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목숨을 걸고 올라왔어요" 라는 청년들에게 ...

조영민 | 2016.01.23 17:03

광주 동명교회 청년부 겨울 수련회에 다녀왔습니다. 





기록적인 한파가 있었던 지난 화요일입니다. (1월 19일) 호남선 고속도로에서는 폭설로 인해 60중 추돌 사건이 있었던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날은 또, 제가 광주 동명교회 청년부에게 말씀을 전하기 위해 전라남도 화순으로 내려가야 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광주까지는 기차로 왔습니다. 그런데 기차역에서 내려서 만난 광주는 겨울왕국이었습니다. 화순에 있는 기도원까지의 거리는 17Km 보통은 30분도 안걸리는 거리였습니다. 


엄청난 눈이었습니다. 강사인 저를 태우기 위해 4륜 구동차를 가진 집사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리고 수련회 장소인 화순으로 출발했습니다. 30분 거리를 2시간이 걸려 달렸습니다. 화순까지 가는 그 눈보라를 뚫고 가는 그 길은 왜인지 공포물의 한 장면과 같았습니다. 계속해서 차량이 조금씩 밀리는 것을 느끼며 불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가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청년들이 얼마나 올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야 강사니 이렇게 힘들게라도 가야 하는 것이 맞지만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이런 눈보라를 뚫고 기도원까지 올 거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얼마나 있을지 ... 그런데 수련회 장소에 도착했을 때 40여명의 청년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한 20대 초반의 청년의 입에서 나온 소리입니다. "목사님, 저 여기 목숨 걸고 올라왔어요." 신기합니다. 목숨을 걸고 수련회에 왔다니 ... 그리고 그런 청년들이 이렇게 사십여명이나 되다니 ... 하나님께서 어떤 은혜를 부으실지 기대하게 되는 수련회의 시작이었습니다.


'사랑에 항복하다'라는 주제는 제 단골 수련회 제목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을 전하기로 한 동명교회는 이 광주 지역에서는 가장 전통 있고 파워풀한 청년사역을 감당했던 교회입니다. 한 때 600명의 청년부가 함께 예배했던 교회였습니다. 제가 청년이 되면 꼭 가고 싶었던 그런 교회, 수많은 선배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꿈꿀 수 있다는 그 교회 말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20여년이 흘러 바로 그 교회 청년부에 말씀을 전하는 주강사가 된 것입니다.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곳이기에 3박 4일의 일정 가운데 오전에 두번, 저녁에 세번 말씀집회를 인도하기로 했습니다. 


어느 때건 청년들을 만나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수련회 장을 향해 ... 목숨을 걸고 왔다고 하는 이 청년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수련회 준비기도회로 2주간 매일 모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묵숨을 걸고 수련회 장소에 왔기 때문일까요? 수련회 첫날인데도 ... 마치 수련회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렇게 하나님을 구하는 모습이 참 귀했습니다. 


여전히 오래된 복음을 전했습니다. 피 냄세가 나는 그 복음 말입니다. 그런데 이 복음이 들려지는 자리에서 우리 청년들이 또 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제 고향 같은 곳에 있는 제 동생같고 조카같은 청년들에게 말씀을 원없이 전할 수 있는 저는 참 행복한 목사입니다. 하룻밤이 지나고 .. 아침이 되었습니다. 어제보다 한결 따뜻한 하루입니다. 


햇살 눈부신 오늘 ... 또 행하실 우리 주님의 일하심을 구합니다. 그렇게 3박 4일의 일정이 끝났습니다. 저는 제게 주어진 다섯 번의 집회 중에 단 한번도 대충 말씀을 전할 수 없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왔다'고 말하는 청년들, 간절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이 청년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때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오래된 복음'을 전했습니다. 청년들도 울고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3박 4일의 시간은 하루처럼 지나가 버리고, 마지막 집회를 인도한 후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차에 오르려 하는 데, 아이들 몇이 소그룹을 하지 않고 뛰어 나왔습니다. 그러더니 그 추운 날씨에 겉옷을 입지 않은 그 청년들이 제가 떠나는 길을 배웅 한다며 차 옆에 서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추울까봐 빨리 시동을 켜고, 출발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손을 흔들며 '안녕히 가세요'라고 외치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문득 울컥했습니다. 참 많이 감사했지만 그만큼 슬프기도 했습니다. 청년들이 두 손을 들고 헌신을 다짐할 때, 이들이 또 걸어가게 될 일상의 치열함이 생각나 웃으며 울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 하나님의 품에 안겨드립니다. 우리 하나님 강하고 능하신 팔로 붙드사 이 청년들이 살아야 할 이 땅의 치열함 속에서 이 청년들을 지키시기를 ... 하나님의 극히 큰 군대가 되어 일어나는 청년들 되게 하시기를 ... 떠나며 기도하게 됩니다. 생명을 걸고 그 은혜의 자리에 올라온 귀한 이 청년들을 우리 주님 기억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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