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교회와 세상을 세우는 은사
앎과 삶의 괴리를 곳곳에서 발견한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실제적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교회 또한 복잡다단하다. 잘 정리된 교리가 시시각각 변하는 신앙생활과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혼란함은 다양한 은사의 무분별한 사용이다.
은사의 사용은 교단과 신학, 전통과 거의 무관하다. 특히 지도자의 개인 성향과 목회 철학에 따라 좌우될 때가 많다.
가령 보수적 신학을 추구하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강력한 성령의 은사를 기대하는 교회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낮아짐과 섬김을 추구한다 하면서 능력과 힘을 교묘하게 원하여 은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 공동체에서 경험하는 구체적 고민을 신학과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민규 목사. 저자는 교회와 신학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성령의 은사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고 정리하기 원한다.
칼뱅의 은사론을 중심으로 하여 펼쳐지는 저자의 은사론은 성경신학과 조직신학을 아우른다. 성경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은사론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책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저자는 성령의 은사를 적절하게 설명하는 성경의 구절을 선택하여 칼뱅의 주석을 통해 은사를 이해하기를 원한다. 또한 칼뱅의 기독교강요에서 나타난 은사 이해를 통해, 보다 더 통전적인 접근을 한다.
저자가 칼뱅을 통해 이해하는 은사론의 유용함은 연결과 소통, 확장에 있다. 먼저 성령의 은사론을 뛰어넘어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사론을 주장한다. 이를 통해 창조와 구속을 연결하고, 보다 균형 잡힌 은사론의 전제를 마련한다.
다음은 개인을 뛰어넘는 교회와 사회로의 확장이다. 성도는 은사를 통해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드러내야 한다. 무엇보다 은사는 말 그대로 선물이다. 인간의 열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따라 사람에게 나누어진다.
삶이 앎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바른 앎의 초석 위에, 매 순간 위로부터 주어지는 은혜를 갈망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은사에 관한 그릇된 이해를 바로잡고 개인을 뛰어넘어 교회와 사회를 품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