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따뜻한 카리스마는 진실과 솔선, 그리고 봉사의 인격에서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매력과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그 답을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이 책의 부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인데, 바꾸어 말하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열 가지 비법’이다. 이 책의 1부는 성공적인 자신의 모습 완성을 위하여 갖추어야 할 따뜻한 카리스마의 중요한 요소 열 가지를 정리했다.
첫째는 자기표현력이다. 서로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내면을 읽게 한다. “나라는 존재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은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고,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여지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17쪽). 저자에 의하면, 나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 사람들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이미지 설계 전문가인 저자는 “객관적인 이미지의 힘을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시키느냐”는 문제를 컨설팅하면서 수많은 CEO와 유명 인사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오늘날 새롭게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흐름을 감지하게 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마디로 따뜻한 카리스마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초반에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소극적인 것이 보통이다. 우리는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자신의 의도와 요구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자기표현 능력을 길러야 한다. 사회학자 고프만은 이미지 관리를 통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사회집단에 끼치는 유익을 광범위하게 다루었다. 그에 따르면 상대방에 대해 성격, 능력, 태도, 동기 등과 같은 정보가 없으면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하기 어렵다.
둘째는 공감능력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원만한 인간관계와 공감능력이 있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은 이제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되었다. 이것은 감성지수(EQ)와 공존지수(NQ, Network Quotient)라고 부를 수 도 있는 능력이다. 이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잘 사는 능력이다.
저자는 대처 수상의 공감능력을 에로 들고 있다. 영국의 전 수상 마거릿 대처는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했던 인물이다. 1982년 국운을 건 포클랜드 제도의 재탈환을 결정한 그는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250명의 영국군 희생이 있었다. 그는 결코 승리에 만족하며 그 죽음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여름 휴가까지 반납하며 그가 한 일은 일과 후 밤마다 250명의 유가족들에게 직접 친필의 편지를 쓰는 일이었다. 국가의 운명의 결정하는 수상으로서가 아니라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의 심정으로, 가장을 잃은 아내의 마음으로 그 편지들을 썼다고 한다. 그의 카리스마는 칼 같은 단호함만은 아니었다. 따뜻한 카리스마의 전형인 그의 리더십의 완성은 바로 공감능력이었다(26-27쪽)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CEO들도 변하고 있다.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던 모습을 벗어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장으로 뛰어가고, 직원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스포츠 관람이나 등산을 가자고 제안한다.
삼성 SDS의 김인 사장은 매주 월요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CEO의 월요 편지’를 보낸다고 한다. 정병철 LG CNS 사장도 사보의 ‘사랑의 우체통’ 코너를 통해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속마음을 먼저 털어놓는다고 한다. 오늘날의 리더들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고 있다.
셋째는 신뢰이다. 신뢰는 관계와 시간 속에서 쌓인다. 신뢰는 목숨을 걸만한 최대의 자신이다. 시간과 노력, 그리고 경비의 손실을 줄이려면 애초에 신뢰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아주 작은 약속, 지킬 가능성이 높은 약속부터 해보면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내는 자신을 지켜보자. 자신을 이길 때 적을 이길 수 있다는 흔한 말처럼, 약속 역시 자신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킬 줄 알 게 될 때 남에게도 신뢰가 쌓인다”(39쪽).
넷째는 설득력이다. 저자에 의하면 설득의 열쇠는 상대에게 유용한 결과를 제공할 유뮤형의 조건을 제공하되, 상대방을 강요나 논리에 의해 승복시킬 것이 아니라 심정적으로 동의하게끔 만드는 데 있다.
심리학자 브렘의 심리 이론에 따르면 외부로부터의 위협은 심리적 반발을 일으켜 금지된 행동을 발현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설득 기법 자체가 아니라,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는 힘이다. 내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것임에 당당할 때 설득의 길이 열린다.
다섯째는 겸손이다. 키스 해럴은 <태도의 경쟁력>이란 책에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그들의 관점과 지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신념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들을 ‘지원팀’이라고 부른다. 이 지원팀을 만들려면 이기심을 버리고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겸손해야 사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굴지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엿보이는 것은 바로 겸손함과 실력, 그리고 자신을 철저하게 다스리며 타인을 존중하며 배려할 줄 아는 감성적 리더십이다.
겸손은 그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마음으로 존중하고 그것을 성숙한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 겸손이다.
여섯째는 거절의 기술이다. 전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는 NBC 방송의 인기 앵커이다. 한번은 쿠바 대통령과 어렵게 성사된 안터뷰 일자가 잡혔는데, 하필 그 날이 딸의 유치원 입학식이었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앵커로서의 경력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아마 보통 사람이라면 쉽사리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가족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그 날은 곤란해요. 딸의 유치원 입학식이 있는 날이거든요”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의 이런 당당함은 노여움을 사기는커녕 오히려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구하는 지름길이 되었다.
또한 거절을 할 때는 자신의 원칙을 말함으로써 분명하게 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분명하게 거절하는 게 힘들 때 ‘수락하듯이 거절하는’ 방법도 있다. 즉 상대의 요청을 처음부터 거절해버리기 보다는 무리한 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으며 내 요구를 말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거절의 말을 할 때 평소보다 조금은 느린 말투로 천천히 말하면 무성의하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일곱째는 자기극복이다. 안철수는 <영혼이 있는 승부>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치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누구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열등감을 건강하게 어루만지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 ‘콤플렉스’다. 약점이 있다면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열등감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여덟째는 유머이다. 백악관에서는 연설문에 삽입할 몇 줄의 유머에 몇천 달러를 쓰기도 한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재치 있는 농담을 시시때때로 던지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레이건이 1981년 존 힝클리라는 정신질환자가 쏜 총에 가슴을 맞았을 때, 부인 낸시 여사가 회복실에 들어서자 그가 말했다.
“여보, 총알이 날아올 때 납작 엎드리는 걸 깜빡 잊어 먹었어. 영화에선 참 잘 했는데 말이야.” 몸에 밴 그의 유머는 가족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유머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피어나는 한 떨기의 꽃이다.” 물론 유머는 시기가 적절하고 대상에 맞아야 한다.
아홉째는 인연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최근 내 인생의 배낭에서 하나를 빼버렸다. 늘 도움만 받으려 하고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상대가 어려울 때는 행여 짐이 될까 몸을 사리는 한 사람을 아예 빼버렸다. 물론 아주 오래 지켜본 후의 일이다. 처음엔 그가 가진 유능함과 활기를 닮고 싶었지만, 그 모두가 남으로부터 살금살금 빼앗은 것들로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구나 그 이기성이 행여 전염될까봐 그를 빼버렸다. 누군가를 빼야 할지 망설여질 때는 자신의 가슴 소리를 들어보면 된다. 안쓰러움이 아닌 묵직한 불쾌감이 든다면 그는 빼고 가는 게 낫다. 반대로 스쳐 지나가는 만남에서 소중한 자기성장의 계기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86쪽).
저자는 인연을 맺게 되는 것이 ‘소중한 재산이고 보물’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곁에 있는 소중한 인연을 소홀히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한다,
열째는 비전이다. 비전은 개인과 기업의 존재 가치이자, 카리스마의 핵이다.
과거 독일 사람들은 남미 대륙에 농업 이민을 갔을 때,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호두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후에 곡식과 채소의 씨앗을 뿌렸다고 한다. 지난 1970년대 이민 붐을 타고 남미 대륙에 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도 나도 배추와 무씨부터 심었다고 한다. 어렵게 살아온 탓에 바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작물에 투자한 것이다.
건축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능력 있는 도시 행정 책임자는 30년 후 해당 도시의 모습을 내다보고 행정에 대한 구상을 한다. 비전은 모든 일에 있어서 중요하다. 비전이 없는 사람은 갈팡질팡한다. 목적이 있지만 목표가 없는 경우, 그는 성공의 가장자리만 맴도는 격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비전을 가진 사람은 가는 길이 다르다. 신중하게 집중하여 선택한 후, 그것을 목표로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설정한다.
본서의 2부는 손석희, 안성기, 조수미 등 성공적으로 자기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자기관리를 효과적으로 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손석희는 ‘이미지와 의제 설정력 등이 조화된 언론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흔히 그의 인터뷰 스타일은 ‘송곳 인터뷰’라는 말로 표현된다. 시원하게 핵심을 정리해내고 날카롭게 쟁점을 짚어내는 그를 보면서 청취자나 시청자들은 후련한 대리만족을 느낀다. 배우 안성기는 의외로 ‘창의적인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스타일은 인생의 의미를 찾는 데 열중하고 인간적이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낭만형이다. 내부를 잘 들여다보는 능력과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여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 진지한 성실함이 주는 변함없는 신뢰. 이것이 안성기의 매력이요 그의 카리스마이다. 조수미는 자신의 경력을 끊임없이 개발하여,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하여 ‘성취의 카리스마’를 소신 있게 이루어냈다. 저자는 조수미에게서 ‘자신에 대한 엄격함’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136쪽). 조수미는 자신에 대한 엄격한 자기관리와 노력을 통하여 당당하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 낸다.
3부에서 저자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소유하는 법을 소개한다. 1단계는 긍정적인 심상화를 만드는 것이다. 2단계는 매력 있는 태도와 화술을 갖추는 것이다. 3단계는 성공한 사람으로서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자기인식이 그 출발점이다. 존 메이저는 영국 총리가 된 후, 기자들로부터 고난의 세월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생각을 갖지 않았다. 항상 희망을 갖고 일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다. 하늘은 표정이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복을 내려준다”(163쪽).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말해주듯이 사고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며 행동이 달라진다. 특히 나만의 멘토(mentor)를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모델링(modeling) 대상을 갖는 것도 좋다. 어떤 사람을 모델로 하여 스스로 변해가는 것이 모델링이다.
따뜻한 카리스마는 진실과 솔선, 그리고 봉사의 인격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본서를 읽는다면 이 책은 기업과 사회에서 역량있는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이종선
20년 동안 개인 이미지 관리(PI, Personal Identity)와 고객만족(CS) 컨설팅을 해온 이미지 설계 전문가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컨설턴트. 그동안 1,000여 개의 기업과 정부 기관, 종합병원 등 다양한 조직에서 PI와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쳤다. 그녀가 컨설팅을 담당했던 최고 경영자와 임원, 각계 유명인사는 전직 대통령을 포함하여 500여 명에 이르고, 강의를 들은 수강생만 300만 명이 넘는다. 2006년에는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최고 강사에 선정되었을 만큼 그녀의 강의와 컨설팅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뉴욕대(NYU)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런던 이미지 인스티튜트에서 디플로마를 받았으며, 미국 이미지컨설턴트 협회(AICI)의 회원이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에서 CEO의 PI를 담당했고, 현재 (주)이미지 디자인컨설팅 대표로서 주요 기업 컨설팅 및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매체에 칼럼을 기고했다. 저서로는 50만 독자를 사로잡은 《따뜻한 카리스마》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를 비롯해 《달란트 이야기》《고객만족, 서비스 전략》이 있고, 《혼자 밥 먹지 마라》를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