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평범의 축복을 넘어...
니코츠 카찬차키스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에서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마지막으로 받았을 유혹을 작가는 '평범'으로 묘사한다. 평범한 사람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 소설이긴 하지만 그런 유혹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평범에 대한 갈망은 지금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받는 공감대 아닐까? 그렇지만 이 시대는 평범하게 산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중산층의 붕괴와 양극화 현상이 극단화 되어지는 경제 상황은 중산층의 행복도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 또 경제적 문제가 아니더라도 가정의 붕괴와 많은 범죄와 사고는 한 인간이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모든 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아닌 것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은총이네 가족도 평범을 희구했지만 그 평범의 행복을 누릴수 없게 된 가정이 되고 만다.
은총이란 아들을 키우는 부부인 이들은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 등으로 가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기에 그들의 결혼만큼은 평범한 가정의 행복을 누리기를 원했다. 이들의 꿈은 아기를 임신하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듯했지만 태어난 은총이는 3가지 난치병을 포함해 6가지 불치병을 안고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일어난 일들은 불을 보듯 뻔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그속에서 얼마 못살것이라는 자식을 포기하지 않는 부모의 사랑과 아이를 돌보는 와중에 직장을 잃고 빚이 넘쳐 신용불량자가 되는 고통까지 겪게 된다. 하지만 그속에서도 은총이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결국 철인 3종경기, 국토대장정을 통해 난치병을 겪는 이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이들의 노력은 눈물겨우면서도 밝다. 어쩌면 평범은 아무나 누릴수 있는 특권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행복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주어질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 같다.
저자 박지훈
1975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때 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새아버지, 늘 마음 편할 날이 없던 어머니를 보며 그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간절한 꿈을 품었다. 남들은 마마보이라고 하지만, 가난한 살림을 돌봐 온 어머니의 말을 잘 따르는 착한 아들이다. 어머니의 조언으로 신실한 아내 김여은과 만나 2003년 결혼했고, 그해 가을 은총이가 태어났다. 위험한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는 은총이를 돌보는 중에 직장을 잃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삶의 벼랑 끝에 다다랐을 때 운동 한 번 해본 적 없는 그는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여 은총이와 함께 완주해 내면서 철인 아빠로 거듭났다. 은총이 같은 난치병 장애 아동이 편안한 돌봄을 받고 지낼 수 있는 복지관을 건립하기 위해 공부하며 달리는 그는 대한민국의 특별한 아빠다. 지은 책으로 <우리 은총이>가 있다.
저자 김여은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친척 집을 옮겨 다니며 자랐다. 그녀의 꿈도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던 중에 남편 박지훈과 결혼하여 은총이를 낳았다. 그 후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특별한 엄마가 되었다. 은총 부자(父子) 앞에서는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는 미소쟁이 엄마, 수많은 날을 여러 병원을 오가며 은총이의 생명을 지키고 재활을 돕는 억척스런 엄마인 그녀는 은총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남편의 무거운 어깨를 세워 주고 철인경기를 뒷바라지하며 마라톤에도 도전하여 완주해 낸, 가칭 ‘엄당당’(엄마가 당당해야 가정이 산다) 대표라며 자신을 추스른다. 틈틈이 장애 아동을 돕기 위한 공부를 하며 은총이가 이 땅의 소망의 아이콘이 되길 기도한다. 지은 책으로 <우리 은총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