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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자로서의 교회

주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무릇 내게 오는 자는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을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 14:26-27).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다는 말이다. 제자라는 원의미는 복제하다는 뜻이다. 즉 제자는 스승이 하는 말, 하는 행동, 생각까지 복제하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복제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저자인 탐 사인은 신학교 교수이면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는 급진적 제자도를 가르쳐 왔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 속에서 실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겨자씨와 같다. 탐 사인은 예수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방법으로 공적인 제도권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함께 살며 함께 배우는 형제와 자매로 구성된 공동체’(34쪽)를 만들었음에 주목한다. 주님의 ‘나를 따르라’는 말은 ‘나처럼 살아라’는 뜻이다.
“우리는 여전히 병든 자를 치유하고, 포로 된 자에게 기쁜 소식을 선포하며 눈먼 자들에게 빛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우리는 모두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 안에서 변화를 가져오는 일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참여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44쪽)
변화는 어디서 어떻게 오는 것일까? 그리스도인의 모범은 ‘그리스도’이다. 탐 사인은 짐 윌리스의 말을 빌려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에 사로잡혀 지배를 받는 것’(47쪽)이라고 말한다. 즉 모든 원리와 방향, 존재 방식이 그리스도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딜레마가 존재한다. 종말론적 관점에서 보면 세상을 마지막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을 받을 것이고 신자들은 구원을 받는다. 그렇다면 멸망할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되느냐이다. 기이한 생각일 수 있으나, 만약 세상의 악을 내버려 둔다면 역사적 종말은 더 쉽고 빠르게 올 것 같다. 이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실제로 의아하게 많은 이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름을 받았고,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며 제자의 삶을 살아내야 하는 소명자이다.
그리스도인은 종말과 사명이란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딜레마는 하나님의 계획과 성품을 이해할 때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탐 사이는 ‘인간의 미래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더 깊이 이해할수록 우리는 지금 당장 삶과 행동을 장차 오실 하나님의 현존을 드러낼 수’(69쪽)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계획이 뭘까? 그리스도인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는 바로 ‘공동체’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함께 하는 바로 그 공동체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보이는 공동체이며, ‘새로운 시대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하나님의 거룩한 유기적 공동체’(77쪽)이다. 교회는 예수를 따르는 공동체이어야 하며, 예수께서 하셨듯이 ‘대항 문화적 기독교 공동체’(81쪽)이다.
이 책은 단순한 제자도에 관한 책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교회가 무엇인지를 제자도의 관점에서 먼저 밝히고, 어떻게 유기적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갈지를 설명한다. 교회는 제도적 기관을 넘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유기적 공동체이어야 한다. 짧지만 강력하고, 그리고 정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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