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종교개혁당시의 카톨릭을 통한 현대 개신교에 대한 반추
"작은 도시에서는 주교를 임명할 수 없다. 주교는 명예로운 직책인 만큼 최상의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교회법) "사제에게 충분한 물질적 지원을 할 수 없다면 성직 안수를 해서는 안된다."(교회법)
-『목판화로 대조한 그리스도와 적그리스도의 생애』-中에서
이 책은 특이하다. 대조된 삽화로 그리스도와 적그리스도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담는다. 16세기 종교개혁가였던 필립 멜란히톤이 삽화가였던 크라나흐와 손을 잡고 본 책을 만들었고 이 책에 대한 해설과 편역을 옥성득 교수가 추가한다.
그런데 당시 부패했던 카톨릭에 대항해 종교개혁의 깃발을 올렸던 멜란히톤이 이 책을 만들었기에 저자는 적그리스도를 교황과 그 체제에 대응시킨다. 이것이 당시의 상황에서는 거의 당연시 여겨졌을 것이고 이 책을 처음에 접한 이들은 이 책을 지금 출간하는 의도가 반카톨릭적 의도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지금 개신교 상황은 마냥 부끄럽다.
이 책의 편역과 해설을 수행한 옥성득 교수도 오히려 카톨릭에 대한 고발적 글이라기보다는 과거의 사실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기 위함이다. 솔직히 그 지적이 좀 전형적이고 과함은 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한번 읽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