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미지로, 스토리로 쉽게 읽히는 요한계시록
요한계시록, 우리시대에 확증해야 할 성경이다. 칼빈이 주석하지 않았다고 유명한 요한계시록, 요한계시록 주석을 칼빈만 집필하지 않았을까? 거의 모든 신학자들은 요한계시록을 집필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 시대에 주요하게 논란이 된 사안이 요한계시록에 없었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에 대한 대 작품은 예수회 스페인 사제들이 집필한 것이 있는데 영어로 번역되지도 않은 상태의 작품들이 시작으로 보인다. 예수회 사제 알카자(Luis de Alcazar, 1554-1613)는 40년에 걸친 연구 끝에 9백 페이지 분량의 요한계시록 주석책을 썼다(과거주의). 또 다른 스페인 출신의 예수회 사제 리베라(Francisco Ribera, 1537-1591)는 1580년 5백 페이지나 되는 요한계시록 주석책을 출판하여 적그리스도와 교황에 대한 연결을 부정했다(미래주의).
우리시대에 요한계시록 이해가 요구되는 것은 미래주의 이해에 근거한 세대주의가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켰고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암울한 상황에서 극단적 내세주의가 허용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을 합당하게 보았다면 극단적인 고난에서 합당한 믿음의 결과를 내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요한계시록으로 더 복잡한 미로로 들어갔고, 그 폐혜가 나타나는 우리시대에 해소해야 할 과제가 된 것이다. 어느 나라보다 대한민국에서 요한계시록을 합당하게 정립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그것에 한 단면은 요한계시록에 관한 수많은 연구 및 해설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양형주의 <스토리 요한계시록>은 요한계시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된 작품이다. 표지의 설명처럼 다양한 사진 자료와 희귀한 성화를 함께 제시하여 요한계시록에 대해서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했다. 그리고 양형주는 요한계시록을 두려움(공포)이 아니라 “산 소망의 말씀”으로 제시했다.
양형주의 <스토리 요한계시록>은 계시록 저작 연대를 도미티안(도미티아누스) 시대로 확증하고 내용을 전개하였다. 요한계시록 연구에서 저작 연대를 확증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수가 도미티안 시대로 보지만 소수는 네로 시대로 보며, 어떤 연구자들은 100년 이후로 보기도 한다.
양형주의 <스토리 요한계시록>은 상당히 단순한데, 22장, 요한계시록 22장과 동일하게 구도화했다. 간략한 서문에 이어 바로 “스토리 요한계시록 1장”은 “요한계시록 1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자가 요한계시록 연구나 독서에 병행할 때에 <스토리 요한계시록>과 바로 연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흥미로운 구도이다.
필자는 <스토리 요한계시록>의 저자가 독자가 책을 읽을 때에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시도했다고 추측한다. 저자도 그 상황을 그리면서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을 돕기 위해서 다양한 그림 자료를 활용했을 것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구도를 잡아야 하는데, 저자는 도미티안 시대로 구도를 잡고 스케치를 한 것이다. 그 구도가 다를 때에는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스토리 요한계시록>은 저자가 제언한 것처럼 쉽게 읽힐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했다. 저자의 의도대로 정독하고 다독한다면 요한계시록이란 한 편의 파노라마를 소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요한계시록이 한국교회에 좀 더 친숙해진다면 요한계시록을 남용하고 왜곡하는 이단들의 공격에 좀 더 효과적인 대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요한계시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집필된 <스토리 요한계시록>은 이런 의미에서 좋은 기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