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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탈진실 시대, 더욱 믿음과 진실을 변증하라

“불굴의”의 뜻을 갖는 “Undaunted”가 “Faith”과 만나면, 기독교가 믿는 교리가 그 어떤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별히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를 부르는 “탈진실 시대”, 누구도 객관적인 진실을 내세울 수 없고 주관적인 의견을 모두 인정하라는 강력한 요구가 깔려 있는 세대에게 기독교 믿음을 정당화하기 위해 객관적인 지식을 변증하는 무척 어려운 과제를 누가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성공 여부와 그 열매는 하나님께 달려 있고, 기독교는 아무리 세상이 점점 악해진다고 해도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하라는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지금도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영혼을 구원하시기 때문이고, 복음을 전하는 방식 중에서 기독교가 믿는 교리를 확증하여 설득하는 ‘변증’은 여전히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믿는 자들은 자신의 신앙을 견고하게 만드는 교리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정작 그 교리를 의심하는 세상의 질문에 답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변증의 방법을 통하여 예상되는 반론과 공격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대비할 수 있다.
<흔들림 없는 믿음>은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탈진실 시대에 믿음과 지식을 변증하”는 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그리스도인의 믿음이고 저자는 기독교 신앙의 특징과 이유, 근거를 이 책을 통하여 제시하기 원한다. 저자는 도널드 매클라우드인데 작년(2023)에 작고한 스코틀랜드 출신 목사이자 신학자다. 1978년 자유교회 대학의 조직신학 교수로 임명되어 약 33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했으며, 24세에 시작한 목회도 두 교회에서 섬긴 기간을 합하면 약 14년에 이른다. 자유교회 매거진의 편집자이자 칼럼니스트로 오래 저술 활동을 한 매클라우드 목사의 책은 국내 <간추린 기독교>(CLC, 2020), <그리스도의 위격>(IVP, 2001) 등이 있다. 오랜 저술활동에 비하여 소개된 책이 많지는 않지만, <흔들림 없는 믿음>이라는 책을 통하여 확실히 도널드 매클라우드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히 큰 부분으로 나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논리적 흐름을 갖는다. 먼저 저자는 신 의식을 되살린다. 아무리 신을 부정하려고 애써도 모든 사람에게는 심겨진 ‘신 의식’이 있다는 것을 저자는 변증한다. 이어서 저자는 세상이 신 의식을 제거하기 위해 애써 차용하는 대안들이 모두 실패하고 있다고 밝힌다. 오히려 피조물 가운데 하나님의 분명한 지문(혹은 발자국)이 발견되고, 가장 뚜렷하게 우리에게 신을 보여준 것은 바로 육신을 입으신 하나님 곧 예수 그리스도이시다고 선언한다. 부활과 성경은 나사렛 예수가 정말 하나님이 보내신, 하나님이신 그리스도이시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아무리 교리를 부정하고 경험을 최고의 우선순위에 두려고 애써도 사람의 믿음은 객관적인 교리 위에 둘 때만 견고하고 안전하며, 그렇게 경험된 것만이 진실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저자는 매우 흥미롭게도 교회를 변증의 도구로 다룬다. 교회가 모이는 집회를 통하여 가르치고, 교제하고, 떡을 떼고, 기도할 때, 믿음은 공동체 안에서 더욱 견고해지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더 선명하게 보고 붙들게 한다. 물론 기독교 신앙이 대중적인 지지나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인정받기보다는 갈수록 더 부정당할 것이 뻔하지만, 놀랄 필요가 없다. 원래 그런 것이니.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고 하신 예수님은 이미 제자들이 걸어야 할 길이 좁은 길이라는 것을 아셨다. 하지만 그들을 결코 홀로 두지 않으신다. 양들을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버리신 선한 목자를 따라 그 뒤를 따르면 우리는 결국 세상이 무시하고 핍박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믿음의 결국 영혼의 구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 목사인 싱클레어 퍼거슨은 서문에서 이 책을 가리켜 “여기 현대의 과학적 세계관에 의해 믿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거의 허물어진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며 주의 깊은 관심을 받아 마땅한 책이 있다”라고 말했다(8p). 진심으로 동의한다. 이 책은 주의 깊은 관심을 받아 마땅하다. 특별히 고난 중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는 소망을 가진 우리에게 그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준비하려면 우리는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을, 확신을 가지고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탈진실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진실이 필요하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세대에게 진실로 복음의 은혜가 필요하다. 그 진실을 이미 알고 있고 복음의 은혜를 맛보고 있는 우리가 그 필요를 채워야 한다. 그렇게 하라고 주님이 우리를 보내지 않으셨던가! 도널드 매클라우드의 <흔들림 없는 믿음>을 통하여 믿음 없는 자에게 진실에 근거한 믿음이 선물로 주어지기를 바라며, 그 진실을 듣고 믿음을 얻어야 할 자들에게 선포해야 할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이 책이 유용한 도구가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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