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서평
당신의 삶은 누구를 치유하고 있는가?
아프리카의 빨간 지붕 병원: 나이지리아로 간 외과 의사 이야기/이재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예수님의 주요 사역 중 하나는 병 고침이었다(“큰 무리가 따르거늘 예수께서 거기서 그들의 병을 고치시더라”, 마 19:2). 하지만, 치유 사역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 치유하시는 분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열 명의 나병 환자 중 한 사람만 돌아와 주님께 감사했을 때, 주님은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라고 말씀하시면서 그가 육신의 질병뿐만 아니라 영적 질병인 죄에서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확증하셨다(눅 17:19). 아무도 할 수 없는 방법과 수준으로 생명을 다루시는 분만이 영원한 생명을 좌지우지하실 수 있는 구주라는 것을 예수님은 수많은 병 고침의 사역을 통해 보여주셨다.
의료 선교는 어떤 면에서 예수님의 치유 사역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선교사가 모든 병을 치유하는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보통의 의술과 기술로 환자를 치료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발견하기 힘든 믿음과 희생적인 사랑이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더욱 예수 그리스도를 빛나게 한다. 의료 선교사를 통하여 은혜를 입은 자들은 이제 그들의 영혼을 돌아보고 사랑하시는 분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모두가 회심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의료 선교를 통하여 택하신 자를 부르고 계신다. 그들의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도록 이끌고 계신다.
좋은씨앗에서 또 다른 의료 선교사의 간증을 소개한다. 이기섭 작가는 <닥터 토플, 행복을 주는 사람>을 저술했는데, 이번엔 이재혁 선교사를 격려하여 그의 나이지리아 선교 간증을 <아프리카의 빨간 지붕 병원>이라는 책으로 출간하도록 도왔다. 이재혁 선교사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중증 근무력증을 앓았으면서도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졸업하고 그 후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끊임없이 죽고 죽이는 나이지리아에서, 모두들 떠나고 외면하는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병자를 고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선교지의 상황은 참으로 열악하다.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것이 당연하지 않고, 쉽게 누리는 것을 얻기 무척 힘들다. 특별히 저자가 처한 나이지리아의 군사적, 정치적, 종교적 상황은 참 암담하다. 사람은 자기 죄로 서로를 고달프게 하고 회복 불능의 상처와 고통을 서로에게 남긴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선교사의 손길을 통해 사랑하는 가족뿐만 아니라 원수에게까지 미친다. 누가 죄 많고 고통이 많은 나라에 일부러 찾아가겠는가? 선교사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들어간다. 예수께서 세상의 죄를 친히 그 몸으로 담당하시려고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억눌린 자, 병든 자, 상처 입은 자들을 치유하신 것처럼, 선교사는 그분의 마음을 품고 피폐한 곳을 찾아가 자기 삶을 바쳐 사랑을 베풀고 이를 통해 그리스도를 보게 한다.
단순히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일만이 의료 선교의 전부는 아니다. 간호사나 동료 의사를 가르치고 실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과 병원 운영을 위한 여러 가지 행정적, 경제적 활동도 해야 한다. 병원에 있는 많은 환자와 동시에 직원의 영적인 돌봄도 필요하다. 장소만 병원이지 거의 교회와 같다. 계산기를 두들겨 보고 현실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하지만, 어렵고 힘든 상황을 만날 때마다 사랑과 구제와 돌봄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많은 직원이 떠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프리카의 빨간 지붕 병원에 남을 수 있도록 사명감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항상 지혜가 필요하고, 항상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해야 할 수 있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이재혁 선교사의 간증을 통해 또 하나 발견하게 되는 사실은, 참으로 많은 선교 협력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선교사는 현장에 심긴 한 알의 밀알처럼 자신의 삶을 바쳐 복음의 열매를 맺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결코 혼자서만 그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삶을 헌신하는 아내와 자녀,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고 뜻을 함께하여 물질과 시간과 재능을 드리는 성도들이 동참한다. 흔히 보내심을 받은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가 협력해야 성공적인 선교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사도 바울도 갓 태어난 교회들의 기도와 구제와 동역으로 전도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지 않았는가? 성령께서 따로 세워 하나님의 사역을 맡기시고, 또 교회를 감동하여 그 일을 돕게 하신다. 이재혁 선교사의 간증을 통해 우리는 보내심을 받거나 보내는 선교사로서 하나님의 사역에 함께 하길 원하는 마음을 깊이 품을 수 있다.
<아프리카의 빨간 지붕 병원>을 통하여 선교에 관한 독자의 마음이 더욱 커지기를 간구한다. 우리의 삶도 누군가의 치유를 위해 드려져야 한다는 분명한 사실을 깊이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사랑의 수고를 보고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도록, 그렇게 세상이 치유되고 궁극적으로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길을 찾게 되기를 간절히 구한다.
2,659개(3/133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