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서운한 책(?)
이 책은 서운(?)하다. 또 성차별적(?)이다. 아마존 여성묵상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책에 대한 소개처럼 여성중심적이기 때문이다. 기도하면서 우리들이 묵상해 볼만한, 또 도움이 되는 성경구절과 단상들을 담은 책인데 여성을 기본적으로 대상으로 하기에 남성으로서 서운하다는 것이다. 일종의 시기심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좋은 책이며 기도하며 읽기에 좋은 책이기에 시기심을 가지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린다.
아는 지인이 이 책은 화장실에서 읽기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것 같다. 정말로 이 책은 화장실에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 하지만 오해 하지 마시길... 화장실에서 읽기에 좋다는 것은 그저 가볍게 읽기에 좋고 무게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 화장실은 생각하기에 좋은 곳이고 중압감에서 벗어나 도망가기 좋은 장소이다. 개인기도실이나 독방이라도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그런 행운을 쥐고 사는 이들은 10% 아니 1%로 정도의 영적 금수저일 테이고 설혹 그런 곳을 가지고 있는 이도 직장이나 학교, 바깥에 있는 상황이라면 그런 것이 자신의 집에 있다 할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장실은 직장이나 학교, 집 어디든 있기 마련이고 그곳은 나 혼자 사용할 수 있고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긴급한 기도를 드리고 싶을 때 기도실이나 독방이 아니더라도 잠시라도 기도할 수 있는 곳이 아마도 화장실이 되지 않을까? 그런 곳에서 잠시 이 책의 한 단락을 읽으며 기도하기에 이 책은 적절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 번에 읽을 책이 아니다. 북마크 하나 꽂아놓고 짬날 때마다 한 쪽씩 읽을 책이고 몇 번씩 되새기며 가방 속에 간직하여 들고 다니기에 좋은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여성중심이고 화장실에 읽기 좋다고 하니까 무척 가볍거나 그저 개인기도제목과 묵상만을 다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의외로 그 기도의 영역이 넓다. 상당수의 내용들이 개인에게 한정되긴 하지만 책 중간중간 나라와 지도자를 위해, 또 사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또 여성중심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여성만 읽기에 좋다는 것도 아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잠시나마 기도의 호수로 들어가기에 이 책은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