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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주 오심을 기억하고 기대하는 이들이 사랑하게 될 책

매년 여러 훌륭한 목사와 저자가 대림절 묵상집을 써낸다. 작년엔 윌리엄 바너의 “Anticipating the Advent”(Fontes Press, 2020), 재작년엔 크리스토퍼 애쉬가 쓴 “Repeat the Sounding Joy”(The Good Book Company, 2019), 2018년엔 싱클레어 퍼거슨의 “Love Came Down at Christmas”(The Good Book Company)를 통해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예배하는 귀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대림절 묵상집’은 많지 않다. 대림절 설교집은 몇 권 찾아볼 수 있지만, 대림절 묵상을 위한 묵상집은 드물다. 사실 묵상집은 쉽게 쓸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매일 읽어야 하는 내용의 분량이 너무 많아도 안 되고 너무 빈약해도 안 된다. 내용이 너무 일반적이면 읽어도 큰 유익이 없다. 너무 자세한 내용이면 묵상집에 어울리지 않는다. 한 마디로 짧으면서도 신학적 깊이가 있고 어렵진 않지만 많은 묵상과 감사와 찬양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25일의 내용이 연결고리가 전혀 없으면 안 되고 어느 정도 통일성을 갖춘 이야기가 이어져야 한다. 가족이 함께 읽을 때 어린 자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또 부모가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날 실천할 수 있는 교훈과 적용 거리가 있는 것이 좋다.
2021년 성탄을 맞이하는 25개의 묵상 글로 존 파이퍼의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국내 소개된 것은 정말 기쁨의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앞서 말한 어려운 과업을 존 파이퍼가 충분히 그리고 훌륭히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존 파이퍼는 국내 가장 잘 알려진 설교자이자 저자로 설명이 필요 없다. 그의 설교나 책은 이해하기 쉽지만 결코 얕은 성경 지식을 다루지 않는다. 항상 깊고 풍성한 영적 고찰과 진리의 정수를 끌어낸다. 존 파이퍼가 설교를 전달하는 모습을 기억한다면 그가 얼마다 전달하는 진리로 인해 기쁨이 넘치고 만족이 넘치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읽을 때 역시 저자의 열정과 헌신이 느껴진다.
존 파이퍼는 대림절의 존재 목적이 예수님을 경배하는 것이라고 시작부터 밝힌다(9쪽). 들어가는 글을 시작으로 총 25개의 묵상글은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묵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Day 1부터 시작하는 묵상글은 최대 분량이 세 장, 적게는 한 장 반 정도로 가족이 함께 읽기 적당한 양이다. 글은 어렵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다. 구약에 하나님이 하신 약속이 신약에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말씀, 그림자의 실체가 되신 예수님, 예수님이 하신 일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된 영적 축복,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 등 풍부한 신학적 고찰이 짧은 글 속에 적절하게 담겨있다.
묵상집은 원래 쓰여진 목적에 맞게 읽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그렇게 읽으면 유익이 덜 하다. 매일 누군가와 함께(가족이 함께라면 가장 좋다) 소리 내어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 후 하루 종일 묵상하며 살 때 가장 큰 유익이 있다. 이런 실질적 경험과 유익을 위해 매년 새로운 묵상집을 내는 것 같다. 실제로 존 파이퍼의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가족과 함께 읽으며 묵상할 때 서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고 중요한 교훈이나 통찰을 나누며 하루 종일 그것을 기억하고 묵상하며 살 수 있었다. 대림절 기간 동안 주 오심과 주 오심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 축복과 의미를 묵상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기쁨이고 유익이다.
잘 생각해보면 주 오심을 반기고 기쁨으로 찬양했던 이들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아와 그분이 이스라엘을 회복하실 것을 기다렸던 자들이다. 그들은 구약 성경을 통해 하나님 약속을 되새기고 간절히 민족의 회복을 간구하고 있었다. 그런 자들에게 하나님은 구원의 기쁜 소식, 가장 크고 좋은 소식을 들려주셨다. 매년 찾아오는 성탄절, 이런저런 다른 이유로 설레하고 기뻐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하고 크고 좋은 소식을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지만, 또 우리는 언젠가 다시 이 땅에 오실 예수님을 기다린다. 지금도 하나님은 약속을 붙들고 이 땅의 회복을 간구하는 이들에게 큰 기쁨의 좋은 소식 들려주기를 원하신다.
자, 2021년 주 오심을 간절히 사모하는 이들이여, 주님이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같은 모습이 되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부활 승천하신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오랜 세월 선지자를 통해 약속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졌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구원의 역사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인 이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함께 기다리고 기대하자. 연말을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게 보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주 오심을 기억하고 주 오심을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잊지 말고 계속해서 외치고 높이고 전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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