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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예수님께 배우는 최고의 기도
주기도: 예수님에게 배우는, 기도 중의 기도/케빈 드영/이지혜/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리스도언약교회 담임 목사이자 리폼드신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케빈 드영은 이제 제법 국내 잘 알려진 저자가 됐다. 지혜롭고 총명하며 위트있게 어떤 주제나 본문이든 잘 풀어나가는 드영의 특기는 컨퍼런스 강사로 설교할 때, 그리고 이제는 책으로도 충분히 맛볼 수 있게 됐다. 십계명과 주기도문은 마틴 루터, 존 칼뱅을 비롯한 교회 개혁을 일으킨 뛰어난 기독교 리더가 항상 놓치지 않고 가르쳐 온 핵심 주제이다. 케빈 드영도 차세대 미국 복음주의 리더로 손꼽히는 만큼 2019년 <십계명>(생명의말씀사), 그리고 이번에 <주기도>를 썼다. 주기도문을 다룬 책은 정말 많다. 대표적으로 R. C. 스프로울이 쓴 <어떻게 기도할까? 기도의 모범, 주기도문의 바른 이해와 적용>이 있는데(생명의말씀사, 2021), 케빈 드영의 <주기도> 역시 독자에게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의 핵심을 담백하고 깊이 있게 잘 전달해주는 좋은 자원이 될 것이다.
먼저, 저자 드영은 주기도문을 너무 주해식으로 다루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책의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다. 1장, “너희는 기도할 때에”, 2장, “우리 아버지”, 3장, “우리의 바람”으로 주기도문의 앞부분을 다 설명하고, 4장부터는 “일용할 양식”, “우리의 빚”(죄용서), “우리의 간구”(영적 보호)를 차례대로 다룬 뒤, 마지막을 “하나님의 영광”으로 마무리한다. 특이한 점은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구하는 기도를 “우리의 바람” 한 장으로 정리했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기도를 가르치신 문맥, 그러니까 제자들이 요청했던 기도를 설명하기 전, 외식적인 기도와 형식적인 기도를 피하라고 하신 부분을 1장에서 다루고, 2장에서는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외식적인 기도와 우상에게 보이기 위한 형식적인 기도가 아닌 참 기도는 올바른 대상,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드리는 기도라는 것을 강조한다. 기도는 관계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국 누구에게 하는지 기억하는 것, 그 대상과 친밀한 관계 안에서 나누는 교제가 기도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기도는 우리의 바람을 하나님의 바람에 맞추는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나의 뜻을 맞추는 것’이란 유명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죄인은 자기 육체의 바람을 이루는 삶에서 먹든지 마시든지 하나님의 영광, 그 이름을 위하여 하는 삶으로 거듭났다. 자신이 왕으로 다스리는 왕국이 아니라 하나님의 왕권에 철저히 굴복하는(기쁨으로 순종하는) 나라를 기다린다. 땅에서 내가 품은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바라는 완고한 마음을 버리고 하늘에서 아버지 하나님께서 품으신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이 기도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하는 습관은 그래서 정말 중요하다. 하루를 올바른 우선순위와 질서, 순리와 바른 가치관을 갖추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드영은 모든 훌륭한 기도에 관한 신앙 서적이 분명히 말하는 기도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준다.
주기도문의 후반부를 저자 드영은 삼위일체적 기도라고 부른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분이시고, 성자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사하시는 분이며,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악한 자로부터 건지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용할 양식을 얻지 못하여 궁핍한 이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이제 매일의 필요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영적으로 위험한 상태에 처해있다. 사람들은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을 어리석은 것으로 보고 악을 똑같이 되갚아 주는 것을 속 시원하게 여긴다. 영적인 위협이나 유혹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태하고 방종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떤 면에서 ‘기도의 부재’가 가져온 문제다. 만일 우리가 “예수님에게 배우는, 기도 중의 기도”(부제) 주기도에 따라 하나님의 공급하심과 예수님의 죄용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매일 간절히 구한다면, 우리는 영적으로 깨어 더 민감하게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 앞에 자백하고 날마다 하나님께 피하며 마귀의 모든 영적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할 것이다.
케빈 드영이 말한 것처럼 역사상 가장, 앞으로도 최고로 기도를 잘 가르쳐 주시고 본을 보여주실 수 있는 분은 예수님이시다(제자들이 예수님께 그 방법을 물은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우리는 예수님께 평생 기도를 배워야 한다. 우리의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아버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바람을 우리의 바람으로 날마다 교체하려면, 매일의 필요를 아버지께서 공급하신다는 것을 신뢰하고, 아버지의 용서하심을 맛보기를 갈망하며 용서를 생활화하고, 모든 영적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시는 아버지를 더 가까이에서 경험하려면. 우리는 날마다 기도해야 한다. 우리의 기도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상달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특권이며,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케빈 드영의 <주기도>가 우리의 기도를 더욱 달콤하고 사랑스럽게 빚어가는 귀한 도구가 되기를 간구한다. “여호와께서 내 음성과 간구를 들으시므로 내가 그를 사랑하는도다 그의 귀를 내게 기울이셨으므로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시 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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