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평

교회담벼락 뒤의 그늘을 보는 작가

문양호 | 2022.06.01 13:27
교회담벼락 뒤의 그늘을 보는 작가 빛이 드리운 자리/필립 얀시/홍종락/비아토르/문양호 편집위원

 

바벨 탑 사건 전 인간의 언어는 하나이고 말도 하나였지만 이후 언어와 말은 달라지고 사람들은 흩어져 산다. 바벨탑 때 보다 지금은 건축기술도 더 발전하고 사람들은 엄청난 거대도시와 높은 빌딩에 더 모여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은 주택가의 사람들보다 더 대화가 없고 오히려 말 한마디에 상대를 죽일 듯 공격하면서도 고립과 고독을 겪는다. 이러한 모습은 가족과 종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 이것은 하나님의 부재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한계일 듯싶다,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의 깨어진 거울을 통해 하나님을 바라보기에 그 형상은 굴곡이 있고 온전성을 가지기 힘들다. 그 틈을 메워 그 온전성을 복원해나가는 것이 일종의 그리스도인의 성화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정통보다는 전통을 중시하고 제사장과 성전의 말과 언어로 일부 뒤틀어진 모습을 하나님의 말씀의 원형으로 확증편향식으로 받아들여 사람들을 심판하고 재단하곤 한다. 그러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 불순물과 흠집을 깨달을 때 사람들은 꺠어진 안경을 좀더 복원하여 하나님의 말씀대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필립 얀시의 지금까지의 책들은 우리가 갖는 그 깨어진 흠결을 보게 하고 영적 안경의 도수를 교정하는 일들을 해온 대표적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는 기독교의 여러 가지 무감각하게 받아들였던 예민한 이슈와 신앙적 주제들을 다루며 우리의 굳어진 마음을 자극해왔다.

 

아마도 이십년여 전 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라는 그의 책을 처음 접했었을 때 책에 대해 상당히 다가오면서도 당시로는 더 민감했을 동성애에 대한 그의 접근을 보면서 아슬아슬하면서도 그의 이러한 태도를 통해 제목대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좀더 다른 차원에서 접할 수 있었었다한국어판 20주년 기념판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로 새롭게 바꾸었다. 원제를 보니 What's So Amazing About Grace?‘이다. 새롭게 바뀐 제목이 필립 얀시의 성향을 생각해본다면 제목의 변경은 옳은 결정일 듯싶다그의 이러한 시각과 접근은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에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비아토르에서 나온 필립 얀시의 회고록 빛이 드리운 자리는 더더욱 주목할 만하다(사실 회고록이란 말은 많이 무겁고 딱딱한 듯 비쳐진다. memoir 라는 단어는 회고록을 말하긴 하지만 영한사전에서 또 다른 뜻처럼 추억의 기록이나 회상록처럼 조금 부드럽고 인간냄새가 나는 표현을 썼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독자들이 좀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기대이상의 강한 감정적 몰입도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그의 가정사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회고록이 맞지만 그가 살아온 시대의 남부 미국교회사특히 근본주의 교회사의 한 측면을 세밀하게 담아내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그런 공동체와 종교교육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필립 얀시와 그의 형, 그리고 어머니의 관계 속에서 이러한 종교의 영향은 극명하게 다른 양태와 각 개인에게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오래전 읽었던 크레이그 톰슨의 상당히 두꺼운(590) 그래픽 노블 담요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기독교 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는데( 이 그래픽 노블은 기독교 도서도 아니고 그것이 그 책의 중심적 주제는 아니지만 한번쯤 읽어볼만한 걸작이긴 하다), 필립 얀시의 이번 회고록은 당시의 교회상황과 더불어 기독교 교육과 종교적 편향성이 갖는 그늘을 더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꼭 보수적 교회나 근본주의 신앙을 부정적으로만 보려하거나 비하시키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가 책 말미에 그의 책들에서 등장하는 그가 거쳐온 교회나 공동체의 반발에 누구를 비하하거나 할 뜻은 없습니다. 제가 여기서 받았던 뒤섞인 메시지를 가려내려는 시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443)라는 답변처럼 얀시는 그가 거쳐온 신앙의 궤적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 깨어진 흔적, 왜곡된 자욱을 교정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으로 보여진다.

 

그것은 교회와 집단을 바꾸려는 것보다는 그것이 당시에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어서라도 교회를 벗어날 수 없었던 그와 그의 가족상황 속에서 영적으로 살아남고자 하는 생존전략이었을 듯싶다. 그러한 그의 시각은 그가 언제나 좇으려 했던 그의 형이었지만 결국 대학이후 그의 형과는 전혀 다른 신앙과 인생의 길을 걸었던 이유이고 기독교에서 벗어나 인격적 무너지기까지 한 형과는 다르게 신앙을 알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한 것이다.

 

종종 교회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과 상담하면서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목회자들의 설교를 걸러서 소화해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다. 목회자의 설교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과 그 속에서라도 건질 것을 골라내어 영양분으로 취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차원이 다른 거다. 어떤 때는 그러다가 탈이 날 수도 있고 중독 현상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처할지도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서 100퍼센트 온전한 교회나 목회자를 이 세상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이러한 소화능력은 우리가 필히 가져야 하는 능력일 것이다. 물론 버릴 것보다 대부분 영양분으로 가득찬 교회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는 축복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여러 책들이 떠올랐다. 그중 하나는 노르웨이의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이다. 원서가 7권인가 그렇고 그 총 분량이 3600쪽이라는 어마무시한 내용이지만(국내에서는 아직 절반정도 번역되었고 계속 번역출간중이다), 이 책은 소설가인 그에게 그의 인생이 그자신의 형성과 소설가로서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시시콜콜하게 그려낸다. 특히 1편은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아버지가 그에게 미쳤던 영향을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가며 세밀하게 담아낸다(1권도 670쪽이다).

 

필립 얀시의 책에서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미치는 압력과 영향을 읽어나가며 그런 집요함과 솔직함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의 후반에서 그의 어머니와 형 사이의 증오와 분노, 그것이 교조적 믿음속에서 나타나는 악영향은 소설보다 흥미롭고 가슴 아프다. 소설이라면 어쩌면 극적 화해와 해피엔딩이라도 기대할 수 있고 설혹 극단적 엔딩으로 끝나도 허구라는 소설적 재미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의 어머니와 형의 문제는 실제 살아있는 이들이고 필립 얀시에게 있어서는 사랑하는 가족이고 고통이기도 하기에 더더욱 읽는 이들을 조바심 갖게 하기도 한다(필립 얀시는 다른 기독교 작가들처럼 할렐루야아멘으로 책을 마치는 이가 아님을 알기에 더더욱).

 

필립 얀시의 책을 읽으며 떠오른 또 다른 책은 이문렬의 영웅시대이기도 했다. -3때 읽었던 책이라 그 기억은 부정확할 수 있다김성동의 만다라와 더불어 이문렬의 사람의 아들은 당시에 대표적 종교를 소재로 구도와 회의를 담아낸 소설로 꼽혔는데 몇 년 후 이문렬은 그의 연작인 변경의 프리퀼과 출발점이라고 할수 있는 영웅시대를 선보인다.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기억으로 영웅시대TV드라마로도 만들어졌지만 그저 그런 드라마로 그쳤다이 책은 일제 강점기를 싸워 나가기 위해 사회주의 사상투쟁을 했던 주인공의 아버지 그리고 해방후 남한에서 자녀들과 홀로 살아가야 했던 그의 어머니를 통해 이념 갈등속에서 종교에서 안정을 찾았던 어머니를 통해 사상과 종교의 이데올로기의 폐해성을 보여주는데 이것을 굳이 언급하는 것은 이문렬이라는 작가가 그의 상당수 책에서 드러내는 이데올로기, 특히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 극도의 혐오적 태도가 어디서 발현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초가 영웅시대사람의 아들등에서 볼수 있기 때문이다(그래도 초창기 이문렬의 작품은 그 혐오가 많이 약하기도 했고 어떤 때는 일부 동경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 듯싶다(필립 얀시와 형도 근본주의와 냉전 논리, 남북간의 전쟁으로 인한 인종차별, 종교적 폭력과 학대 속에서 그 반작용을 일으킨 것은 너무나 당연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비록 근본주의 신앙과 교회환경이긴 했지만 그 속에 올바름과 하나님과의 만남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기에 필립 얀시가 하나님에서 떠나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는 길로 가는 은혜를 입었던 것 아닐까?

 

필립얀시의 책을 전통적이고 보수적 신앙인들이 읽을 때 느끼곤 하는 신앙적 불편함과 아슬함은 결국 그가 그런 신앙적 복마전과 그 속에서도 등대의 빛을 놓치않고 걸었던 긴장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아슬함과 긴장의 원인을 이번 그의 회고록을 읽는다면 이해할 수 있을 듯싶다.

 

예컨대 조성기의 자전적 소설인 대표작 야훼의 밤’ 4부작중 1편인 갈대바다 저편이 그가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은혜로운 이야기가 전개되는 반면 2편인 길갈은 그를 구도로 이끈 공동체가 보이는 종교적 폭력과 이데올로기성을 보여주는 상반성을 보여준다(그의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 라하트 하헤렙도 또 다른 종교적 이중성을 보여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명 하나님을 만남은 축복이고 기쁨이며 그것을 이끌어줌은 은혜이고 감사이지만 그러한 이끈 이들의 악함 속에서 신앙적 혼란과 갈등을 겪는 이중성을 경험한다.

 

필립 얀시도 그런 혼란을 성장하면서 점점 더 경험한다. 그러한 불일치 속에서 형은 결국 정반대의 길을 가기까지 한다. 필립 얀시는 이 책에서 그가 함께 했던 교회, 가정, 성경학교의 이러한 모습을 세밀하게 담아낸다. 소설은 전혀 아니지만 더 소설같은 흥미와 긴장을 그려낸다(재미라는 단어를 사용하려다가 흥미라는 단어로 대체했는데 그것은 재미라는 표현은 이 책은 허구가 아니라 필립 얀시가 실제로 살아온 삶이기에 모욕적인 단어가 될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이 책은 읽는 이로서 내 자신의 과거의 신앙적 여정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빛이 드리운 자리는 제목처럼 은혜라는 이름 속에 드리워진 그늘의 이면을 보게 한다. 모태신앙과 전통적 기독교 테두리 속에서 겪었던 여러 그늘들을 기억하게 한다.

 

특히나 중고등부 때 일명 노는 아이들이 교회에 일부 들어오면서 벌어지던 빛과 어둠, 그리고 그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오고 싶었지만 그 길을 속에서 방황하던 이들, 또 그들을 바라보던 교회어른들, 빛과 어둠이라는 두 그늘 속에서 복음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실천성을 갖는지를, 또 그 충돌을 보았던 나는 마치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과 데미안의 두 세계의 충돌 같이이후 교회와 신앙생활에서도 계속적으로 겪어왔고 청년부 때에도 잘 지냈어요라는 인사 뒤에 숨은 그늘과 목회자가 된 이후에도 성도의 미소 뒤의 일그러진 얼굴을 종종 보곤 했다. 그러기에 지금도 그런 아픔을 보곤 하는 것일지도..

 

얀시의 이번 책을 읽으며 그의 전작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꿈틀거린다. 아마도 그의 책들을 다시 읽는다면 그의 전작들에게 언뜻 비쳐지는 그의 인생의 편린 속의 고통과 고민, 방황들을 발견할 수 있을 듯싶고 그것으로 각각의 책들과 문장들이 새롭게 다가올 듯싶기 때문이다.

 

아직 2022년의 오월도 마감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책 중 하나로 꼽아도 무방할 듯싶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578개(5/129페이지)
성경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언약의 은혜 성경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언약의 은혜
성경적, 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본 언약 신학
가이 워터스, 니컬러스 리드, 존 뮤더/김귀탁/부흥과개혁사/조정의 편집위원


하나님께서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으셨다는 것을 부정하는 성도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성경이 너무도 명확하게 ‘언약’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면서 떡과 잔을 통해 자기 ‘피로 맺은 새 언약’을 제정하셨다(눅 22:20). ‘새 언약’은 이전에 아담을 시작으로 다윗까지 점진적으로 계시하신 하나님 언약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인류의 역사는 언약의 역사다. 인류가 타락하기 전에도 언약은 있었고 인류가 최종적으로 거주할 새 ...
복음으로 건강하게 교회를 이끄는 방법 복음으로 건강하게 교회를 이끄는 방법
이끎: 교회 리더십을 살리는 복음의 원리 12가지
폴 트립/정성묵/디모데/조정의 편집위원


<이끎>의 저자 폴 트립은 ‘성경상담학자’로 국내 잘 알려진 저자이다. 아바서원에서 출간한 <복음 위에 세운 결혼>(2022). 생명의 말씀사에서 출간한 <사람은 어떻게 변화되는가>(2021), <소망 묵상>(2021), <은혜 묵상>(2020), <복음 묵상>(2020), <눈보다 더 희게>(2019), <고난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의 도구>(2019), <지금 누리는 하나님 나라>(2017), <완벽한 부모는 없다>(2017...
우리도 하나가 되게 하소서 우리도 하나가 되게 하소서
21세기, 세계, 기독교
이재근/복있는사람/방영민 편집위원


우리도 하나가 되게 하소서  기독교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마굿간에서 시작한 기독교가 전 세계를 구원하는 종교가 되었다. 하나님이자 그분의 아들인 예수가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내려오셔서 하나님의 계획을 성취하신다. 예수가 중심이 되는 성경은 약 1600년 동안 40여 명의 다양한 저자를 통해 기록되어 우리의 손에 들리게 되었다.  기독교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중동 열사의 땅에서 시작된 기독교는 거의 전 세계에 퍼져있다. 천하 곳곳에 복음이 전해져야 종말이 온다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계복음화를 위...
내향적인 그리스도인을 위한 복된 소식 내향적인 그리스도인을 위한 복된 소식
내향적인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회 사용 설명서
애덤 S. 맥휴/강신덕/IVP/김민철


성격유형(MBTI혹은 DISC)를 강의할 때 I형의 한 분이 질문을 했다. 성격유형이 바뀔 수 있냐는 것이다. 이유를 물으니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소극적인 모습으로 신앙 성장에 열의가 없는 사람 취급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분의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찬양 할 때 뛰면서 큰소리로 해야 하고 기도는 방언이나 통성으로 해야 은혜(?)받은 성도의 모습 같고, 모든 모임에 참여해야 열정적인 신앙으로 인정받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한국교회 안의 문화는 모든 활동에 적극적인 참여가 곧 신앙 성숙의 척도로 자리 잡았다...
감춰졌던 찰스 하지의 설교 노트를 발견하다 감춰졌던 찰스 하지의 설교 노트를 발견하다
프린스턴 채플 설교 노트: 교리적이고 실제적인 설교 개요
찰스 하지/아바서원 번역팀/아바서원/조정의 편집위원


프린스턴신학교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신학교 교수들과 학생들이 함께 모여 신학적 주제에 관하여 토론하고 기도하는 모임이 있었다고 한다. A. A. 하지는 그 시간을 통해 교수와 학생이 신학을 지성으로만 쌓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이 예배의 전통을 시작한 핵심 인물로 새뮤얼 밀러 박사, 아치볼드 알렉산더 박사, 그리고 찰스 하지 박사를 꼽는다. 찰스 하지 박사는 밀러나 알렉산더 박사에 비하여 젊은 축에 속했지만 탁월한 가르침과 뛰어난 정신세계로 프린스턴의 대표적인 신학자가 되었다. 하지 박사는 3년마다 바뀌...
다만 일에서 구하옵시고 소명으로 불러주소서 다만 일에서 구하옵시고 소명으로 불러주소서
다만 일에서 구하옵소서
벤저민 T. 퀸, 월터 R. 스트릭랜드/오현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위원


전임으로 사역에 종사하는 이들을 제외하고(‘성직자’라고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중세 신학은 일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오직 성직으로 분류된 일에만 의미와 가치를 부과하여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이 소명에 충성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종교개혁 신학은 ‘보카티오’가 성직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소명’에 해당한다는 성경의 바른 가르침을 되찾았다. 안타깝게도 500여 년이 흐른 지금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어떤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한다. ‘노동은 죄의...
시인이 필요하다 시인이 필요하다
예배의 미래
이강혁/삼원사/방영민 편집위원


서론 얼마전 티비에서 방송인 샘 해밍턴이 나오는 토크쇼를 보았다. 그는 두 아들을 데리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육아 방송을 하였는데 육아를 하는 부모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지금도 여러 채널에 소개되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아기가 기저귀를 차고 물놀이는 하는데 그것이 아주 큰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이고, 그것을 엉덩이에 달고 움직이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미소와 동심의 세계를 전달하였다. 그리고 토크쇼에서 사회자가 그에게 질문하길 “어떻게 하면 육아방송에서 성공할 수...
현장이 없는 윤리는 윤리가 아니다 현장이 없는 윤리는 윤리가 아니다
기독 시민교양을 위한 나눔 윤리학
김혜령/잉클링즈/문양호 편집위원


지난주 10.29 참사가 벌어진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국정을 책임지는 지도자는 연일 조문을 하고 각종 종교단체가 열고 있는 애도 종교행사에 참여하며 오늘은(11/7) 드디어 미뤄왔던 사과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교집회에서도 사과를 표명하긴 했지만 대국민을 위한 장소이냐라는 장소적 적당성과 그 문구적 표현에 있어 과연 직접적인 사과표현이냐라는 점에서 의문이 가기에 사과라는 말을 배제하고프다. 오늘 한 사과마저도 대국민 성명이 아니라 회의 석상에서 한 것이기에 직접적 사과를 피하고픈 일종의 꼼수같다는...
네가 거듭나야 하겠다 네가 거듭나야 하겠다
거듭남에 관한 결정적 대화
스티븐 J. 로슨/김태곤/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위원


출생이 인생의 시작인 것처럼, 영적 출생 또한 참된 인생의 시작이다.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처럼(요 3:3),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그 나라 백성이 되려면 반드시 영적으로 죽은 자는 출생해야 한다. 거듭나야 한다. 거듭남은 그래서 기독교의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기초가 되는 교리이며 그리스도께서 제자로 삼을 때 반드시 먼저 실천하라고 명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푸는 기준이 된다. 죽은 자에게 아무리 힘주어 거듭 명령한다고 해도 소용없는 것처럼, 거듭나지 않은 자...
수고하고 무거운 이웃이여, 우리 집 문을 열고 들어와 복음의 대접을 받으라 수고하고 무거운 이웃이여, 우리 집 문을 열고 들어와 복음의 대접을 받으라
복음과 집 열쇠: 탈 기독교 세상에서 급진적으로 일상적인 손 대접 실천하기
로자리아 버터필드/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급진적”이면서 동시에 “일상적”인 것은 다름 아닌 ‘복음’이다. 복음은 급진적 변화를 가져온다. 죄와 허물로 죽은 자를 살린다. 하나님의 원수에서 자녀가 된다. 믿음 없는 자에서 믿음 있는 자로,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는 불순종의 자녀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행하는 순종의 자녀로 바뀐다.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영벌에서 영생으로, 그리스도 밖에서 그리스도 안으로. 복음은 믿음을 통해 급진적 변화를 일으키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동시에 복음은 일상적이다. 삶의 모든 영역에 복음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말...
삶의 길에서 고민하는 당신에게 삶의 길에서 고민하는 당신에게
하나님을 선택한 구약의 사람들
조영민/죠이북스/서상진 편집위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늘 선택이라고 하는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인생이 어려워지기도 하고, 반대로 평탄한 삶으로 전환점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선택의 갈등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고, 선택이라고 하는 과정을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가진 존재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선택에는 기준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한다. 선택은 나의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준다. 선택을 통해서 내가 감추고 있었던 것을 드러나기도 한다. 반대로 선택은 포기함을 내포...
‘동성애’에 관한 성경적 또는 개혁주의적 관점 ‘동성애’에 관한 성경적 또는 개혁주의적 관점
한 남자와 한 여자
조엘 R. 비키, 폴 M. 스몰리/개혁된실천사/송광택 편집고문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공동 저술한 것이다. 조엘 R. 비키 (Joel R. Beeke)는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헤리티지 네덜란드개혁교회의 목사이며, 퓨리턴리폼드신학교의 학장이자 조직신학 교수이다. 국내에 《오직 성경으로》, 《청교도 신학의 모든 것》, 《개혁주의 청교도 영성》 등의 저서가 출간되었다. 폴 M. 스몰리는 퓨리탄 리폼드 신학교에서 조엘 비키 박사의 조교이며, 임마누엘 개혁 침례교회에서 직업 목회자로 사역하고 있다.이 책은 아래와 같은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1장 토대 : 사랑, 권위, 섹슈얼리티. 2장...
‘신과 진리는 죽었나?’라는 질문에 과학이 답하다 ‘신과 진리는 죽었나?’라는 질문에 과학이 답하다
하나님 존재 가설의 귀환
스티븐 마이어/소현수/부흥과개혁사/조정의 편집위원


1966년 4월 8일 타임지 커버 스토리 제목은 “Is God Dead?”(‘신은 죽었는가?’)였다. 이제 인류의 사상 가운데 ‘신은 죽었다’고 선포한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 대중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반세기가 지나 2016년 타임지는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Is Truth Dead?”(‘진리는 죽었는가?’). 절대자를 지운 인류는 이제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는 기준을 잃어버렸다. 연쇄적으로 따라오는 질문은 “Is Morals Dead?”(‘도덕은 죽었는가?’)일 것이다.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
정보 과식, 폭식, 편식을 피하는 지혜를 배우라 정보 과식, 폭식, 편식을 피하는 지혜를 배우라
지혜 피라미드: 정보 과잉 시대의 그리스도인을 위한 지혜의 토대 쌓기
브렛 맥크라켄/윤상필/성서유니온/조정의 편집위원


 브렛 맥크라켄(Brett McCracken)은 TGC의 선임 편집자다. 그는 교회 안에 존재하는 불편함은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은 교회가 마땅히 감수해야 하는 필수 요소라고 Uncomfortable이란 책에서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에 두 번째로 읽게 된 책 The Wisdom Pyramid는 TGC를 비롯한 여러 기독교 지도자들이 추천한 ‘올해의 책’이었고, 마이클 호튼 등 많은 개혁주의 목사와 신학자에게 추천사를 얻은 책이어서 잔뜩 기대하며 전자책으로 구입했는데, 원서를 읽어보기 전에 <지혜 피라미드>라는 제...
은혜가 은혜되게 하는 복음 은혜가 은혜되게 하는 복음
존 파이퍼의 갈라디아서 강해
존 파이퍼/유정희/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율법과 은혜의 갈등 관계는 예루살렘에서 열린 사도들의 공의회에서 완전히 결판난 이야기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율법을 자기 의를 내세우는 데 사용한 유대교의 폐해, 율법주의는 자기중심적, 행위 중심적인 죄의 본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예루살렘 공의회로부터 이천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죄인이 구원의 문에 들어서는 것을 가로막고, 문을 통과하여 구원에 이르는 길을 걷고 있는 의인의 풍요로운 삶을 궁핍하게 만든다. 사도 베드로 역시 공의회에서 “우리는(유대인) 그들이(이방인)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라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습관 들이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습관 들이기
크리스천 일상 정리법
저스틴 휘트먼 얼리/우성훈/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위원


습관의 힘은 막강하다. <크리스천 일상 정리법>의 저자 저스틴 휘트멀 얼리는 “우리 모두 습관의 구체적인 통제에 따라 살아가며, 그 습관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형성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찰스 두히그가 <습관의 힘>에서 한 말을 인용하며 “습관이 형성될 때 두뇌는 의사 결정에 관여하기를 완전히 멈춘다”라고 말했다. 듀크 대학이 연구한 결과를 인용하며 “우리가 매일 취하는 행동의 40%는 선택이 아닌 습관의 결과물”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반복되지만 의식적으로 선택한 삶만큼이나 우리 삶을 ...
더욱 성경적인 상담자가 되려면 더욱 성경적인 상담자가 되려면
당신의 상담을 돌아보라
밥 켈레멘/신성만, 임한나/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위원


많은 사람이 ‘기독교 상담’과 ‘성경적 상담’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 단순한 표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둘 다 상담의 도구로 성경을 사용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기독교 상담은 세속 심리학의 원리와 관찰 및 해석을 비판적으로 수용한다. 성경적 상담은 말 그대로 ‘성경’으로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에, 세속 심리학의 원리를 비판적으로 거부한다. 다만 관찰한 것의 객관적 결과를 (심리학적 해석을 철저히 배제하고) 참고할 수는 있다. 성경적 상담을 창시한 사람은 제이 아담스, 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대표적으로 데이비드 폴리슨이다. 폴...
감사가 사라진 세상에서 범사에 감사하는 기술 감사가 사라진 세상에서 범사에 감사하는 기술
감사의 기술: 삶의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법 연습하기
샘 크랩트리/박상은/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위원


사도 바울은 말세에 겪는 고통스러운 현실 중 하나로 “감사하지 아니하”는 것을 꼽았다(딤후 3:2). 감사가 좀 부족한 삶이 뭐가 그리 문젠가? 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을 알되 마땅히 감사하지 않는 것이 인간 세상에 난무한 모든 불의의 시작이라고 말한다(롬 1:21). 하나님은 만물과 양심을 통해 그분의 신성과 능력을 보이시고 창조주로서 피조물인 우리에게 매 순간 공급하시는 은혜를 보여주시는데도,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그 허망하고 미련하며 어두워진 마음 가운데 내버려 둠을 당하여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터진 웅...
31일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즐거워하는 연습 31일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즐거워하는 연습
하나님의 속성: 31일간의 묵상
조엘 비키, 브라이언 코스비/이제롬/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위원


묵상집(devotionals)에 해당하는 훌륭한 자료가 국내 많이 보급됐다. 일반적으로 매일 아침 성경 본문 그리고 그와 관련된 짧은 묵상 글을 제공하여 교훈을 얻고 매일의 실천 사항을 정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는 것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종종 특별한 주제를 가진 묵상집이 출판되는데, 대표적으로 하나님의 속성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묵상하게 하는 마크 존스의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있다(복있는사람, 2018). 2016년에 시편 묵상집인 팀 켈러의 <묵상: 예수의 노래들>도 있었다(두란노...
구원의 역사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과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구원의 역사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과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세대주의와 구속사
D. 제프리 빙햄, 글렌 R. 크라이더/임채의/CLC/조정의 편집위원


처음으로 참석했던 목회자 콘퍼런스(Shepherds’ Conference)에 존 맥아더 목사와 R. C. 스프로울 목사가 함께 강사로 섰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복음과 성경의 무오성을 힘 있게 선포했고, 패널 토의 시간에는 시종일관 서로 존중하며 건설적인 토론을 나눴다. 흥미롭게도 한 사람은 세대주의 종말론을 지지하는 개혁주의 목사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언약주의 관점으로 종말을 바라보는 개혁주의 목사였다. 존 맥아더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을 스프로울을 통해 많이 전수받았다고 겸손히 밝힌 적이 있다. 놀라웠던 것은 두 사람 모두 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