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성령의 설교

이 책은 강해설교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마틴 로이드 존스가 웨스터민스터 신학교에서 설교에 대해서 강의한 내용을 싣고 있다. 그러므로 이 강의를 하기 전 42년간 웨스터민스터 채플을 진동시켰던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교의 진수가 오롯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오늘날 교회에 가장 긴급하게 필요한 일(21p)은 “설교”이며, “설교라야만 한다”는 그의 육성이 생생하게 들릴 뿐만 아니라, 그가 현장에서 철저하게 몸소 경험하며 체득했던 설교의 위대성, 설교의 필연성, 설교의 적시성에 대한 강력한 외침에 죽어가는 설교자의 심장 마저도 다시금 힘차게 뛰게 할 만큼 강력한 자극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의 진정한 필요가 무엇인지 밝히며 그 유일한 해결책 내지 치료책을 밝히는 것이야 말로 교회의 주된 임무”(47p)이며, 그 임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설교 외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설교에는 설교문(sermon) 내지는 메시지, 즉 전달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흔히 설교(preaching)라고 불리는 설교행위, 즉 전달하는 행위가 있습니다.”(94p)라고 말함으로써, 설교에는 설교문 작성과 설교행위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설교문이란 하나님에게서 받은 메시지이며,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글로 작성하는 행위이다. 설교문 작성부터 이미 설교가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설교문 작성만으로는 설교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이후에 설교행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설교행위엔 “설교자의 됨됨이와 인격”(95p)이 가미되고, 성령의 “천둥과 번개”(96p)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그야말로 청중들을 하나님의 임재 폭풍 속으로 데리고 들어가 사람의 음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한다(162p). 이런 것이 설교이며, 이런 설교여야만 한다는 저자의 외침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의 영혼을 뒤흔들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설교의 대상인 청중들에겐 케리그마로서 전도설교와 디다케로서 양육설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102p), 저자 자신은 주일 오전에 전도설교를, 주일 오후에 양육설교를 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교회에 오래 다녔을지라도 개인적으로 회심하지 않은 영혼이 있기 마련이고,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으로는 성경을 받아들였음도,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자신이 구주와 주님으로 만난 일이 없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248p). 그리고 저자 자신도 명목상 신자 상태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는 말을 했다(241p). 그렇기 때문에 “죄를 깨우치고 개인의 필요를 보여줌으로써 진정으로 회개케 하는 설교, 중생에 대해 말해주는 설교”(241p)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저자는 설교자의 준비사항으로, 설교자로서의 소명 점검 및 확신, 자기 훈련과 경건한 삶, 그리고 기도의 충동을 느낄 때마다 기도하기를 힘쓸 것을 권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277-279pp) 영성과 지성을 위하여 부단히 독서할 것을 추천하면서(283-293pp) 또한 “가장 위대한 설교자들의 전기나 자서전”(277p)을 읽을 것을 권고한다. 그리고 이 모든 설교의 요소 가운데, 설교를 설교답게 만들며, 진정한 설교를 가능케 하며, 오늘날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성령의 나타나심”을 꼽았다(522-524pp). 설교의 준비부터 설교의 마무리까지 성령의 기름부음과 나타나심이 없다면, 설교는 인간의 지적인 유희에 불과할 것이지만, 처음부터 성령과 함께 하는 설교는 하나님의 손에 들린 의의 병기이며, 영혼의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갬으로써 영혼을 살리며 고치는 성령의 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만 설교는 성령의 설교가 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설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은 모든 설교자로 하여금 자신을 설교자로 불러 주신 하나님 앞에 다시 서게 하며, 이처럼 영광스러운 설교사역으로 부르신 하나님 앞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할 것이며, 이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설교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성령의 설교를 하고픈 강력한 동기를 부여받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