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낡아보이지만 중요한 주제
송인규 교수님의 책은 어떤 책을 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개인적으로는 평신도 신학과 묵상에 관련된 책을 좀더 손꼽기는 한다). 저자의 책은 군더더기나 불필요한 부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엑기스를 담아내고 진국임을 느끼게 하는 책들이 대다수다. 또 적지 않은 책들이 해당주제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제공하곤 한다. 이번에 읽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도 그러하다. 하나님의 뜻을 알아감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과거 대학 청년부 시절 수련회 때 선택식 강의나 특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방법에 대해 듣거나 강의한 적이 여럿 있었다. 또 자신의 문제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묻는 후배나 지인들은 꽤나 있었다. 당시 서점에도 하나님의 뜻에 대한 책들이 상당수 출간되었다. 그렇지만 내가 최근 소식에 둔해서인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성도들의 관심이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줄어든 듯 보여진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과거보다는 성도들이 자신의 삶에 있어서 하나님의 인도를 받고자 하는 마음이 약해진 것 아닐까? 그것은 결국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주도권을 하나님이 아닌 자신이 쥐고자 하는 모습들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환경과 사람들의 성향이 주류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이 세상을 다스리시고, 믿는 이들을 이끄시는 목자이시고, 왕이시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저자의 책은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인기’ 주제를 다룬 책일지 모르지만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책 중에 하나일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저자는 이 책에서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에 있어서 가장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꽉꽉 잘 담아낸다. 아마도 이 주제에 대해 한 두 권의 책을 읽어봤거나 강의를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내용들과 요소들을 담고 있다.
이것은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되거나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을 내용이지만 그 기본을 다시 제대로 환기시켜주고 되새기도록 이 책은 돕는다.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 그 하나님의 뜻에 대한 분류,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다섯 가지 방법 또는 요소를 세밀하고 체계 있게 설명한다(더불어 다른 저자들의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비교한다. 역시 저자의 특유의 TMI다).
그리고 그 기초 하에 결혼, 직업, 교회선택에 있어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알아갈지에 대해 저자는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그런 다섯 가지 요소에 대해 갇혀 기계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라고 인도하지는 않는다. 각각의 요소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문제와 야기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저자는 친절히 이야기해주어 하나님의 뜻을 찾는 독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준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또 그렇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찾는 이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자신 맘대로 살다가 곤경에 처하거나 답을 찾기 어려울 때에만 하나님의 뜻을 찾는 편식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목회자나 신앙지도자들에게 성경적 원칙과 조언을 구하긴 하지만 이미 ‘답정남’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자신의 뜻과 욕망에 귀속시키거나 합리화시키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하나님의 뜻이 아무리 명확하다 하더라도 이미 무의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