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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와 실제(문화인류학)

크리스찬북뉴스 | 2017.11.01 20:15

르네 지라르와 현대 사상가들의 대화/정일권/동연/강도헌 편집위원

  

한국 개신교회의 소위 정통 보수교단에서는 니체를 읽지 않는다. 또한 개신교회는 종교적으로 완전히 독립되어 사회와 정치의 영역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 한국 개신교회 그리스도인의 관점으로 볼 때 교회와 세상은 완전히 다른 분리된 두 영역이다. 물론 기독교장로회와 같은 교단 중에서 몇몇의 교회들이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체적 분위기에서 한국개신교회는 교회와 세상은 분리된 두 영역이다. 그래서 성도들은 이 둘의 조화를 원하지만, 대부분의 강단에서는 종교 중심적 사회생활을 강조하고 있다(종교중심적 신앙생활은 그리스도 중심적 신앙생활이 아니다. 다시 구약의 성전 중심적 신앙생활에 가깝다). 그래서 한국개신교회에서 니체를 읽는 경우는 극소수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물론 다른 이유로도 니체를 읽지 않는다).

 

본서의 저자 정일권 박사는 국내에 지라르를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보편적 한국개신교회의 입장에서는 포스트모던의 개념부터 설명해야 하는 숨겨진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책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포스트모던의 사상은 2차 세계 대전 후 독일에서 금기시 된 니체와 하이데거의 사상을 프랑스의 학자들이 언어학적으로 변조하여 탄생한 사조이다. 사실 니체는 한국교회 안에서 대부분 반그리스도교적이고 미치광이로만 알려져 있다. “신은 죽었다.”라는 부정적인 말만 강단에서 가끔씩 회자될 뿐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탈종교적 현상과 절대 진리에 대한 부정적 견해, 교회의 가르침을 율법적이며 권위적 억압이라고 생각하고 느끼기 시작하는 현상들이 바로 포스트모던의 현상이고, 그 뿌리에는 니체와 하이데거, 그리고 이들을 아름답게 포장한 프랑스 철학자들이 있다. 현재 한국의 개신교회에서는 탈종교, 탈진리, 탈권위 등의 현상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제야 한국에 포스트모던적 사조가 붐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본서와 같은 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책임에 분명하다.

 

본서는 르네 지라르의 문화인류학적 이론인 미메시스적 욕망 이론을 포스트모던적 철학사조들과 비교검토하면서 포스트모던 학자들이 기호와 텍스트 안에 갇혀 있음을 고발하고 있다. , 언어 유희적 포스트모던 학자들의 한계들과 그리고 니체와 하이데거에 의해 유럽으로 수입된 서양불교가 세계 불교로 잘못 오인되는 점을 함께 밝히고 있다. 이것은 포스트모던학자들이 텍스트 중심에 머물렀던 반면, 지라르는 텍스트 너머에 있는 실제에 방점을 두었기 때문이다(정박사는 이 부분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 지라르는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의 텍스트 중심의 해석들의 한계를 폭로 했다. 예를 들어 디오니소스적인 축제의 신화의 텍스트는 텍스트로만 끝나는 것 아니라 실제의 폭력이 있었고, 그것이 인류 문화와 세계 질서의 유지를 위한 신화와 우상종교의 실재 작동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지라르는 자신의 문화인류학적 미메시스(모방) 이론을 통해 축제(우상종교제의)와 텍스트 안에 숨겨져 있던 희생양에 대한 폭력을 증명해 내었다. 또한 정박사 본인의 연구인 원시불교 또한 세계포기자들인 붓다가 희생양들로서 그들 안에 있는 차이소멸이라는 폭력적 문화를 드러냄으로 현재 힐링의 종교로 불리는 불교의 근원적 민낯을 드러내고자 한다.

 

반그리스도교를 극복하기 위해

 

서양철학 안에서는 니체 이전과 니체 이후로나눌 만큼 근대철학에서 니체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 서양철학의 중심인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존재론의 흐름에 반기를 들고, 소크라테스 이전의 그리스철학으로 회귀를 시도하였고 일정부분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니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의 그리스도교 사회의 억압과 권위적 태도에 반기를 들고 플라톤적 로고스에 가까운 그리스도교에 대항하여 포스트-그리스도교로서 헤라클레이토스적 로고스를 주창한 것이다. , 기존의 그리스도교 중심적 텍스트 해석을 해체하고 원시그리스 철학적 텍스트 해석으로 회귀하고자 한 것이다. 니체가 그리스도교의 대안으로 찾은 것이 바로 디오니소스적 축제와 동양의 불교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나 정박사가 사명감을 가지고 밝히듯이 니체와 하이데거의 허무주의를 쫓는 포스트모던 학자들은 인간희생양인 파르마코스를 기호와 텍스트적 관점으로만 해석되어 그 속에 숨겨진 차이소멸적 폭력성의 실제를 놓치고 있었으며, 지라르의 문화인류학적 해석이 텍스트 너머에 있는 희생양에 가해지는 폭력의 실제를 보게 해 주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박사는 특히 힌두교와 불교의 희생양의 제의적 의미들을 밝힘으로 니체와 그의 추종자들이 말하는 불교의 근원이 결코 치유적 불교가 아니라 희생양(붓다들)을 통한 초석적 폭력의 제의와 사상을 가진 종교임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니체와 하이데거가 나찌였던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되기도 한다(그리스도교 문화권이었던 유럽은 니체와 하이데거를 통해 불교가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명상과 힐링의 종교로 번역되었고, 그래서 그리스도교의 대안으로 유럽에서는 인식되어졌기 때문에 불교의 본모습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이 불교에 대한 한국의 정서와는 조금 다른 면이다).

 

본서에는 다양한 현대 사상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셀 세르, 바티모, 지젝, 슬로터다이크, 데리다, 들뢰즈, 롤랑 바르트, 아감벤, 바디우 등이다. 일반 독자들은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필자 또한 이 들 중에 한 편의 글도 읽지 않은 학자들이 다수 있다. 그러나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저자는 이 사상가들의 복잡한 논리들을 생략하고, 이 사상가들의 특징과 핵심을 소개하고 있어서 오히려 이 책이 프랑스를 중심한 현대 사상가들의 책을 서평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김회권 교수의 해제 및 추천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되어 있어서 이 부분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필자는 김 교수의 글을 읽지 않고 서평을 하고 있다. 순수하게 일반 독자로서 서평을 하기 위해서이다.

 

본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니체와 하이데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어렵지 않다). 둘째, 포스트모던 학자들의 해석학적 한계를 통해 그 사상의 전체적 관점과 결론들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셋째로, 지라르의 문화인류학적 해석의 욕망적 미메시스 이론이 얼마나 탁월하고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앞으로 이 해석이 성경해석학에도 어떠한 영향력을 끼칠지 매우 궁금하고, 두렵기도 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도 설명되고 있듯이 지라르는 포스트모던 학자들이 다시 유대-그리스도교로 회귀할 수 있도록 영향을 준 학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지라르에 대한 애정과 사랑 그리고 확신은 감동적이다. , 저자의 지라르에 대한 사랑은 그리스도교에 대한 사랑과 한국교회에 대한 사랑이라 생각된다. 사실 어떤 면에서 현재의 한국교회 현실은 니체가 혐오하였던 유럽의 그리스도교와 닮아 있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심리학이라는 가면을 쓰고 역수입되어 들어오는 명상적 불교와 조심스럽지만 인도의 요가(마음 챙김의 방식과 명상과 운동으로서의 요가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들과 함께 불교와 힌두교적 사상이 들어오는 것은 반대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던적인 허무주의적 사고가 이제 한국 사회와 교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정치적 이유인지, 정말 경제적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중동의 오일머니와 함께 이슬람 사원과 기도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으며, 이미 외국인 근로자들을 통해 한국은 다문화와 다종교 상황에 돌입해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본서를 비롯한 정일권박사의 책들은 현재 우리에게 중요한 예방 주사와 같다. 그러나 예방이라는 것은 유효기간이 있다. , 타이밍을 놓치면 예방은 실패한다. 그래서 본서를 비롯한 정일권 박사의 글이 속히 한국 그리스도교를 비롯한 일반 사회에 알려지기를 간곡히 바란다.

 

저자 정일권

 

정일권은 르네 지라르의 이론을 중심으로 동 서양 사상을 문명담론의 차원에서 비교 연구하고 있다. 지라르를 직접 2번이나 만나서 연구와 관련해서 학문적 대화를 나누기도 한 국내 가장 대표적인 지라르 연구가요 전문가다.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독일 마르부르크(Marburg)대학에서 수학했고, 유럽에서 르네 지라르 이론에 대한 학제적 연구 중심지로 성장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교 조직신학부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분야에서 신학박사(Dr. theol.)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인스부르크 대학교 인문학부의 박사 후 연구자(post-doctoral research fellow) 과정에서 학제적 연구프로젝트 세계질서-폭력-종교, 정치-종교-예술: 갈등과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했다. 국제지라르학회 폭력과 종교에 관한 콜로키움’(Colloquium on Violence and Religion)의 정회원이다.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초빙교수로 지라르를 강의했으며,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가르쳤다. 그동안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를 통해 지라르를 소개했으며, 한동대학교, 고신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국내 많은 인문학, 철학, 신학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포함해 그 동안 20여 편에 가까운 논문을 출판했다. 또 청어람아카데미, 현대기독연구원, 목회자 포럼, 인문학 서원과 연구공간 등에서 르네 지라르의 이론과 사회인류학적 불교연구에 대해 강의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지라르의 이론으로 불교 문명의 역설을 분석해 불교 연구의 신기원을 이루는 연구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독일어 단행본 세계를 건설하는 불교의 세계포기의 역설 - 르네 지라르의 미메시스 이론의 빛으로(Paradoxie der weltgestaltenden Weltentsagung im Buddhismus. Ein Zugang aus der Sicht der mimetischen Theorie Rene Girards, Wien/Munster: LIT Verlag, 2010)가 있다. 붓다가 은폐된 희생양이라는 최초의 주장이 이 책에 실려 있다. 이 책을 좀 더 진전시켜 붓다와 희생양: 르네 지라르와 불교 문화의 기원(SFC 출판부, 2013)을 출간했고, 이 책은 제30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목회자료(국내)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또 니체 이후의 100년 동안의 포스트모던적-디오니소스적 전환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 르네 지라르와 현대사상(새물결플러스, 2014)십자가의 인류학: 미메시스 이론과 르네 지라르(대장간, 2015)도 출판했다. 지라르 이론의 빛으로 폭력과 종교(Violence and Religion)에 대한 연구를 넘어서 최근에는 과학과 종교(Science and Religion) 분야도 연구하여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통섭과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칼빈의 성령론에 대한 고전으로 평가되는 크루쉐(Werner Krusche)Das Wirken des Heiligen Geistes nach Calvin을 번역한 칼빈의 성령론(고신대학교개혁주의학술원, 2017)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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