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연구가 성령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으려 노력한 로마서 연구서와 길잡이
성경 66권중 논란 많은 책 중 가장 탑을 장식한다 할 수 있는 로마서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 가장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신학자중 기라성 같은 분들도 꽤 있는 책이 이 로마서 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책들이 나옴에도 그 스팩트럼이 다양하지 못하고 두세 갈래로만 느껴지는 것도 로마서인 듯 싶다. 서로간에 논쟁은 치열한데 상대에 대해 열어놓는 공간은 꽤나 적은 듯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이번에 비아토르에서 나온 김현광 교수의 ‘로마서에 관한 10가지 질문’은 로마서에 대해 나온 기존의 책들과는 좀 결을 달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요새 주목받고 논쟁적인 이슈들에 주목하기보다는 좀더 전통적인 접근과 보수적인 시각 속에서 로마서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인다.
서문에서 로마서의 배경과 주제, 수신자를 간단히 언급하고는 10개의 질문을 던지는데 그 질문들은 현재 로마서 연구의 큰 관심에 기울이기보다는 로마서 자체에 대한 주해와 이해라는 관점에서 다가간다. 그러한 접근의 전체적 성격은 첫 번째 질문인 ‘칼뱅은 로마서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서 잘 나타난다. 로마서를 대하는 칼뱅의 관점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칼뱅이 성경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 대한 존경과 그 따름을 보여준다.
성경에 나타난 성령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성경을 분석하고 연구하지만 이 성경이 인간에 의해 쓰여지고 그들의 의도가 있지만 성령의 주도에 의해 쓰여진 것이기에 우리의 연구나 분석, 비판도 성령의 뜻에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는 듯 하다. 곧 우리는 성령 하나님 앞에 겸비해야 하고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 경외감을 가지고 대하며 그 연구는 어디까지나 단순한 연구적 성취가 아니라 교회에 유익과 도움을 주어야 함을 칼뱅을 통해 저자는 말한다.
그러기에 말씀을 넘어선 해석이나 비판을 저자는 행하지 않을 듯을 1장에서 말하고 있다. 그런 저자의 태도는 이어지는 아홉 개의 질문과 연구에서도 잘 드러난다. 또한 저자는 1장에서 칼뱅의 성경을 대하는 태도를 존중하고 그것을 따르긴 하지만 이어지는 로마서에 대한 그의 연구가 칼뱅의 틀에 갇히지는 않는다. 칼뱅의 성경에 대한 자세를 존경하는 것이지 칼뱅의 견해와 해석 또한 성경의 틀 안에서 저자의 고민과 연구를 담아낸다. 특히 칼뱅을 언급했다고 해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관점과 그런 카테고리에 있는 학자들의 시각과 연구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견해들을 언급하면서도 그것이 로마서를 단순한 학문적 시각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에 이로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저자의 연구는 9장에서는 다문화 환경에 처한 한국교회의 상황에 대한 적용과 고민으로 나타나며 10장에서는 기도라는 주제를 통해 신학적 연구와 기도가 분리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듯 하다. 저자가 자신의 은사인 토마스 슈라이너를 자주 언급하며 은사와 자신이 로마서의 어떤 주제에 대해 다름을 이야기 하고 감히 스승의 문제를 지적하고 또 스승은 어떤 부분은 자기 의견을 고수 하면서도 또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였던 것을 예로 드는 것은 일부 저명한 신학자가 자신의 견해를 지나치게 고수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에 날을 세우는 것과는 달리 어떤 신학자도 성령 하나님이 로마서를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을 벗어날 수 없기에 로마서를 대함에 겸비해야 함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저자 자신도 그런 독선이나 편견이 없도록 이 책 내내 조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비록 여기 등장하는 신학자들의 이름과 그 견해를 사전에 알지 못한다 해도 로마서의 주제와 그 연구를 까다롭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유익한 로마서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