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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는 정말 좋아서 전도하는가?
좋아서 하는 전도: 탈기독교 시대, 그리스도인의 전도법/레베카 피펏/이철민/IVP/조정의 편집인
전도에 관하여 두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다. 첫째, 전도가 모든 성도에게 주어진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명이라는 것이다. 영혼을 거듭나게 하시는 초자연적인 역사는 오직 하나님께서 일으키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보내신 자들을 통하여 성취하신다. 복음은 반드시 말로 선포되어야 하고, 사람을 구원하는 믿음은 바로 그 전해진 복음을 들음에서 난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은 몸인 교회에게,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분부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대명령을 위임하셨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는 교회의 무거운 짐이라는 것이다. 교회는 전도에 익숙하지 않고 훈련되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교회 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올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부류가 있고, 교회의 여러 예식과 용어를 교회 밖 이웃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이른바 ‘문턱을 낮추는’ 교회 운동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한때는 관계 전도가 대세라는 평이 있었고, 훨씬 전에는 전도 집회 등의 이벤트를 통해 많은 회심자를 얻으려고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기독교의 기본 전제를 완전히 무시하는 탈기독교 시대로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절대 진리를 부정하며 개인의 의견과 느낌을 옳고 그름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사용한다. 전도는 이런 면에서 도전하기 버거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레베카 피펏은 낯선 이름 같지만, 2003년 사랑플러스에서 나온 <토마토와 빨간사과>에 이어 IVP에서 각각 2003년, 2004년, 2005년에 나온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빛으로 소금으로>, <예수의 길>로 국내 소개된 강연가이자 저술가이다. 이 책에 나온 간증을 통해 알 수 있듯 피펏은 전도를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사람일뿐만 아니라 전도가 생활화된 사람이다. 저자는 정말 책 제목처럼 <좋아서 하는 전도>를 실천하고 있다. 그녀는 포스트모던을 지나 진리를 거부하는 이 세대가 더욱 복음이 필요한 세대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더 많은 혼란과 좌절을 겪으면서 간절히 평안을 얻기를 갈구한다고 말한다. 갈급해하는 영혼에게 생수를 건네는 전도는 풍부한 자원과 분명한 메시지, 지혜로운 방법을 통해 충분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다.
피펏은 1부에서 ‘자원’을 말한다. 전도는 우리가 가진 지혜와 힘을 자원으로 삼아 하는 일이 아니다. ‘전도의 미련한 것’이 미련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님께서 전도를 통해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우리의 작음과 우리의 약함은 오히려 자랑거리가 된다. 우리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크심과 강하심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도의 자원은 바로 구원하시는 분 하나님이시다.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마땅히 할 말을 기억나게 하시고, 들을 귀를 준비시켜 주신다. 거절당할까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거절 받는 것은 실패가 아니며 거절이 두려워 전하지 않는 것이 실패이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복음 메시지를 설명한다. 보통 구속사의 줄거리로 창조-타락-구속-완성을 말하는데, 그 관점에 따라 피펏은 창조-타락-십자가-부활-재림으로 구성했다. 책의 후반부에서 방법론을 말할 때 지혜롭게 말하는 것에 관하여 유익한 조언을 많이 주지만, 분명한 건 복음의 메시지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불편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복음을 개조할 수 없다. 더 잘 받아들여지게 하려고 몇 가지 요소를 누락시킬 수도 없다. 복음은 하나님의 지혜이다. 그리고 온갖 거짓에 시달린 영혼들에게는 모든 거짓과 확실히 구별되는 참 지혜, 부요한 진리가 필요하다. 저자는 각 장에서 자신이 경험한 전도의 상황 그리고 그곳에서 선포된 진리를 소개한다. 실제 삶에서 변화를 일으킨 건 복음의 분명한 메시지였다.
3부에서 방법을 다룰 때 저자는 롤 모델로 예수님을 꼽는다. 그분이 사람 자체에 관심을 두시고 애정을 쏟으셨다는 점, 지혜로운 질문으로 그 영혼이 방황하고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갈급해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밝히셨다는 점, 일상의 대화에서 영적인 대화로 지혜롭게 전환하시고,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제시하셨다는 점. 저자 피펏이 비행기에서 만난 사람, 강의실에서 논쟁한 교수님 등 여러 사람들은 정말 그녀의 지혜롭고 애정어린 전도의 방법에 감사했던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목적은 영혼을 얻는 것이다.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참으로 좋아하고 불쌍히 여기는 영혼에게 내가 참 좋아하는 예수님, 나를 영원히 만족시키시는 주님을 전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우리에게 산 소망이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갈수록 하나님을 떠난 인류는 참 소망에서 멀어져 썩어질 소망만을 붙잡으려고 애쓰다가 결국 절망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썩은 세상에서 같이 썩음을 당하는 이들을 불쌍히 여긴다면, 레베카 피펏의 책 <좋아서 하는 전도>의 원래 제목처럼 소금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땅하다(stay salt). 우리를 살게 하는 참 생명, 참 빛, 참소금이신 예수님을 좋아서 전하는 자가 되자. 이 책이 그 일을 조금이라도 더 기쁘게 하게 하는 자원이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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