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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구약의 여호와, 고대 근동의 신들과 논쟁하다

크리스찬북뉴스 | 2017.12.10 15:19
구약의 여호와, 고대 근동의 신들과 논쟁하다 고대 근동 신들과의 논쟁/존 D. 커리드 /이옥용/새물결플러스/정현욱 편집위원

제목을 오독(誤讀)했다. ‘고대 근동 신들과의 논쟁에서 논쟁전쟁으로 읽었다. 필자의 뇌리 속에 남은 신화의 세계는 논쟁이 아닌 전쟁이기 때문이다. 표지 가장 윗부분에 적힌 ‘Against the Gods’도 논쟁보다는 전쟁의 의미가 강하게 읽힌다. 고대 전쟁은 나라와 민족들 간의 전쟁이 아니라 신들과의 전쟁이기 때문에다. 2011년 알렙에서 출간된 김원익의 <신들의 전쟁>을 보더라도, 고대 신화는 대부분 전쟁이야기들이 아니던가. 수년 전에 화제가 된 <신들의 전쟁>이나 <타이탄> 등의 영화들은 신들의 전쟁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 책은 왜 전쟁이 아니라 논쟁일까? 이제 신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고대 근동의 신들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저자인 존 D. 커리드(John D. Currid)는 먼저 교수이다. 그는 현재 미국 리폼드 신학교(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의 샬롯 캠퍼스(RTS Charlotte)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동시에 밸런틴 장로교회 원로 목사이기도 하다. 그는 적지 않은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하다. 먼저 그는 성경학자이다. 구약의 여러 성경을 주석했다. ‘Genesis Vol’(2015) ‘Deuteronomy’(2006) ‘Leviticus’(2005) 등이 있다. 고고학 관련 책으로는 고대 이집트를 다룬 ‘Ancient Egypt and the Old Testament’(1997)‘Doing Archaeology in the Land of the Bible: A Basic Guide’(1999) 등이 있다. 이 책은 존 D. 커리드 책으로서 한국에 최초로 소개되며 유일한 책이며, 가장 커리드 다운 책이다. 고고학 전공인 탓에 그의 주석들은 대체로 고대 근동의 신화와 역사적 배경들을 비교하며 주해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역과 이집트 지역의 발굴 작업에 직접 관여하고 참여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기도 하다. 신학과 목회를 넘어 고고학 현장 전문가의 생각이 피력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전쟁이 아닌 논쟁 이야기를 들어 보자.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추천사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맥락을 잡아 주기 때문이다. 김회권 교수는 이 책이 구약성경의 종교를 고대 근동의 종교의 아류로 보거나 고대 근동 종교의 파생 종교로 보는 종교사학자들의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변증 저작으로 소개한다. 고대 근동의 신화와 비교하면서 유사점과 공통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류호준 교수는 신들에 대항하여(Against god)’가 구약이 가지는 논쟁 신학의 특징을 대변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여기서 에른스트 트뢸취로 대변되는 종교사학파의 견해를 살펴보자. 종교사학파들의 논리는 매우 단순하다. 구약은 고대 근동의 신화의 일부이며, 주변 국가들의 신화들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받은 것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관점은 유일신 사상을 가진 구약 이스라엘 신관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며,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다원주의 개념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주장이다. 이 책은 종교사학파의 다원적 신관을 부정하고 유일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숭배했던 이스라엘의 고대 신관을 구약 성경이 그대로 담고 있다고 말한다. 그 근거를 책 속에서 살펴보자.

 

1장과 2장은 논쟁의 서막이자 전제이다. 이곳에서 저자는 고대 근동 연구의 간략한 역사와 논쟁의 논지들을 설명한다. 3장부터 11장까지는 고대 근동의 신화와 성경의 내용들을 비교분석하면서 구약 성경의 독특성을 변증한다. 1798년 나폴레옹은 학자와 건축가 학자들을 이끌고 이집트로 향한다. 그곳에서 왕들의 계곡(Valley of the Kings)’이라는 매우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되고, 이것이 이집트 발굴의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제시한다. 1922년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발견한 투탕카멘 왕릉은 세기적 발견이자 전 세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이곳에서 발견된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는 이집트 신들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한 예로 아몬 주신전의 부마스티스 문에 부조된 이야기는 기원전 10세기 시삭 왕이 유다 왕 이스라엘을 침공한 내용이다. 이것은 왕상 14장과 대하 12장에 기록된 내용과 일치한다. 또 하나는 에밀 보타와 헨리 라야드 경의 아시리아 지역의 발굴이다. 이곳에서는 앗시리아의 북이스라엘 멸망과 고대 신화 속 홍수 이야기 등은 성경의 이야기들과 비슷했다. 결국 이러한 발굴들은 고대 세계를 구약 성경에만 의존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료에 근거하도록 이끌었다. 이것은 다른 의미로 성경의 절대성을 무너뜨린다.

 

논쟁의 역사를 간략하게 언급한 저자는 2장에서 논쟁 핵심인 강한 손’,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구름을 타는 자’, ‘뱀의 대결’, ‘기근등의 의미들을 설명한다. 고대 근동 신화와 비슷한 이런 이야기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빌려온 것일까? 아니면 스며있는 것일까? 저자는 구약 성경이 당시 고대 근동의 신화들을 잘 알고 있었으며, 당시 사용하던 표현들을 그대로 차용했지만 이방 신화들을 반박’(48)했다고 주장한다. 3장에서는 창세기 1장과 고대 근동의 창조 기사를 비교하며 구약 성경이 어떻게 반박했는가를 밝힌다. 고대 근동의 신화들은 모두 다신론적이지만 히브리인들의 하나님은 초월적 존재’(63)이다. 창조되는 신화의 신들과 다르게 구약의 여호와는 급진적 일신론’(64)이다. 궁극적으로 고대 근동 신화들은 다신론적이며, 허물과 약점이 가득한 신들이며, 때로는 잔인하고 포악하다. 그러나 구약의 하나님은 유일신이며, 창조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무에서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시다. 3장 창조 기사의 결론을 직접 들어보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창세기 1-2장은 일신론을 철저하고 열렬하게 지지한다. 이 문헌은 다른 신들이 끼어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명백한 논쟁으로 그것들에 대항한다.”(73)

 

그렇다. 비교를 넘어 결론은 대항(Against)’한다. 4장에서 이어지는 노아 홍수 이야기도 창조와 별반 다르지 않다. 홍수 이야기는 고대 근동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전설과 신화 속에서 발견된다. 중국, 일본, 동남아 여러 지역과 남미의 인디언들에게서도 발견된다. 그중에서도 수메르 홍수 이야기는 이스라엘에 가깝기도 하고 내용도 상당히 비슷하다. 아트라하시스의 홍수 이야기는 바벨로니아의 유명한 길가메시 서사시로 통합된다. 여기서도 창세기 홍수 이야기는 홍수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해가 완전히 다르다. 홍수를 무서워하는 이방신들과 달리 구약의 하나님은 모든 사건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 직접 홍수를 내리고, 노아와 그 가족을 구하며, 방주의 문을 직접 닫으며, 물을 불어나게 하고 줄어들게 한다. 참으로 야훼는 세상을 지배’(99)하시는 분이다. 어찌 그런 여호와가 신화 속의 신들과 같을 수 있을까? 논쟁의 결말은 명징하다. 완전한 KO승이다. 고대 근동 신화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 시편 기자들은 종종 가나안 신화를 사용해서 바빌로니아 왕을 조롱한다.’(224)

 

나가면서 몇 가지만 정리해보자. 먼저, 이 책은 구약 성경이 히브리인들의 경전으로만 존재하지 않았고, (Anti) 신화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구약의 여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절대 신이며, 유일하신 신이시다. 또한 고대 근동의 신화들은 비교하면 할수록 구약이 독보적 신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구약의 여호와는 군계일학이다. 그렇다고 고대 근동 신화를 굳이 버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양한 관점의 신화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며 틀이다. 고대 근동 신화들이 보여주는 신들은 그들의 삶을 보여준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반신화적 관점에서 신약을 바라본 르네 지라르를 해석한 정일권의 <예수는 반 신화다>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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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소중한 일상보혈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주님의 보혈이 우리의 일상에 강같이 흐르는 느낌을 받는다. 주님의 죽으심과 십자가에 대한 설교도 아닌데 십자가의 의미가 선명하게 가슴에 새겨지고 부활과 승천에 대한 설교도 아닌데 소망과 확신에 찬 믿음이 생긴다. 중생의 경험을 하면 보는 눈이 달라지고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는데 중생에 대한 메시지도 아닌데 만물과 사람과 세계가 새롭게 보이게 한다. 누군가 자신의 삶을 간증과 신앙으로 풀어낸 글은 거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보면서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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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좋다. 철학에 낯선 독자라도 뭔가 좋은 이야기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에른스트 블로흐와 위르겐 몰트만을 안다면 상당히 호감을 가질 것이다. 두 사람은 2차 자료에 의거해 희미하게 더듬는 필자와 같은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몰트만의 경우는 몇 권의 책을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파악이 되지만, 에른스트 블로흐의 경우는 굉장히 낯선 존재다. 수년 전에 블로흐의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을 읽다가 중간쯤에 포기하고 말았다. 굳이 읽어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데다 익숙하지 않은 블로흐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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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가정을 회복하고, 가정은 사회와 교회를 세운다 “가정예배모범”(1647년)은 스코틀랜드 교회 에든버러 총회(10회)에서 결정했다(15쪽). 우리는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그 기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장대선 목사의 <교회를 세우는 가정 예배>는 그리스도인의 행동인 가정 예배의 근원에 대해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 이전에 가정예배가 있었을까? 1세기 베뢰아에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중세로마교회는 ‘복음선포(확실한 신앙)’가 아닌 ‘미사(맹목적 신앙)’로 종교 생활을 구성시켰다. 루터와 칼빈...
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악마 다시 살려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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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다시 살려내기–영적 전투가 열어내는 현실 너머의 현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 저는 하나님이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신비한 경험들을 몇 번 했습니다. 예언을 받아 본 적도 있었고, 신학교 졸업식 때 하나님께서 나를 콕 집어서 상을 주셨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자세하게 할 필요도 없이, 저는 소위 탈주술화(disenchanted)된 그리스도인은 아닙니다. 저는 복음주의 신앙을 받아들였고, 이제까지 쭈욱 그 신앙 속에서 살아온 사람인데, 복음주의 신앙은 탈주술화된 신앙이 아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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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에 대한 변증  고등학교를 다닐 즈음에 한국개신교회는 개인성경공부와 소그룹 성경공부 유행이 일어났었다. 수많은 성경공부 교재들이 쏟아져 나왔고, 당시 한국교회는 막 일어나기 시작한 지적인 호기심에 맞추어 다양한 경건서적들도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당시 모든 교회와 성도들은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줄 알고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 매진하였다(한국보수개신교회의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 대해서는 차후에 평가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또한 창조과학과 같은 성경과 기독교에 ...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홍한별/반비/옥은숙


1999년 4월 20일, 미국 고등학교 무차별 총기난사사건 그 이후이 책은 제목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최대한 늦추고 미루어 읽은 책이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도 없고 내용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다 읽고 났을 땐 이 책을 추천해준 동료가 고맙게 느껴졌다. 편한 책읽기보다 불편한 책읽기가 언제나 우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의 영어 부제는 A mother’s reckoning, 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이다. 비극의 여파와 후유증을 살아내야 하는 한 가해자...
구약의 여호와, 고대 근동의 신들과 논쟁하다 구약의 여호와, 고대 근동의 신들과 논쟁하다
고대 근동 신들과의 논쟁
존 D. 커리드 /이옥용/새물결플러스/정현욱 편집위원


제목을 오독(誤讀)했다. ‘고대 근동 신들과의 논쟁’에서 ‘논쟁’을 ‘전쟁’으로 읽었다. 필자의 뇌리 속에 남은 신화의 세계는 ‘논쟁’이 아닌 ‘전쟁’이기 때문이다. 표지 가장 윗부분에 적힌 ‘Against the Gods’도 논쟁보다는 ‘전쟁’의 의미가 강하게 읽힌다. 고대 전쟁은 나라와 민족들 간의 전쟁이 아니라 신들과의 전쟁이기 때문에다. 2011년 알렙에서 출간된 김원익의 <신들의 전쟁>을 보더라도, 고대 신화는 대부분 전쟁이야기들이 아니던가. 수년 전에 화제가 된 <신들의 전쟁>이나 <타이탄>...
로이드존스처럼 성경을 설교하자 로이드존스처럼 성경을 설교하자
마틴 로이드존스의 설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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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존스, 그 이름만으로 충분한 사람이 아닐까? 아마도 청교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로이드 존스의 이름은 이미 전설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로이드존스를 좋아하고 존경한다. 로이드존스는 특이하면서도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설교자다. 이미 1981년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설교는 여전히 살아 있고, 생동감이 있다. 로이드존스를 추종하는 사람이 어디 나뿐이었을까? Eric. J. Alexander는 로이드 존스를 살아생전에 이미 ‘기독교 세계 최고의 설교자’로 불렀다.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로이드 존스의 설교를 사랑한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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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
데이빗 B. 가너/신호섭/세움북스


성경, 비평에서 새롭게 읽기로 전환하기성경 논쟁 시대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는 명제는 근대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이제 사람들은 성경을 한 권의 책으로, 한 권의 문학 작품으로 대하고 싶어 한다. 물론 그 관점이 ‘틀렸다’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그것으로 한정시키려는 저의(底意)다. 성경 논쟁은 칭만큼 뜨겁고, 교회론 만큼 예민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시작되기도 전 성경은 고등 비평에 의해 난도질당했다. 성경의 무오성과 더불어 제기된 성경의 영감론은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이성의 메스로 성경은 철저하게 해부되었다. 그러...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 읽기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 읽기
믿음은 세계관의 전쟁이다
최재호/힐링북스/정현욱 편집위원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 읽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역사는 읽는 것이고, 타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타자의 삶을 공유함은 곧 그 ‘사람의 삶을 사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직접 사는 것과 글로 읽는 것은 다를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은 타자의 것이기에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과 같습니다. 비근(卑近)한 예로 친구를 생각해 봅시다. 아무리 친하다 해도 친구는 타자입니다. 목소리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삶을 해석하는 것도 다릅니다. 마음이 잘 맞는 친구라 할지라도 다른 점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물며 낯선 타자의...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 종말론적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
유배된 교회
리 비치/김광남/새물결플러스/정현욱 편집위원


일단 제목부터 강하게 끌린다. 2001년에 마이클 호톤의 <세상에 포로 된 교회>(부흥과개혁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기회가 된다면 호튼의 책과 비치의 책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가나안교회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라는 표지 문구가 ‘유배된 교회’만큼이나 강열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낯설다. 먼저 저자인 리 비치(Lee Beach)도 낯설고, ‘유배된 교회’라는 의미도 아직 낯설다. 서평을 위해 먼저 저자를 찾아보았다. 한글로 된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영문으로 검색했다. 책의 원제는...
르네 지라르, 그는 구원자가 될 것인가? 르네 지라르, 그는 구원자가 될 것인가?
예수는 반신화다
정일권/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르네 지라르, 그는 구원자가 될 것인가?  성경에서는 말한다. 말세에 나타나는 현상 중에 가장 선명한 것은 돈을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 말씀은 더 이상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가 이 땅에서 사람의 영혼을 변화시키고 진실된 인격과 풍성한 삶을 위한 도구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피조물에게는 흥망성쇠가 있는데 기독교에도 그러한 자연스런 원칙이 정해져 있는 것인가? 기독교는 이제 무능한 진리가 되어 역사의 뒷길로 사라져가는 것인가? 모든 종교는 자신의 교리와 가르침이 인류 보편...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정체성의 자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정체성의 자유
팀 켈러의 자기 망각의 자유
팀 켈러/10Publishing/김상일 편집위원


자기 망각의 자유  팀 켈러의 자기 망각의 자유(The Freedom of Self-Forgetfulness)는 아주 얇은 책입니다. 고린도전서 3:21-4:7에서 바울이 일갈하는 복음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의 관계, 그리고 그러한 정체성을 통해서 주어지는 자유에 대해서 아주 짧지만 강력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설교 원고를 옮겨놓은 것 같은 책이어서 읽기도 쉽고 짧은데다가, 그 내용은 굉장히 강력한 복음의 능력을 담고 있어서 효율로만 보면 짧은 시간에 최대의 독서 효과를 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
왜 신학이 필요한가? 왜 신학이 필요한가?
신학공부: 하나님과 세계
김진혁/예책/강도헌 편집위원


신학이 왜 필요할까?  가끔 목사님들 중에서도 ‘신학’과 ‘목회’는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을 만나게 된다. 나 또한 과거에 그러한 생각을 잠시 가지고 있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과거에 신학의 불용(不用)을 주장(무용(無用)이 아니다)하던 나의 경우를 돌이켜 보면 ‘바른’ 목회 보다는 ‘빠른’ 목회에 집중하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솔직히 나의 부목사 시절은 철저하게 ‘목회성공’에 집중하였던 것이다. 다시 말해 내목회의 성공이 곧 하나님의 성공이라는 당위적 믿음가운데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목회에 큰 도움이...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말씀 앞에 서는 용기
한주원/이레서원/정현욱 편집위원


성화를 위한 거룩한 성경 읽기 오래전, 교회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이야기입니다. 부산에 주례동의 ㅈ교회 권사님이 운영하시는 하숙집에 이년 정도 머물렀습니다. 그 권사님은 언제나 성경을 읽으셨고, 전도에 열심인 분이었습니다. 매주 이틀 정도는 집 주변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전도하셨습니다. 기존의 전도지 전도가 아닌 방문 전도에 가까웠습니다. 어느 날 권사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정 선생도 같이 안 갈래?’ 호기심에 ‘네 그러죠’라고 대답해 버렸습니다. 전도지도 챙기고, 몇 가지 물건도 큰 가방에 넣고 출발하셨습니...
종교도 중독될 수 있다 종교도 중독될 수 있다
해로운 신앙: 종교 중독과 영적 학대의 치유
스티븐 아터번, 잭 펠톤/문희경/그리심/강도헌 편집위원


종교도 중독될 수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중독이라는 말이 너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중독’이라는 의미가 긍정적인 의미인지, 부정적인 의미인지 조차도 모호한 경우가 많다. 또한 ‘중독’이라는 단어는 때때로 자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한 단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독’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단어이기도 하다.   ‘DSM’ 시리즈를 보면, 한국적 상황과 가장 맞지 않는 부분이 어쩌면 ‘중독’이다. 다섯 번의 개정판을 내었지만, 여전히 ‘중...
비평학이 아닌 계시 문서로 성경관을 확립하여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전하라 비평학이 아닌 계시 문서로 성경관을 확립하여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전하라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
데이빗 B. 가너/신호섭/세움북스/고경태 편집위원


비평학이 아닌 계시 문서로 성경관을 확립하여 성경을 해석하고 복음을 전하라세움북스에서 데이빗 가너가 7명이 발제한 에세이를 편집한 Did God Really Say?(2012년)를 신호섭 교수께서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라는 제목으로 번역해서 출판했다.  세움북스는 최근에 설립된 출판사로서 산뜻한 표지 디자인과 접근하기 쉬운 주제 등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라는 책도 디자인이 산뜻하고, 사이즈도 14×20Cm 규격으로 가볍게 느껴졌다. 그런데 처음...
삶으로 재현하는 하나님의 신비 삶으로 재현하는 하나님의 신비
신비를 엿보다: 다니엘
바바라 륭 라이/송동민/이레서원/정현욱 편집위원


이 책은 탄탄하고 명징하다. 모호한 다니엘서를 백 쪽 남짓의 작은 분량임에도 다니엘서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명료하게 풀어낸다. 다니엘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첫 부분은 1-6장이며 그 안에는 6개의 "궁정 이야기"(court tale)로 이루어져 있다. 두 번째 부분은 7-12장까지다. 이곳은 일인칭 환상들로 채워져 있다. 전반부가 개관적 서술이라면 후반부는 다니엘에 체험한 개인적 환상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우리의 신앙에 담긴 신비의 요소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질문과 씨름하는 데 놓여 있다는 것’(112쪽)이...
결말에 대한 예감 결말에 대한 예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최세희/다산책방/옥은숙


영어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이고, 한국어 제목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끝이나 결말에 대한 예감’이라는 뜻인데, 책 내용상 보면 주인공이 가졌던 예감과 그 종국은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글 제목에서는 마치 첫 예감이 결과와 다르지 않고 딱 맞았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람들은 이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떤 것에 대한 예감이고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지, 예감에 딱 들어맞는 결과라? 어떤 이야기일까?’  이 책은 사람 기억의 온전치 않음과 그 왜곡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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