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세상이 원하는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세워나가는 목회
처음 이 책의 소개를 읽었을 때 좀 뜸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제목과 달리 거론한 책들이 목회서신이 아니라 구약이고 또 그 책들도 예상외였다. 그런데 이 책들은 독특하게도 유대의 다섯절기에 읽혀졌던 책들이었다.
저자는 유대의 다섯절기에 읽혀졌던 다섯권의 성경을 통해 목회의 다섯가지 기초를 돌아보게 한다. 메길롯이라 불렸던 다섯권의 성경은 그 면면만 본다면 목회의 주춧돌로 보기에는 심히 부족해보인다. 더구나 저자가 이 다섯권으로 풀어내는 주제로 삼으면서 표현한 아가-기도, 룻기-이야기, 고통-예레미야 애가, 아니오-전도서, 공동체-에스더 라는 짝은 일부는 연관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짝들의 연관성이 이해않되는 면이 많았고, 또 이 다섯 가지 주제가 목회의 기초라는 것도 일부분의 주제에 있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유진 피터슨의 전반적인 책들이 논리적 서술과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이 책도 그런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이 다섯가지 주제들을 우리들이 통념적으로 알고 있는 목회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좀더 다른 각도속에서 목회에 대해 재성찰을 갖도록 도와준다. 문자적이거나 기계적인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깊이있고 실제적 만남, 성도들의 아픔과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하나됨으로 나아가도록, 세상이 원하는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나아가는 목회가 되도록 저자는 도와준다.
목회는 조급함이 아니라 한발자국 한발자국 묵상함 속에서 가능함을 가르쳐준다. 목회자는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미나나 프로그램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의 원제처럼 이 목회의 기초도 주춧돌일뿐이다. 하나님 앞에서의 내자신의 몫일뿐이다.
저자
유진 피터슨
1932년 미국의 워싱턴 주 이스트 스탠우드에서 태어나 몬태나 주의 캘리스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시애틀 퍼시픽 대학에서 철학(B.A.)을, 뉴욕 신학교에서 신학(S.T.B.)을 공부하고,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셈어 연구로 석사학위(M.A.)를 받은 뒤 미국 장로교단(PCUSA)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59년 뉴욕 신학교에서 성경 언어와 성경을 가르치는 한편 교회에서 파트타임 목사로 일하기 시작하는데, 처음엔 오로지 생계를 위해 시작한 목사 일이었지만, 점차 자신의 목회 소명을 깨닫고 목회자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3년 뒤, 교수직을 사임하고 메릴랜드 주의 작은 마을 벨 에어에서 ‘그리스도 우리 왕 장로교회’를 시작해 29년간 목회했다. 이후 피츠버그 신학교를 거쳐 캐나다 밴쿠버의 리젠트 칼리지에서 13년간 재직하면서 영성신학을 가르쳤고, 2006년 은퇴한 후로는 몬태나 주의 시골 마을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목사와 작가라는 두 가지 소명을 깨달은 뒤로 평생 그 소명에서 온전함을 이루는 일을 추구하며 걸출한 저작들을 남겼다. 성경을 이 시대에 맞는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12년간 몰두한 끝에 2002년 《메시지》를 출간했고, 《목회자의 소명》, 《목회자의 영성》, 《목회의 기초》,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이 책을 먹으라》, 《그 길을 걸으라》 등 30여 권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