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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철학과 종교에 대한 정의와 구성요소들

이 작은 책자에서 그는 "우리가 믿으려고 하는 것이 대체 무엇이며 그러한 믿음이 대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생을 뜻 깊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취해야 할 올바른 태도"라고 말하고 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그의 책은 어려운 철학과 종교에 대한 정의와 그 구성요소들, 그리고 기능들을 담고 있다.
● 저자 이태하
그는 흄의 종교철학 비판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종교철학자이다. 그의 전공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종교'에 대한 '철학적 반성'을 주업으로 삼는 학자이다. 현재는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의 상임연구원이자 서경대학교 철학과 겸임교수로서 철학을 강의하는 한편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종교적 관용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경험론의 이해: 자연과학에서 문예비평으로 >와 <현대인의 삶과 윤리>(공저) 등을 집필했다. 주요 논문으로는 <기초적 신념론 비판>, <흄과 죵교><흄의 창조적 회의주의><기적에 대한 흄의 비판><프랜시스 쉐퍼의 철학적 기여와 사상적 위치> 등이 있다.
● 서평
저자 이태하는 서경대 철학과 교수이며, 흄의 종교철학 비판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종교철학자이다. 그의 전공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종교'에 대한 '철학적 반성'을 주업으로 삼는 학자이다. 이 작은 책자에서 그는 "우리가 믿으려고 하는 것이 대체 무엇이며 그러한 믿음이 대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생을 뜻 깊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취해야 할 올바른 태도"라고 말하고 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그의 책은 어려운 철학과 종교에 대한 정의와 그 구성요소들, 그리고 기능들을 담고 있어 쉽게 읽기에는 그리 만만치 않다. 그러나 "종교의 정체성"이라는 1장에서 그는 종교와 철학, 종교와 과학 등의 비교를 통해 종교와 철학, 혹은 종교와 과학을 소위 대립적 관계, 혹은 적대적 관계로 파악하여 버리는 우(禹)를 범치 않고 있다. 그는 종교의 심리, 사회학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종교'를 비과학적, 비철학적 영역이라고 쉽게 치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자면, 과학은 '사실'을 추구하는 명제적 언어체계이지만, 종교는 '의미'를 추구하는 형이상학적 언어체계라는 것이다. 둘은 대립이 아닌, 상보관계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종교의 토대"라는 2장에서 그는 좀 더 깊이 있는 종교적 주제를 탐구한다. 신 존재 증명의 고전적 유신논증으로부터, 악의 존재와 딜레마, 그리고 신앙의 세계 속의 기적 등에 대해 다룬다. 매우 신학적인 주제인 이 장에서 그는 철학자답게, 이성을 통한 신앙의 변증이라는 카톨릭적 변증학, 혹은 고전적 변증학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종교의 토대는 결코 이성적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인격적 신뢰의 영역임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있다.(이는 철학을 공부하는 한 신앙인으로서의 그의 전력을 보아 이해할 수 있다.)
"종교의 기능" 이라는 제3장에서 그는 종교의 바른 도덕적, 사회적 기능을 제시한다. 이 부분에서 특히 그는 기독교의 현실의 예를 들어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기독교가 신비적 종교로서 내세를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 신약적 측면이 있고, 예언자적 종교로서 사회를 비판하고 새 시대를 희망하는 구약적 요소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를 억압받는 자에게는 내세를 강조하여 '체념'케 하고, 압제하는 자에게는 합리화나 용기를 주는 잘못된 방식으로 해석되고 적용되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오히려 반대의 경우로 해석되는 '종교의 기능' 에 초점을 맞춘다. 소위, 보수적 한국교회가 이제까지 간과했던 부분을 다시 한 철학자의 반성을 통해 되짚어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결론 부분의 대안제시는 '종교간의 대화' 혹은 '종교다원주의'로 흘러가 버린 점은 철학자(카톨릭)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성경의 메시지에서 우리는 포용과 사랑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구원'의 다원주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좀더 원전, 곧 성경의 바른 주해와 이해에 더 이르러야 한다고 감히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가 제시하는 우리의 종교생활의 반성은 귀 기울여 들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우리의 믿음이 무엇이며, 그 믿음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적 반성은, 만약 그러한 반성이 없다면 우리의 믿음은 '맹목적 신앙'(맹신)이 되어 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바른 비판은 우리의 신앙의 의미를 드러내어 준다. 반면, 그 비판에 우리의 토대를 허무는 것이 있다면 비판을 비판하는 철학적 반성 또한 필요할 것이다. 그가 결미에서 제시한 더 읽어보아야 할 책들의 목록은 매우 유익한 사고와 토론의 재료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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