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성경이해를 좀더 깊이있게 나아가도록 돕는 책
성경통독을 그래도 꽤 일찍 시작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경통독을 시작했다. 이후로 꾸준하게 읽었었다. 특히 청소년 시절에는 세로로 인쇄된 성경전서를 노란색 형광볼펜을 작은 플라스틱 자를 사용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들을 밑줄을 치며 읽었었다.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이 너무 많아 성경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였고 여러 번 읽어 성경이 꽤 부풀어 오르기도 했었다. 오랫동안 끊긴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작은 양이라도 매일 읽으려고 노력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시의 개역판만이 아니라 다양한 한글번역을 읽기 시작했고 국내에서 나온 번역을 거의 다 읽기도 했다. 1인이 번역하는 사역((私譯)이 등장하기 전에 나온 단체나 기관에서 나온 번역은 다 읽었던 것 같다 . 평신도 때 성경에 대해 양육하던 이들이나 강의를 할 때마다 최소 성경통독 횟수가 자기 나이만큼은 해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조금 타협하면 주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한 나이부터 현재 나이까지의 년수). 어느 정도 나이든 이후에는 적어도 5번 이상은 다양한 번역을 돌아가며 읽었기에 내 나이의 몇곱 배는 성경 통독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성경을 읽긴 했지만 특히 어릴 적에는 각 성경을 순서적으로만 읽었지 그 성경의 쓰여진 배경이나 흐름을 제대로 알지 못해 연대기 성경이나 당시에 괜찮게 보였던 윌밍턴 성경연구 시리즈 등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참고도서를 구입해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읽은 비아토르에서 나온 양진일 목사님의 <구약성경, 책별로 만나다>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각 책이 쓰여진 연대나 주제, 일반적인 구조 등을 살펴보는 것은 스터디 성경이나 앞서 언급한 참고도서 등 정도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책은 단순한 각 책의 소개를 넘어서 각 책이 갖고 있는 특성과 주목해야 할 점을 좀 더 깊이 있게 터치해준다(이레서원에서 나오고 있는 <일상을 변화시키는 말씀> 시리즈는 그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좋은 책이다. 그런데 초기와는 달리 이어지는 후속책들이 점점 더 드물게 출간되어 아쉽다. 이 시리즈의 가치를 독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함에서 오는 출간의 어려움 때문일까?).
그리고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출간을 목표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모교회에서 강의했던 것이 후에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라 좀 더 듣는 청중의 궁금증과 상황을 고려한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것은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장점이라 한다면 좀 더 실제적이고 세밀한 각 책의 내용들과 전체적인 성경의 흐름 속에서의 보아야 할 점들을 담아낸다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강의후 책으로 엮어내는 점에서 추가적인 다듬음과 보완이 없음에서 오는 전체적인 면에서 다소 불균형과 저자가 말하는 것의 확인을 위한 관주나 참고도서, 부연설명이 없다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며 느끼는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다른 성경 참고도서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면과 충족감이 있기에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개정판에는 앞서 언급한 점이 보완되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