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리에게 있는 영원하신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
신학을 처음하기로 마음먹은 20대 초반, 한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책은 ‘구원 그 이후’ 라는 책이었다. 그동안 추상적이고 희미하게만 알고 있었던 구원에 대한 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창세전에 성부, 성자, 성령의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를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셨다는 사실, 또한 우리의 행함과 우리의 어떤 행위로도 구원에 이를 수가 없으며,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총신신대원에 입학을 하고 난 뒤, 또 한 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책은 ‘하나님의 열심’이었다.
하나님의 열심은 성경에 나온 위대한 인물이 실제적으로 능력이 많아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감당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을 어떻게 믿음의 위인으로 만드셨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만드시고,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게 하셨는지를 보여주면서, 믿음, 구원, 징계, 권위, 천국, 기도 등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하도록 돕는 책이었다. ‘구원 그 이후’, ‘하나님의 열심’ 이 두권의 책은 내가 목회를 하는데, 또한 구원관과 교회관을 가지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박영선 목사님은 남포교회에서 30년간 사역하셨다. 그의 사역과 설교를 바라보노라면 성경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현실에 적용하는 강해 설교를 주로 하셨고,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며, 하나님께서 나를 찾아오시고, 인도하시고, 나의 삶 가운데 친히 함께하셔서 나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심을 강조한다. 특히 구원을 받은 기존의 신자들에 대한 성화와 삶의 성숙을 강조하는 설교를 통해서 성도들로 하여금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이 시대에서 하나님의 구원받은 자로서의 바른 삶인지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신학적인 내용과 교리적인 내용들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교함을 통해서 듣는 청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큰 은혜를 끼치는 설교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보는 히브리서’는 박영선 목사님이 2018년부터 1년간 남포교회 주일 예배에서 설교한 히브리서 강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내용이다. ‘다시 읽는 히브리서’는 모두 25편의 설교로 구성이 되어 있다. 25편의 설교를 1년간 설교를 한 것으로 보아 격주로 설교를 한 것을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히브리서는 제목 그대로 흩어진 히브리인들에게 쓴 편지이다. 로마 제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은 기독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에게 구약성경의 예배가 예수님을 통해서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신앙에 굳게 서 있을 것을 권면하는 편지이다. 왜냐하면 당시 기독교 박해가 있던 네로 시대 후반기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디모데와 관련이 있는 인물로 보이는데, 히브리서 13장 23절에 보면, ‘우리 형제 디모데가 놓은 것을 너희가 알라’고 기록했기 때문이다. 바울이 유력해 보이지만, 초대교회 교부 오리겐은 히브리서의 저자는 오직 하나님만 안다라고 말을 했다.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 편지가 당시 고난을 받는 성도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쓴 편지는 아니라고 하는 점이다. 우리는 교회에 가서 설교를 통해 위로를 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치유를 받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고난은 그리스도인에게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을 한다. 마치 그리스도가 고난을 당했듯이, 그런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고 하는 그 놀라운 사실에 근거한다.
그래서 이 책 초반부에는 구원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한다. 에베소서 말씀을 인용하여 하나님이 구원을 주신 놀라운 계획을 말하고 있으며, 그 구원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창세전부터 우리를 위해 주어진 하나님의 섭리와 선물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고난과 어려운 역경으로 인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는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굳게 믿고, 달려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고 수치와 고통 속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광을 드러내신 것과 같이 우리가 당하는 고난은 우리를 신자답게 만들어 내는 하나님의 지혜이자, 사랑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법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고난이라고 하는 도구를 통해서 우리를 더욱 사랑하신다. 그런 사랑을 우리 인간의 지혜와 경험을 가지고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런 설교를 들으며 신앙생활하는 남포교회 성도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저 예수를 믿는 이유가 내가 소원하는 것을 하나님을 이용해서 얻고자 하는 기복신앙에 근거해서 이 땅에서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허접한 신앙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고, 그 고난 속에서 내가 이겨야 하는 근거가 바로 구원이라고 하는 놀라운 설교를 매주 듣는 그들은 참으로 복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자발적인 항복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원하여 그리하셨던 것처럼, 우리 역시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다가오시기를 원하시고 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 우리가 소원하고 기도하여 보상해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찾아오셔서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는 그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그런 거대한 목적과 뜻을 우리에게 두어 역사와 인생 속에서 사는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얼마나 굉장한 기독교입니까?”(본서 13장 그는 새 언약의 중보자시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