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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춘기는 복음을 원하는 몸부림이다

복음 연합에서 제자 훈련 프로그램의 부회장으로 섬기는 멜리사 크루거는 미국 리폼드 신학교 샬롯 캠퍼스 총장이자 신약학 교수인 마이클 크루거의 아내이자 세 남매를 키우는 엄마로 여성 사역 관련 많은 강연과 서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라이즌 마더후드(Risen Motherhood) 이사로 활동하면서 복음이 여성의 일터, 가정, 교회 사역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과 지혜를 제공한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아쉽게도 그녀의 저작은 “당신의 자녀를 위한 다섯 가지 기도”라는 소책자 외에 국내 소개된 바가 없다. 아이를 위한 도서로 “어디 가든 무엇을 하든, 사랑해 예수님을”이 출간되기도 했는데 현재는 절판된 것처럼 보인다. 복음 연합 유튜브 채널에서 멜리사 크루거의 강연 영상과 질의응답 영상이 많이 찾아볼 수 있고, 한국 복음 연합(TGCK, 복음과 도시)에서도 자막이 제공되는 그녀의 강연 영상이 최근에 올라왔다. “Parenting with Hope”는 2025년 두란노에서 “우리 아이가 사춘기가 되었다”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는데, 십 대에 접어든 자녀를 어떻게 복음으로 길러낼 것인지를 자세히 다루는 귀한 자원이다.
먼저 크루거는 자녀 양육의 동력이 부모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 부모는 자기 힘으로 자녀를 길러낼 수 없다. 자기 지혜로 자녀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없다. 우리 인생을 창조하신 분이 우리에게 직접 건네주신 “인생 사용 설명서” 말씀을 기초로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 말씀 안에 모든 지혜가 담겨 있다. 자녀 양육에 관한 지혜뿐만 아니라 자녀를 길러내는 부모를 위한 지혜를 풍성히 제공한다. 또한 하나님은 기도라는 은혜의 방편을 주셨다. 하나님은 책 한 권을 던져주시고 알아서 그 책을 읽어가며 자녀를 키우라고 요구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자녀 양육의 현장에 늘 임재하신다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도록 기도하라고 하신다. 기도로 하나님의 개입과 지혜와 능력을 구하라고 하신다. 마지막으로 크루거는 자녀를 우상으로 삼지 않으려는 씨름, 하나님 안에서 자녀를 키우려는 투쟁이 우리 각자가 홀로 치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가정이 함께 치러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 하나를 길러내는 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 세상의 지혜는 아이 하나를 둘러싼 믿음의 공동체로 인하여 성경적 지혜가 된다.
다음으로 크루거는 십 대 사춘기 자녀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그리고 솔직히 사춘기 자녀를 길러내는 부모를 더 시험에 들게 하는—우상의 문제를 다룬다: 1) 성공의 우상, 2) 인기의 우상, 3) 관계의 우상. 진로와 성취, 인간관계는 십 대가 가장 집착하는 우상이다. 그들은 성공을 꿈꾸며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들마저 포기해 버린다. 많은 사람의 인정을 받을 수만 있다면 뭐라도 한다. 친밀한 관계를 극적으로 사모하다 못해 소셜 미디어상 불특정 다수와 생각과 감정을 거침없이 나누기도 한다. 그러므로 십 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자녀가 그런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도록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부모마저 자녀를 성공하도록, 인정받도록, 많은 관계를 추구하도록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부모도 같은 우상숭배의 문제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이 온갖 우상을 버리고 살아계신 참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모두 복음의 능력이 필요하다.
사춘기 자녀에게는 강요하고 통제하는 집안 분위기보다 그들을 받아주고 함께 해주고 사랑하는 집안 분위기가 필요하다. 크루거는 마지막으로 이 세 가지 복음의 특성을 가정의 특성으로 삼을 것을 권면한다. 자녀가 잘못된 길로 가고 불순종을 고집하는 데도 무조건 내버려두고 방임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들에게 참된 것을 말하고 올바른 길을 제시하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은혜가 넘치고, 환영하고, 따뜻한 사랑을 베푸는 분위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분위기가 아니라 복음의 특성이다. 복음은 하나님의 원수였던 우리를 받아준다. 복음은 죄로 인해 고립된 우리를 찾아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소개한다. 복음은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시고 영원히 그 사랑에서 끊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런 복음의 은혜가 가정에 항상 있게 하라는 것이다.
십 대 자녀 양육을 가르치는 강사나 저자는 항상 ‘자녀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착실하게 부모를 잘 따랐던 자녀가 갑자기 반항하기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말이다. 어쩌면 자녀는 사춘기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복음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것일 수도 있다. 성공이나 인정이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니라 그들의 영혼을 영원히 만족시켜 줄, 그들이 어떤 일을 하든지 어떤 모습이든지 한없이 받아주고 함께하고 사랑해 줄 하나님을 만날 때까지 그들은 참된 쉼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가정이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모델하우스가 되어야 하고, 복음을 시연하고 복음이 말하는 하나님을 소개해 주는 가장 귀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멜리사 크루거의 이 책이 모든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이 답이라는 믿음을 심어주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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