의학과 전문의이지만 그녀의 책은 이론적 접근을 넘어선다. 서두에서 밝히듯 그녀가 안정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면서 군림할 수 있는 상담실을 벗어나 아픈 이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을 만나고 위로하며 함께 한다. 그녀는 자신이 거하던 둥지에서 벗어남을 통해 오히려 그녀가 지금까지 해왔던 이론과 방법론이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피상적인 것임을 깨닫고 자신의 서재에서 책들을 치우고 소설과 시 같은 것들만 남기기까지 한다. 이것은 이론이 쓸모없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상담이나 치료는 불가능함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특히 쌍용차 해고차를 시발점으로 세월호 유가족까지 만나게 되면서 그들을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것 이전에 그들의 아픔 깊숙이 들어가야 함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정신과 의사나 상담자 이전에 같은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예의이고 태도일 것이다. 욥의 세 친구들 마냥 일주일 정도는 같이 울어주고 아파할 수 있다. 실제로 대통령도 대국민 연설을 하며 잠깐이나마 눈물을 비추기도 하지 않았는가? 정부도 나름의 열심을 보이는 듯했고 해수부 장관도 오랫동안 수염도 깍지 않고 유족들과 팽목항에 머물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욥의 세 친구가 일주일후 돌변한 것처럼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언론에 호도된 일부 국민들은 그 이상을 견디지 못했다. 유가족들을 돈 잔치라도 벌이는 듯 여겼고, 그들을 억지를 부리는 무리들로 이해하는 듯하다. 결국 정부를 비롯한 이들은 잠시 감정적 동의는 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굳은 마음이다. 그들에게는 사람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다고 말해야 할 듯싶다. 진정한 공감대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나타난다. 지금 내 앞에 아파하는 이들을 누르고 있는 고통의 무게를 볼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답을 말하긴 쉽다. 그러나 그 정답을 이루어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며 어떤 희생을 치르는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것은 세월호를 대하는 정부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 시대 교회공동체 속에서 목회자를 비롯한 영적 리더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문제다. 성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심방하고 상담하는 적지 않은 목회자의 실패는 결국 사람을 이해하지 못함이고, 지금 우리 사회가 교회에 대해 돌을 던지는 진짜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목회자나 성도들 중 신앙서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이 꽤 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하곤 했지만 하나님은 이 책들을 통해서도 말씀하신다.

 

추신

 

1. 정혜신의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공저)도 세월호 유가족을 상담하고 돌본 이야기를 담았다. 세월호에 대해 쉽게 비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이야기하라고 권한다.

 

2. 공부의 시대의 다른 저자들의 책도 읽고 싶다. 이론이 아니라 부딪힘으로 살아간 이들이기에...

 

저자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08년부터 고문피해자를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고문치유모임의 집단상담을 이끌었고, 2011년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집단상담을 시작하며 심리치유센터 와락을 만들었다. 진료실에 머무는 의사가 아닌, 거리의 의사가 꿈인 정혜신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에 거주하며 치유공간 이웃의 이웃 치유자로 살아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공저) 당신으로 충분하다』 『홀가분』 『사람 vs 사람』 『남자 vs 남자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정혜신의 사람 공부

공부가 뭐길래 / 치유의 골든타임 / 이론으로 할 수 없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 정말로 필요한 도움이란/ 제가 미친 건가요? / 사람을 죽일 것 같아요 / 마음을 움직이는 마음 / 현장에서 배우는 치유의 본질 / 새살이 돋는 밥상 / 뜨개질의 힘 / 사람이라서 흔들립니다 / 이론이 아닌 진짜 공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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