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평

결말에 대한 예감

크리스찬북뉴스 | 2017.11.22 10:07
결말에 대한 예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최세희/다산책방/옥은숙

영어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이고, 한국어 제목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끝이나 결말에 대한 예감이라는 뜻인데, 책 내용상 보면 주인공이 가졌던 예감과 그 종국은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글 제목에서는 마치 첫 예감이 결과와 다르지 않고 딱 맞았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람들은 이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떤 것에 대한 예감이고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지, 예감에 딱 들어맞는 결과라? 어떤 이야기일까?’

 

이 책은 사람 기억의 온전치 않음과 그 왜곡에 대한 이야기다 

고등학생 친구 삼총사가 있는 교실에 한 전학생이 오게 되고, 지적이고 인상적인 새 친구 에이드리안까지 합쳐서 그들은 넷이 된다. 친구가 된다는 건 딱 맞아서 가능하기도 하고, 아주 달라서 가능하기도 하다. 전학생 에이드리언은 그들 중 유일한 결손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깊고 철학적이고, 반듯하고 해박했다. 역사 선생님과의 토론 시간 때, 깊은 사유로 반론을 제시해 친구들로부터 자기생각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진지할 때를 빼곤 실없는 농담을 기본으로 하는 세 친구들과 달리 에이드리언은 농담일 때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진지했다.

 

이들은 대학갈 나이가 되어 각자 다른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일 년에 한 두 번 볼 수 있게 되어 주로 편지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 토니가 자기가 사귀게 된 여자 친구 베로니카를 나머지 세 친구에게 소개해주게 된다. 당시 그녀의 집안은 자신인 토니 웹스터가()보다 높은 계층이었고, 어느 주말에 초대되어 가서 만났던 그 가족들은 오만하고 적대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가뜩이나 상대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데에 서툴고 느린 토니는 둘의 관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친구들은 이 여자 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고 그들의 관계를 격려해주기 바랬다.

 

토니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그녀와 헤어졌다. 여자친구의 몸은 어로행위 금지구역만큼이나 삼엄한 경비하에 있었고 소심함으로 좌절했던 그는 성적 불만과 계급적인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세 친구들과 만나던 날 ,베로니카는 친구 에이드리안에게 호감을 느꼈고 그들은 만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다른 친구들은 졸업을 하고 전문직 공부를 할 때 주인공 토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떠돌이 생활을 하며 육 개월을 지낸다. 에니라는 여자와 석 달간 같이 지내기도 했는데, 그녀는 베로니카처럼 속을 알 수 없는 까칠함이 없고 무난해서 좋았다. 그렇게 육 개월을 보내고 돌아와 토니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마가렛이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딸이 스물 넷 되던 해에 이혼을 한다. 은퇴한 후에는 런던에서 빈티지 카메라점을 운영하기도 하고, 동네 병원 도서관 관리직으로 책을 정리 배달하는 일을 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편지 한 통을 받으며 과거로의 기억여행이 시작된다. 베로니카와 관련된 내용이었고 그는 다시 아련하고 낭만적인 어떤 것을 기대했다. 망가진 추억을 소환해 봄날 같은 로맨스라도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결과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참담했다.

 

젊은 날 베로니카와 주말동안 머물렀던, 그녀의 가족이 있는 집에서, 그녀의 어머니는 이상하고 유혹적인 호의를 보여주었다. 토니는 의아했을 뿐 아무것도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 후로 남자친구가 성에 차지 않았던 베로니카는 헤어짐을 선택했는데 그녀의 어머니는 토니에게 축하 비슷한 격려의 편지를 보내왔다. 토니는 어렵사리 아렸던 연애사를 정리했고, 적당히 포기하고 안주하며 그의 인생을 살아갔다.

 

그렇게 거의 40년이 지난 어느 날 한 변호사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있었다.

 

베로니카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니 자살한 에이드리안의 일기장과 약간의 유산을 수령해 가시기 바랍니다.’

 

베로니카랑 헤어졌던 얼마 후에, 그녀와 데이트해도 되겠냐는 에이드리안의 편지가 왔었다. 그는 답장을 썼고 그가 기억하는 내용은 이런 정도 선이었다.

 

베로니카는 과거의 상처가 있는 것 같으니 그 어머니에게 가서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을 거다. 행운을 빈다’. 그리고 그의 편지를 텅 빈 벽난로 쇠살대에 넣고 태운 후 그 두 사람을 자신의 인생에서 영원히 내치기로 결심했다는 것.

 

그러나 40년이 지난 후의 그는 자신이 쓴 편지 내용을 더께가 덮인 흐릿함으로 인해 정확히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마음은 아프지만 쿨하게 그들의 관계를 인정해줬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기억과 달리 베로니카를 통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에이드리안에게 (베로니카, 개같은 년 잘 지냈냐. 너도 이 편지를 함께 읽도록) 너희 각자의 인간관계에 독 같은 고통이 평생 이어지길. 사실 마음 한켠으론 너희 둘 사이에 아기가 생기길 바라고 있어. 왜냐하면 그 고통이 대를 이어 가해지길 바라니까. 기원컨대 너희의 관절과 성유를 바른 머리통에 산성비가 쏟아지길.”

 

철학 윤리학을 전공했던 에이드리안은 자살했다. 그는 원치 않는 선물인 생에 대한 거부는 존재의 권리이고, 수동성에 항거하는 능동성이라고 생각한 친구였다. 그리고 죽은 사람은 정확한 이유에 대한 말이 없었다. 토니는 친구를 잃은 비탄 속에서 그가 베로니카를 임신시킨 후 죄책감과 인생에 대한 부담으로 자살했다고 추측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에이드리안이 토니의 말대로 베로니카의 어머니를 찾아갔고, 그녀는 딸의 남자친구를 유혹해 임신을 했다. 에이드리안은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고 그 후 어머니는 발달지체 장애아를 낳았다. 평생을 키우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베로니카가 이어서 돌보았고, 에이드리안을 닮은 그 동생이 장성한 남자가 되자 힘에 부쳐 요양시설에 입소시킨 상태로 돌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40년이 지난 시점에서 변호사의 편지를 받은 토니는, 오랜만에 예전의 그녀를 만나 노년의 로맨스라도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었다. 이 대목에서 제목의 허망함이라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틀려도 너무 틀렸다. 그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고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자책과 회한을 느꼈다. 젊은 날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쿨하고 불화를 싫어해서 웬만하면 받아들여주는 유형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러나 베로니카가 바라본 그는 소심하고 예민하고 시기심 많고 독한 사람이었다.

 

사유와 통찰의 깊이가 남다른 작가 줄리언 반스는 이 책을 통해 섬세한 터치로 인간의 내면을 투시했다. 인생과 시간, 역사와 기억의 기만성, 성장기 학생들의 치기어림과 불만과 소심과 오해들, 고통당하는 남에 대해 함부로 쉽게 조롱했던 철없음, 상대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전혀 몰랐던 근시안 등.

 

사람은 얼마나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이루고 있는 과거의 기억과 트라우마, 개성과 신념, 성격과 기질 등. 서로가 서로를 전혀 모를 수 있다는 것은 극복해 개선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영원이 완성하지 못하고 포기해야할 숙제일까. 책을 다 읽고 나니 기억이란 이렇게나 서로 다르게 왜곡될 수 있는 거구나 싶어 마음 한켠이 묵직해졌다. 내 기억이 맞다고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생각 없이 분노에 의해 내뱉은 말이 얼마나 큰 저주와 상처가 되어 상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사실 사람은 굉장히 좁은 자의식 속에서 산다. 자존심을 지키고 자기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어리석을 만큼 가상해 보일 때가 있다. 더 심한 건 이 책의 내용처럼 그런 오류를 인식조차 못하는 데에 있다. 알면 고치기라도 하련만, 뒤늦게 알았을 땐 이미 슬픈 결말이 난 이후일 때가 많다.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라고 하지만 실은 살아남은 자들의 회고와 자기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기억을 왜곡하고 조합하고 새로 만들어 그것을 확신하게도 한다. 인생은, 그렇게 함으로서 나를 보존해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허위의 안도와, 스스로 합리화된 기억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성찰 사이의 오르내림이 아닐까. 우리 인생의 시소가 결국은 평형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요즘 뇌 과학 연구가 계속 진화발전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랑스인 파트리크 라그랑주의 말처럼, 정말이지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이 책을 통해 무겁게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올 해 개봉한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나란히 볼 만하다. 같은 내용 다른 버전의 행간 차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신선하고 가시적으로 뚜렷한 어떤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볼 때는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어 앞으로 돌아가 다시 확인해야했던 의아함이, 영화에서는 베로니카 어머니의 의상과 태도 말을 통해 뚜렷하게 나타난다. 원작이 강렬한 만큼 영화의 스토리와 배우의 연기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멘부커 상을 받은 저자 줄리언 반스의 내공 있는 문장 표현들만큼이나, 세심하게 만든 이 영화 역시 울림이 크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667개(56/134페이지)
우리의 소중한 일상 우리의 소중한 일상
오늘을 그날처럼
이철규/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우리의 소중한 일상보혈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주님의 보혈이 우리의 일상에 강같이 흐르는 느낌을 받는다. 주님의 죽으심과 십자가에 대한 설교도 아닌데 십자가의 의미가 선명하게 가슴에 새겨지고 부활과 승천에 대한 설교도 아닌데 소망과 확신에 찬 믿음이 생긴다. 중생의 경험을 하면 보는 눈이 달라지고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는데 중생에 대한 메시지도 아닌데 만물과 사람과 세계가 새롭게 보이게 한다. 누군가 자신의 삶을 간증과 신앙으로 풀어낸 글은 거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보면서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되었다. ...
희망의 두 지평에서 하나님 나라의 희망으로 희망의 두 지평에서 하나님 나라의 희망으로
희망의 두 지평
이종인/박영사/정현욱 편집위원


제목이 참 좋다. 철학에 낯선 독자라도 뭔가 좋은 이야기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에른스트 블로흐와 위르겐 몰트만을 안다면 상당히 호감을 가질 것이다. 두 사람은 2차 자료에 의거해 희미하게 더듬는 필자와 같은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몰트만의 경우는 몇 권의 책을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파악이 되지만, 에른스트 블로흐의 경우는 굉장히 낯선 존재다. 수년 전에 블로흐의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을 읽다가 중간쯤에 포기하고 말았다. 굳이 읽어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데다 익숙하지 않은 블로흐를 따라...
자본주의의 핵심에는 개인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핵심에는 개인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교회, 자본주의와 씨름하다
김영배/북크크/박예찬 명예편집위원


제목이 참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교회 또는 책에서 두 주제를 같이 다루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일까요? 자신의 적이 누군지조차 몰라 엉뚱한 것과 싸우고 있는 교회의 실상 앞에 저자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자본주의를 향한 싸움을 외치고 있습니다. 죄악이 넘치는 이 시대에 왠 자본주의를 운운하는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저자가 왜 이 주제를 꺼내드는지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과 정의를 들어보겠습니다. 저자는 자본주의를 "돈이 주도하는 사회, 자본주의적인 것은 어느 영역에서든 돈이 주도적인 역할을...
교회는 가정을 회복하고, 가정은 사회와 교회를 세운다 교회는 가정을 회복하고, 가정은 사회와 교회를 세운다
교회를 세우는 가정예배
장대선/고백과 문답/고경태 편집위원


교회는 가정을 회복하고, 가정은 사회와 교회를 세운다 “가정예배모범”(1647년)은 스코틀랜드 교회 에든버러 총회(10회)에서 결정했다(15쪽). 우리는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그 기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장대선 목사의 <교회를 세우는 가정 예배>는 그리스도인의 행동인 가정 예배의 근원에 대해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 이전에 가정예배가 있었을까? 1세기 베뢰아에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중세로마교회는 ‘복음선포(확실한 신앙)’가 아닌 ‘미사(맹목적 신앙)’로 종교 생활을 구성시켰다. 루터와 칼빈...
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악마 다시 살려내기
리차드 벡/Fortress Press/김상일 편집위원


악마 다시 살려내기–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 저는 하나님이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신비한 경험들을 몇 번 했습니다. 예언을 받아 본 적도 있었고, 신학교 졸업식 때 하나님께서 나를 콕 집어서 상을 주셨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자세하게 할 필요도 없이, 저는 소위 탈주술화(disenchanted)된 그리스도인은 아닙니다. 저는 복음주의 신앙을 받아들였고, 이제까지 쭈욱 그 신앙 속에서 살아온 사람인데, 복음주의 신앙은 탈주술화된 신앙이 아니기 ...
루터에 대한 변증 루터에 대한 변증
루터와 정치
우베 시몬-네도/조미화/CLC/강도헌 편집위원


루터에 대한 변증  고등학교를 다닐 즈음에 한국개신교회는 개인성경공부와 소그룹 성경공부 유행이 일어났었다. 수많은 성경공부 교재들이 쏟아져 나왔고, 당시 한국교회는 막 일어나기 시작한 지적인 호기심에 맞추어 다양한 경건서적들도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당시 모든 교회와 성도들은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줄 알고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 매진하였다(한국보수개신교회의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 대해서는 차후에 평가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또한 창조과학과 같은 성경과 기독교에 ...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홍한별/반비/옥은숙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이 책은 제목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최대한 늦추고 미루어 읽은 책이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도 없고 내용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다 읽고 났을 땐 이 책을 추천해준 동료가 고맙게 느껴졌다. 편한 책읽기보다 불편한 책읽기가 언제나 우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의 영어 부제는 A mother’s reckoning, 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이다. 비극의 여파와 후유증을 살아내야 하는 한 가해자...
구약의 여호와, 고대 근동의 신들과 논쟁하다 구약의 여호와, 고대 근동의 신들과 논쟁하다
고대 근동 신들과의 논쟁
존 D. 커리드 /이옥용/새물결플러스/정현욱 편집위원


제목을 오독(誤讀)했다. ‘고대 근동 신들과의 논쟁’에서 ‘논쟁’을 ‘전쟁’으로 읽었다. 필자의 뇌리 속에 남은 신화의 세계는 ‘논쟁’이 아닌 ‘전쟁’이기 때문이다. 표지 가장 윗부분에 적힌 ‘Against the Gods’도 논쟁보다는 ‘전쟁’의 의미가 강하게 읽힌다. 고대 전쟁은 나라와 민족들 간의 전쟁이 아니라 신들과의 전쟁이기 때문에다. 2011년 알렙에서 출간된 김원익의 <신들의 전쟁>을 보더라도, 고대 신화는 대부분 전쟁이야기들이 아니던가. 수년 전에 화제가 된 <신들의 전쟁>이나 <타이탄>...
로이드존스처럼 성경을 설교하자 로이드존스처럼 성경을 설교하자
마틴 로이드존스의 설교를 만나다
스티븐 로슨/황을호/생명의말씀사/정현욱 편집위원


로이드 존스, 그 이름만으로 충분한 사람이 아닐까? 아마도 청교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로이드 존스의 이름은 이미 전설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로이드존스를 좋아하고 존경한다. 로이드존스는 특이하면서도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설교자다. 이미 1981년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설교는 여전히 살아 있고, 생동감이 있다. 로이드존스를 추종하는 사람이 어디 나뿐이었을까? Eric. J. Alexander는 로이드 존스를 살아생전에 이미 ‘기독교 세계 최고의 설교자’로 불렀다.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로이드 존스의 설교를 사랑한다. 이 책...
성경, 비평에서 새롭게 읽기로 전환하기 성경, 비평에서 새롭게 읽기로 전환하기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
데이빗 B. 가너/신호섭/세움북스


성경, 비평에서 새롭게 읽기로 전환하기성경 논쟁 시대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는 명제는 근대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이제 사람들은 성경을 한 권의 책으로, 한 권의 문학 작품으로 대하고 싶어 한다. 물론 그 관점이 ‘틀렸다’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그것으로 한정시키려는 저의(底意)다. 성경 논쟁은 칭만큼 뜨겁고, 교회론 만큼 예민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시작되기도 전 성경은 고등 비평에 의해 난도질당했다. 성경의 무오성과 더불어 제기된 성경의 영감론은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이성의 메스로 성경은 철저하게 해부되었다. 그러...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 읽기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 읽기
믿음은 세계관의 전쟁이다
최재호/힐링북스/정현욱 편집위원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 읽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역사는 읽는 것이고, 타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타자의 삶을 공유함은 곧 그 ‘사람의 삶을 사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직접 사는 것과 글로 읽는 것은 다를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은 타자의 것이기에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과 같습니다. 비근(卑近)한 예로 친구를 생각해 봅시다. 아무리 친하다 해도 친구는 타자입니다. 목소리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삶을 해석하는 것도 다릅니다. 마음이 잘 맞는 친구라 할지라도 다른 점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물며 낯선 타자의...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
유배된 교회
리 비치/김광남/새물결플러스/정현욱 편집위원


일단 제목부터 강하게 끌린다. 2001년에 마이클 호톤의 <세상에 포로 된 교회>(부흥과개혁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기회가 된다면 호튼의 책과 비치의 책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가나안교회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라는 표지 문구가 ‘유배된 교회’만큼이나 강열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낯설다. 먼저 저자인 리 비치(Lee Beach)도 낯설고, ‘유배된 교회’라는 의미도 아직 낯설다. 서평을 위해 먼저 저자를 찾아보았다. 한글로 된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영문으로 검색했다. 책의 원제는...
르네 지라르, 그는 구원자가 될 것인가? 르네 지라르, 그는 구원자가 될 것인가?
예수는 반신화다
정일권/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르네 지라르, 그는 구원자가 될 것인가?  성경에서는 말한다. 말세에 나타나는 현상 중에 가장 선명한 것은 돈을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 말씀은 더 이상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가 이 땅에서 사람의 영혼을 변화시키고 진실된 인격과 풍성한 삶을 위한 도구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피조물에게는 흥망성쇠가 있는데 기독교에도 그러한 자연스런 원칙이 정해져 있는 것인가? 기독교는 이제 무능한 진리가 되어 역사의 뒷길로 사라져가는 것인가? 모든 종교는 자신의 교리와 가르침이 인류 보편...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정체성의 자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정체성의 자유
팀 켈러의 자기 망각의 자유
팀 켈러/10Publishing/김상일 편집위원


자기 망각의 자유  팀 켈러의 자기 망각의 자유(The Freedom of Self-Forgetfulness)는 아주 얇은 책입니다. 고린도전서 3:21-4:7에서 바울이 일갈하는 복음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의 관계, 그리고 그러한 정체성을 통해서 주어지는 자유에 대해서 아주 짧지만 강력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설교 원고를 옮겨놓은 것 같은 책이어서 읽기도 쉽고 짧은데다가, 그 내용은 굉장히 강력한 복음의 능력을 담고 있어서 효율로만 보면 짧은 시간에 최대의 독서 효과를 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
왜 신학이 필요한가? 왜 신학이 필요한가?
신학공부: 하나님과 세계
김진혁/예책/강도헌 편집위원


신학이 왜 필요할까?  가끔 목사님들 중에서도 ‘신학’과 ‘목회’는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을 만나게 된다. 나 또한 과거에 그러한 생각을 잠시 가지고 있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과거에 신학의 불용(不用)을 주장(무용(無用)이 아니다)하던 나의 경우를 돌이켜 보면 ‘바른’ 목회 보다는 ‘빠른’ 목회에 집중하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솔직히 나의 부목사 시절은 철저하게 ‘목회성공’에 집중하였던 것이다. 다시 말해 내목회의 성공이 곧 하나님의 성공이라는 당위적 믿음가운데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목회에 큰 도움이...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말씀 앞에 서는 용기
한주원/이레서원/정현욱 편집위원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오래전, 교회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이야기입니다. 부산에 주례동의 ㅈ교회 권사님이 운영하시는 하숙집에 이년 정도 머물렀습니다. 그 권사님은 언제나 성경을 읽으셨고, 전도에 열심인 분이었습니다. 매주 이틀 정도는 집 주변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전도하셨습니다. 기존의 전도지 전도가 아닌 방문 전도에 가까웠습니다. 어느 날 권사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정 선생도 같이 안 갈래?’ 호기심에 ‘네 그러죠’라고 대답해 버렸습니다. 전도지도 챙기고, 몇 가지 물건도 큰 가방에 넣고 출발하셨습니...
종교도 중독될 수 있다 종교도 중독될 수 있다
해로운 신앙: 종교 중독과 영적 학대의 치유
스티븐 아터번, 잭 펠톤/문희경/그리심/강도헌 편집위원


종교도 중독될 수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중독이라는 말이 너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중독’이라는 의미가 긍정적인 의미인지, 부정적인 의미인지 조차도 모호한 경우가 많다. 또한 ‘중독’이라는 단어는 때때로 자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한 단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독’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단어이기도 하다.   ‘DSM’ 시리즈를 보면, 한국적 상황과 가장 맞지 않는 부분이 어쩌면 ‘중독’이다. 다섯 번의 개정판을 내었지만, 여전히 ‘중...
비평학이 아닌 계시 문서로 성경관을 확립하여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전하라 비평학이 아닌 계시 문서로 성경관을 확립하여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전하라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
데이빗 B. 가너/신호섭/세움북스/고경태 편집위원


비평학이 아닌 계시 문서로 성경관을 확립하여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전하라세움북스에서 데이빗 가너가 7명이 발제한 에세이를 편집한 Did God Really Say?(2012년)를 신호섭 교수께서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라는 제목으로 번역해서 출판했다.  세움북스는 최근에 설립된 출판사로서 산뜻한 표지 디자인과 접근하기 쉬운 주제 등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라는 책도 디자인이 산뜻하고, 사이즈도 14×20Cm 규격으로 가볍게 느껴졌다. 그런데 처음...
삶으로 재현하는 하나님의 신비 삶으로 재현하는 하나님의 신비
신비를 엿보다: 다니엘
바바라 륭 라이/송동민/이레서원/정현욱 편집위원


이 책은 탄탄하고 명징하다. 모호한 다니엘서를 백 쪽 남짓의 작은 분량임에도 다니엘서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명료하게 풀어낸다. 다니엘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첫 부분은 1-6장이며 그 안에는 6개의 "궁정 이야기"(court tale)로 이루어져 있다. 두 번째 부분은 7-12장까지다. 이곳은 일인칭 환상들로 채워져 있다. 전반부가 개관적 서술이라면 후반부는 다니엘에 체험한 개인적 환상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우리의 신앙에 담긴 신비의 요소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질문과 씨름하는 데 놓여 있다는 것’(112쪽)이...
결말에 대한 예감 결말에 대한 예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최세희/다산책방/옥은숙


영어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이고, 한국어 제목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끝이나 결말에 대한 예감’이라는 뜻인데, 책 내용상 보면 주인공이 가졌던 예감과 그 종국은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글 제목에서는 마치 첫 예감이 결과와 다르지 않고 딱 맞았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람들은 이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떤 것에 대한 예감이고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지, 예감에 딱 들어맞는 결과라? 어떤 이야기일까?’  이 책은 사람 기억의 온전치 않음과 그 왜곡에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