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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 묘비에 새겨지기를 원하는 글 : 진리를 위해 죽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안광복/사계절출판사/[조영민]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참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두 가지 에피소드였다. 한 가지 이야기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선언이고 다른 하나는 독이 온몸에 퍼지는 그 순간에 잊고 있었던 빚을 생각해 내고는 친구에게 빚 갚아 줄 것을 부탁했다는 내용이었다. 두 가지 내용이 다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건에 대한 에피소드였음에도 다른 지식이 없던 나에게는 그냥 약간 우스웠던 이야기일 뿐이었다. 청년이 되고 철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게 되었다. 감동었고 경이였다. 당시에는 신앙이 없었기에 그는 '예수 이전에 예수'였었다.
세계 4대 성현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소크라테스, 4대 성현 중 3명, 예수, 석가모니, 공자는 어떤 식으로든 신의 반열에 올라서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인간으로 남아 있는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너무도 무관심 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플라톤에 의해서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접하게 되고서야 겨우 그 인간 소크라테스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만난 것은 현학적이고 사변적인 철학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서 아무런 무의미한 소리들을 내뱉는 삶이 없는 독설가들(소피스트)을 향해서 하는 소크라테스식의 전쟁을 봤다. 소크라테스가 쉼 없이 돌아다니며 당시에 지혜 있다고 하는 사람들과 언쟁하며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내고자 했던 것들이 무언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도 되었다. 그리고 그가 결국 그가 이제껏 해왔던 일들 때문에 생명의 위협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봤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봤다.
이 책의 부제는 ‘진리를 위해 죽다’이다.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한 문장으로 묘사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참이라는 사실 앞에서 그 참이라고 믿어왔던 사실로 인해서 기꺼이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삶속에서 그의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의 존재를 신적인 명령이라고 믿었고, 그 명령이 ‘아테네의 청년들을 실생활과 유리된 사변적이고 관념적인 세계에서 끌어내어 현실 세계 속에서 사는 사람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믿었고 그 믿음에 의거해 온 아테네를 돌아다니며 그들이 믿고 있던 허구들을 깼다. 그리고 그 허구들이 깨어진 자리에 ‘삶에 대한 고민’을 주고 떠났다. 그리고 그의 수고의 결과는 그가 체제를 흔든다는 것이었고 그에게 독배가 주어진다. 그는 그 독배를 피해 도망갈 길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가 도망감으로 자신이 평생을 두고 말했던 ‘삶과 일치된 신념’, ‘생각하고 믿어왔던 것을 삶을 실천하는 것만이 옳은 삶’이라는 원칙에 의거해 죽음을 맡기로 결정하고 죽어간다.
소크라테스에 대해 많이 알려진 두 가지 에피소드 역시 소크라테스에 대한 대단히 중요한 두 가지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첫 째로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단 ‘이제껏 나를 지켜준 아테네의 법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죽이는 법이 되었다 할지라도 이제껏 나를 지켜준 그 법의 수호 차원에서 나는 오늘 독배를 마시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라는 말을 잘못 의역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는 법 앞에 자신의 복종시킴으로 자신의 평소의 소신인 무법보다는 법이 있는 것이 선하다는 논리를 생명으로 증명해 보였던 것이다. 두 번째, 죽기 직전에 닭 이야기를 한 것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자신의 논리 속에서 안정감을 얻던 소피스트‘들을 향한 마지막 교훈의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젊은 날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진리를 위해 죽었던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법정에서 자신의 생명을 쥐고 있다고 믿었던 판관들을 향해서 그의 삶과 죽음의 논리를 설명하고 있는 당당한 철인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이유’에 대해서 되 뇌이게 한다. 그에게 있어서 생명보다 중요했던 ‘진리’, 그에게 있어서 삶보다 명성보다, 죽음보다 중요했던 그 ‘내면의 소리’에 대해서 우리는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가치관의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있어야 한다.
죽을 수 있는 진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그 진리를 인해, 그 진리를 위해 살 것이다. 진리를 위해 살고 있는 자는 세상의 수많은 목소리들에 쉽게 요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진리를 위해 죽는다. 나의 이 짧은 인생 가운데 죽을 수 있을 만한 진리, 생명을 걸어도 아깝지 않을만한 진리가 발견되어졌음 좋겠다. 그리고 그 진리를 위해 생명을 소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무덤에 비석이 세워진다면 오늘 이 소크라테스의 비석에 새겨져 있는 문구가 새겨졌음 좋겠다. “OOOO년 O월 O일 조영민 : 진리를 위해 죽다”
저자 안광복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1996년부터 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다.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 이야기>, <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 등이 있다.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참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두 가지 에피소드였다. 한 가지 이야기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선언이고 다른 하나는 독이 온몸에 퍼지는 그 순간에 잊고 있었던 빚을 생각해 내고는 친구에게 빚 갚아 줄 것을 부탁했다는 내용이었다. 두 가지 내용이 다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건에 대한 에피소드였음에도 다른 지식이 없던 나에게는 그냥 약간 우스웠던 이야기일 뿐이었다. 청년이 되고 철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게 되었다. 감동었고 경이였다. 당시에는 신앙이 없었기에 그는 '예수 이전에 예수'였었다.
세계 4대 성현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소크라테스, 4대 성현 중 3명, 예수, 석가모니, 공자는 어떤 식으로든 신의 반열에 올라서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인간으로 남아 있는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너무도 무관심 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플라톤에 의해서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접하게 되고서야 겨우 그 인간 소크라테스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만난 것은 현학적이고 사변적인 철학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서 아무런 무의미한 소리들을 내뱉는 삶이 없는 독설가들(소피스트)을 향해서 하는 소크라테스식의 전쟁을 봤다. 소크라테스가 쉼 없이 돌아다니며 당시에 지혜 있다고 하는 사람들과 언쟁하며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내고자 했던 것들이 무언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도 되었다. 그리고 그가 결국 그가 이제껏 해왔던 일들 때문에 생명의 위협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봤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봤다.
이 책의 부제는 ‘진리를 위해 죽다’이다.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한 문장으로 묘사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참이라는 사실 앞에서 그 참이라고 믿어왔던 사실로 인해서 기꺼이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삶속에서 그의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의 존재를 신적인 명령이라고 믿었고, 그 명령이 ‘아테네의 청년들을 실생활과 유리된 사변적이고 관념적인 세계에서 끌어내어 현실 세계 속에서 사는 사람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믿었고 그 믿음에 의거해 온 아테네를 돌아다니며 그들이 믿고 있던 허구들을 깼다. 그리고 그 허구들이 깨어진 자리에 ‘삶에 대한 고민’을 주고 떠났다. 그리고 그의 수고의 결과는 그가 체제를 흔든다는 것이었고 그에게 독배가 주어진다. 그는 그 독배를 피해 도망갈 길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가 도망감으로 자신이 평생을 두고 말했던 ‘삶과 일치된 신념’, ‘생각하고 믿어왔던 것을 삶을 실천하는 것만이 옳은 삶’이라는 원칙에 의거해 죽음을 맡기로 결정하고 죽어간다.
소크라테스에 대해 많이 알려진 두 가지 에피소드 역시 소크라테스에 대한 대단히 중요한 두 가지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첫 째로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단 ‘이제껏 나를 지켜준 아테네의 법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죽이는 법이 되었다 할지라도 이제껏 나를 지켜준 그 법의 수호 차원에서 나는 오늘 독배를 마시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라는 말을 잘못 의역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는 법 앞에 자신의 복종시킴으로 자신의 평소의 소신인 무법보다는 법이 있는 것이 선하다는 논리를 생명으로 증명해 보였던 것이다. 두 번째, 죽기 직전에 닭 이야기를 한 것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자신의 논리 속에서 안정감을 얻던 소피스트‘들을 향한 마지막 교훈의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젊은 날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진리를 위해 죽었던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법정에서 자신의 생명을 쥐고 있다고 믿었던 판관들을 향해서 그의 삶과 죽음의 논리를 설명하고 있는 당당한 철인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이유’에 대해서 되 뇌이게 한다. 그에게 있어서 생명보다 중요했던 ‘진리’, 그에게 있어서 삶보다 명성보다, 죽음보다 중요했던 그 ‘내면의 소리’에 대해서 우리는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가치관의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있어야 한다.
죽을 수 있는 진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그 진리를 인해, 그 진리를 위해 살 것이다. 진리를 위해 살고 있는 자는 세상의 수많은 목소리들에 쉽게 요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진리를 위해 죽는다. 나의 이 짧은 인생 가운데 죽을 수 있을 만한 진리, 생명을 걸어도 아깝지 않을만한 진리가 발견되어졌음 좋겠다. 그리고 그 진리를 위해 생명을 소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무덤에 비석이 세워진다면 오늘 이 소크라테스의 비석에 새겨져 있는 문구가 새겨졌음 좋겠다. “OOOO년 O월 O일 조영민 : 진리를 위해 죽다”
저자 안광복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1996년부터 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다.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 이야기>, <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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